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박 금야호가 러시아 항구에 입항한 가운데 유엔 관계자가 제재 위반 전력이 있는 선박에 대한 억류와 조사 의무를 명시한 안보리 대북 결의 조항을 상기시켰습니다. 여전히 러시아 나홋카 항구에 머물고 있는 금야호의 모습은 민간 위성사진에도 포착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관계자는 러시아에 입항한 북한 선박 금야호가 과거 대북제재를 위반한 선박이라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이 관계자는 북한 선박 금야호가 현지시각 28일 러시아 나홋카 항구에 입항한 것과 관련한 VOA의 질의에 “이 선박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북한산 석탄을 수출했다는 내용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언급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문가패널은 보고서에서 북한산 석탄을 수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이 대북 결의 2397호의 9항에 따른 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2397호 9항에는 “해당 선박이 여러 안보리 결의 위반 활동에 관여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경우 유엔 회원국은 자국 항구에 있는 어떤 선박에 대해서도 억류와 조사, 압류를 하며, 선박의 기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VOA는 선박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자료를 인용해 금야호가 28일 오전 9시 47분경 러시아 극동 나홋카 항구에 입항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 선박이 러시아 항구에 입항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약 3년 만입니다.
특히 금야호가 과거 대북제재 위반 전력이 있는 선박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제사회의 대응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었습니다.
실제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연례보고서에서 금야호가 2021년 5월 9일 청진에서 석탄을 선적했으며 닷새 뒤인 14일 중국 닝보-저우산 해역에 도착했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이 해역에 머물던 금야호는 다음 달인 6월 27일 북한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전문가패널은 닝보-저우산에 머물던 어느 시점 금야호의 석탄이 하역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안보리는 북한산 석탄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유엔 관계자는 금야호의 제재 위반과 이에 대응해 유엔 회원국이 취해야 할 행동을 명시한 안보리 전문가패널의 보고서를 상기시키는 방식으로 러시아 당국의 의무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과거 북한산 석탄 수출에 관여하는 등 대북제재 위반에 연루된 사실이 명확한 금야호를 억류해 조사하고 경우에 따라 압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대북제재 이행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넘어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는 러시아가 금야호에 특별한 조치를 취할지는 의문입니다.
VOA는 유엔주재 러시아 대표부에 금야호에 대한 조치 여부를 문의한 상태로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야호는 입항 사흘째인 30일에도 나홋카 항에 정박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린트래픽 지도에선 금야호가 나홋카 항 안쪽에 위치한 부두에 자리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 자료를 통해선 29일 해당 지점에 길이 95~100m 길이의 선박이 정박한 장면이 확인됩니다.
금야호의 길이가 97m라는 사실과 이 지점에 28일부터 머문 점으로 볼 때 금야호가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 찍힌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위성사진의 화질이 낮아 정확히 금야호가 어떤 물품을 선적 혹은 하역하는 지는 판독이 불가능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