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일을 맞아 북한은 이른바 전승절 열병식을 통해 러시아 대표단을 주석단에 동석시키고 연대 의지를 과시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최근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 행보는 서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양측이 무기 지원과 미사일 기술 거래를 하며 더욱 밀착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이 전승절로 부르는 정전협정 체결일에 심야 열병식을 열었습니다.
주석단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좌우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자리하면서 북중러 3국의 연대를 과시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의 국방장관이 직접 북한을 찾은 것은 이례적인 행보입니다.
로버트 수퍼 전 미국 국방부 핵미사일방어정책 부차관보는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이 같은 밀착은 북한의 핵능력 증강의 연장선이라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개발 협력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로버트 수퍼 / 전 미국 국방부 핵·미사일방어정책 부차관보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더 많은 기술이 이전될 수 있고 이것은 북한이 ICBM 능력을 개발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국에 핵무기를 도달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고 한국, 일본, 기타 이웃 국가를 계속 위협할 수 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과 러시아가 ‘준동맹’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러시아 국방장관의 북한 무기 전시회 참석은 충격이었다면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며 발사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보유를 지지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다루는 것은 더 어렵고 위험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러북 밀착 움직임을 이해관계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습니다.
김정은은 러시아를 이용해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정당화하며 유엔 안보리 제재를 무시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탄약과 무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신종 코로나 방역 조치를 명분으로 3년 넘게 국경을 폐쇄해 온 북한이 러시아의 고위급 인사를 초청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러북 간의 무기 지원 약속 가능성을 주목했습니다.
앤드루 여 /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석좌
“러시아의 매우 높은 고위 관리가 북한에 간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 러시아와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우방이 없습니다. 러시아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미사일과 포탄 등을 북한이 제공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을 수 있습니다.”
여 석좌는 그러면서 러시아는 북한의 무기 제공의 반대급부로 북한의 미사일 기술 개발을 지원할 수 있다며, 이번 러시아 대표단의 방북을 계기로 당분간 북러 관계가 더욱 밀착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