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12일 이틀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결과에 만족한다고 12일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빌뉴스를 떠나기 직전 공항에서 취재진에게 "이번 여행에 관해 만족감을 느낀다"면서 "우리는 성취하고자 세운 목표를 모두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이번 정상회의 주요 현안에서 목표를 대부분 성취했습니다.
미국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강력하게 지지해왔는데, 제동을 걸어왔던 기존 회원국 튀르키예가 정상회의 직전 입장을 철회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 등에서도 미국이 의도한 대로 결론 지어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나토 주요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지속적인 원조와 협력을 약속하고 추가 군수 지원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와의 전쟁이 마무리된 이후에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최소한 나토 가입 일정에 관한 시간표라도 제시해달라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요구와는 다른 결과물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이제 걱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많은 동맹국들과 함께 그들의 안보를 보장하고, 예를 들어 이스라엘과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다루는 한 그가 나토에 있든 없든 관련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부연했습니다.
◼︎ "나토는 함께다" 푸틴에 메시지
이날(12일)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우리는 함께다"라고 답했습니다.
나토 와해를 바랐던 푸틴 대통령의 희망과 달리 나토의 결속이 강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상 확정된 스웨덴의 32번째 회원국 합류를 위한 후속 절차에 대해서는 "튀르키예가 계속해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할 것이라고 자신한다"면서 "그리고 우리가 F-16 전투기를 (튀르키예에) 판매할 수 있을 것이란 점도 자신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리투아니아에서 핀란드로 이동한 바이든 대통령은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노르딕 5개국 정상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 일본·한국과도 동맹 강화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안보에 관해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성과도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12일) 앞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시내 빌뉴스대학교 연설에서 "우리는 일본, 한국, 호주, 필리핀과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핵심적인 역내 안보와 억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태평양 지역 파트너들이 올해로 두번째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며 "역내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을 하나로 뭉쳐 자유롭고 열려있으며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지키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우리는 대서양과 태평양의 민주주의의 연결을 심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공동의 이익을 향해 한층 더 잘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나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정상회의에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한국 대통령,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 'AP4' 파트너 국가 정상들을 초청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러시아를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방위를 위해 50개가 넘는 나라들의 연대를 만들었다"면서 "우리는 절대로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이길 수 있다고 여전히 오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여전히 미국과 동맹들 간의 단결이 깨질 수 있다는 잘못된 도박을 하고 있다"며 "자유를 지키는 일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우리 평생에 걸린 과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미,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 공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12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진행한 별도 회담에서 추가 지원을 공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은 당신들(우크라이나 국민)에 가능한 모든 것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엄청난 일을 했다"고 평가하고,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공식 회원국이 되는 날을 기다린다고도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그간 미국의 지원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귀하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는 매우 컸다"고 말하면서 "모든 미국인에 감사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지원하는 자원은 단지 전투가 아니라, 우리 삶을 위해 사용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최근 논란이 된 미국의 집속탄 지원 결정을 거론하면서 “매우 어려운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습니다.
"집속탄을 비판하는 일은 매우 간단하다"면서 "하지만 러시아가 (침공) 첫날부터 그런 무기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집속탄은 모체가 공중 파괴되면서, 안에 있던 작은 폭탄 최대 수천 개가 표적 주변에 뿌려져 불특정 다수를 살상합니다.
광범위한 인명 살상 효과로 논란 소지가 큰 '비인도적 무기'로 꼽힙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발표 당일 브리핑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민간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속탄을 매우 조심스럽게 쓰겠다고 서면으로 보장했다"고 강조했습니다.
◼︎ G7, 우크라이나에 장기 군사 지원
이런 가운데, 주요7개국(G7)이 전쟁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를 군사적, 경제적으로 지원하겠다고 12일 천명했습니다.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구체적인 가입 시간표를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G7이 우선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G7 정상들은 이날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나토 정상회의 일정 중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때까지 우크라이나 편에 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G7 정상들은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향후 러시아 침공을 저지할 수 있는 군대를 보장하고자 구체적이고 양자적이고 장기적인 안보 약속과 협의에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육군과 해군, 공군에 걸쳐 현대적인 군사 장비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울러 "다자간 논의 구조 속에서 양자 안보 약속을 구축하기 위한 협상을 우크라이나와 개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각국 협상팀에 논의를 즉각 시작할 것을 지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전후 복구 협력도 확인
G7 정상들은 이어서 전후 우크라이나의 경제적 안정과 회복을 위한 조치도 약속했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끼친 피해를 보상할 때까지 우리 관할권에 있는 러시아의 국가 자산이 동결된 채로 유지될 것임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계획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공약을 나타내는 강력한 성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G7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기까지 안보 보장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중요한 안보 승리를 가져가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만 이번 계획이 나토 가입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습니다.
"이번 보장은 나토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나토로 통합하는 우리의 길에 대한 안보 보장"이라면서 "전쟁이 끝난 뒤 나토의 일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는 그 어느 때보다 나토에 가까워졌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나토 동맹국과 동등한 지위에서 협의하고 결정했다"고 정상회의 폐막 회견에서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12일) 밤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독립 이후 최초로, 나토로 가는 길에서 안보의 기반을 구축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