북한은 현 시점에서 추가 핵실험을 할 기술적 동기가 없다고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이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처한 정치적, 경제적 상황도 추가 핵실험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이미 6번의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기술적인 관점에서는 추가로 실험을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There's no need for technical point of view to go ahead, because they have those half a dozen nuclear tests. They have perfected their nuclear weapon with some other tests which are not nuclear explosions, but various kind of hydro dynamic tests or done simulations using software and experiences from the task, so this may be enough for them.”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핵폭발이 아닌 다른 실험으로 핵무기를 완성했지만 공학적 설계 등을 최적화하기 위한 유체 역학 실험이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모의 실험 등을 통해 이미 충분한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설계 과정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은 과거보다 훨씬 더 나은 설계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단거리 미사일과 순항 미사일 등 현 시점에 북한이 주장하는 여러 억지력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So they have perhaps enough information to make a better design, much better than what they saw in 2015. So they might feel comfortable that at this point of time for this deterrence which they are talking, the short range missiles, cruise missiles and rockets. They have enough information to make nuclear weapon and there's no reason to conduct the test.”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또 현재 북한이 처한 정치적, 경제적 상황도 추가 핵실험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로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고 중국 등 자신들을 지원하는 국가들도 반대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를 무릅쓸 만한 동기를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미 모든 기술적 데이터를 가진 북한이 지난해부터 풍계리 핵실험장 3,4번 갱도를 복구하고 핵실험을 시사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국제사회에 핵 위협을 가할 수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술책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I think it's an additional threat. You see that they are innovating this site. So they put the basic infrastructure around it, totally we don't know what is inside the tunnels. And they show that one and then at the same time they show that we are also preparing. So they these are signals. Be careful with us. We have all this and we can take some additional steps. We can do a nuclear test. It's kind of gimmick against international community.”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복구하고 주변에 기본 인프라를 배치했지만 갱도 내부에 무엇이 있는지 외부에서는 전혀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를 이용해 자신들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보내고 협상의 지렛대를 얻으려 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실제로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그럴 경우 기술적 동기가 아닌 정치적 이유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7차 핵실험 여부와는 별개로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이노넨 특별연구원은 북한이 이미 확보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핵탄두 소형화 기술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성공적으로 사용할 준비를 갖춰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11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현장 곳곳에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핵실험장 북쪽과 남쪽 일부에 인력 배치 정황이 있었고 3번 갱도와 4번 갱도 인근에서 소규모 활동이 있었다면서 3번 갱도 주변의 기반 시설과 기계 장비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교통량이 증가하거나 갱도 주변에 인력이 배치되는 등 핵실험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동향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4번 갱도에서도 갱도 입구와 주변 작업장에 대한 청소 등 정리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며, 원할 경우 언제든 갱도를 굴착하고 내부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