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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곡물협정 살리려 러시아 국제결제망 연결 '대안' 제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이 흑해 곡물 협정을 살리기 위해 러시아 농업은행 자회사를 설립해 사실상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2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러시아 농업은행이 자회사를 통해 국제 자금 결제망에 다시 연결하는 조건으로 오는 18일 종료되는 곡물협정 연장을 제안했습니다.

러시아 농업은행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재 대상에 올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된 기관 가운데 하나입니다.

스테판 두자릭 사무총장 대변인은 구테흐스 총장의 이번 서한에 관해 "러시아 농업은행을 통한 금융 거래에 영향을 주는 걸림돌을 제거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계속 수출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서한에 어떤 제안이 포함됐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두자릭 대변인은 또한 "해당 사안에 관해 모든 당사자들과 총장이 계속 대화하고 있고, 제안과 관련해 러시아와 대화를 계속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고 취재진에 설명했습니다.

◼︎ EU 정상회의서 논의

러시아 농업은행이 자회사를 만들어 스위프트 결제망과 연결하는 방안은 지난달말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처음 논의된 바 있습니다.

EU는 제재 대상인 러시아 농업은행이 직접 국제 결제망에 복귀해 결과적으로 제제가 유명무실화되는 것을 피하면서, 러시아의 곡물·비료 수출 대금을 처리할 방안으로 이런 대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은 자회사 설립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는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이 이 안을 수용해 흑해 곡물 협정을 연장할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 협정 시한 임박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된 흑해 곡물 협정은 전쟁 이후 봉쇄됐던 우크라이나 주요 항구들에서 곡물 수출을 재개하고, 동시에 러시아의 식량과 비료를 원활히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120일 시한을 둔 협정이 지난해 11월 한 차례 연장됐고, 올해 3월 다시 연장에 합의했습니다.

2차 연장 당시 우크라이나 측은 기존 협정과 같이 120일 시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기대했으나, 러시아 측은 60일 시한을 제시했습니다.

60일 시한 만료가 지난달 18일이었습니다.

만료를 하루 앞둔 지난달 17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개월 추가 연장에 합의했습니다. 새로운 시한은 이달 18일입니다.

■ 러시아, 계속 중단 위협

러시아는 자국산 곡물·비료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한 만료 때마다 협정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해 왔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0일 걸프협력이사회(GCC) 외교장관들과의 회동 직후, 흑해 곡물 협정에서 러시아와 관련된 부분의 이행 보장을 위한 유엔의 노력이 “전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취재진에 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달 13일 이런 문제를 언급하면서 협정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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