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탱크와 자폭용 무인항공기(드론) 등 최신형 무기 생산량을 늘리라고 7일 국영 방산업체 '로스테흐' 세르게이 체메조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지시했습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최신형 무기 생산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체메조프 CEO에게 말하고 "프로리프 T-90과 항공 체계"를 언급했습니다.
프로리프 T-90은 현대식 탱크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자폭 무인기) 쿠프와 란체트가 매우 효과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능력을 입증했다"면서 "무엇보다 타격이 강력해 외국산 장비를 포함한 어떤 장비도 불태울 뿐만 아니라, 이들에 탑재된 탄약까지 폭파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체메조프 CEO는 "그것이 지금 우리가 작업하고 있는 것"이라고 호응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평균(직원 수)은 59만2천명"이라고 설명하고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직도 충분한 인원이 없다"며 인력 충원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올해 우리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높은 수준의 전문가 2만3천명을 시급히 채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체메조프 CEO는 또한 "많은 공장이 주말, 휴일, 밤에 모두 가동되고 있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지난해 국가방위명령 이행률은 99.5%에 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모든 군수품 생산 늘렸다"
체메조프 CEO는 이어서 "이는 꽤 높은 수치"라면서 "현재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침공)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모든 종류의 군수품 생산량을 늘렸다"고 부연했습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군사 지출과 내수의 결합이 러시아 경제를 이끌고 있으며 제조업 고용은 안정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서방의 제재 여파로 외국 경쟁업체들이 떠나면서 생긴 러시아 항공기 시장 공백을 러시아 생산업체들이 서둘러 장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체메조프 CEO는 2017년 첫 시험비행을 한 러시아산 신형 MS-21 여객기, 1990년대에 개발된 Tu-214 여객기 등의 양산 계획을 소개하고, 이 여객기들이 보잉과 에어버스 등 서방 여객기들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러시아군 누적 사망 25만명 돌파”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러시아군 누적 사망자가 25만명을 넘었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7일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러시아 병사 25만 명이 제거됐다'는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현지 매체 '우크린포름'은 같은 날 총참모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 군인 540명이 숨졌다"면서, 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25만 24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같은 수치는 개전 이후 하루 평균 472명씩 전사한 셈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의 이같은 집계는 서방 주요 국가들의 추정치보다 크게 높아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백악관은 지난 5월 분석에서 러시아군 장병이 지난해 12월 이후 2만 명 더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유출된 미국 국가정보국(DNI) 기밀문건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러시아군 전사자는 3만5천에서 4만3천 명으로 정도로 추산됐습니다.
여기에 2만 명을 더하면, 5~6만 명 정도가 미국이 추정하는 러시아군 사망자인 것입니다.
영국 국방부의 추정도 비슷합니다. 지난 2월 영국 국방부는 작년 한 해 사망한 러시아군 전사자가 4만 명에서~6만 명 정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그 뒤로 몇달이 지났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이 주장하는 25만명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러시아군 전사자 수는 6천 명이 조금 넘습니다.
전쟁이 장기화되고 병력 손실이 늘어나는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일 징집 연령 상한선을 기존 27세에서 30세로 높이는 법안에 최종 서명했습니다.
이 법안이 내년 1월 발효되면 오는 2027년까지 잠재적 징집 대상은 200만 명 이상 확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주거지 등 공습
러시아군이 7일 우크라이나 곳곳을 공습해 최소 8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습니다.
가장 피해가 큰 곳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포크로우스크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최소 5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부상당했습니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온라인 성명에서 러시아 미사일 2 발이 포크로우스크 주거지역을 강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공습으로 민간인 4명과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서비스의 지역조직 부책임자 등 모두 5명이 숨졌습니다.
부상자는 8일 오전 현재까지 31명으로 파악됐습니다.
여기에는 어린이 1명과 구조대원 5명, 경찰 19명이 포함돼있다고 당국자가 현지 언론에 밝혔습니다.
미사일 2발은 40분 간격으로 떨어졌습니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이 공격으로 아파트 건물과 외국 기자들이 머물던 호텔, 식당, 상점, 행정건물 등이 파괴됐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습니다.
첫 미사일 공격 이후 구조작업이 진행되던 중에 두 번째 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면서 현장을 수습하던 경찰과 구조대원 다수가 다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공습을 비난하면서 공격받은 5층짜리 아파트 현장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깨지고 그을린 돌"만 남기려 한다면서 "러시아의 테러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저녁 화상 연설에서는 러시아가 포크로우스크 공습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에도 러시아 공습이 잇따랐습니다.
남부 요충지 헤르손에서는 9층짜리 아파트가 포격을 당해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올렉산드르 프로쿠딘 헤르손 주지사는 러시아군 공격으로 "시 중심부가 불길에 휩싸였다"고 말했습니다.
■ 중국 "우크라이나 문제 독립·공정"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7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겠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밝혔습니다.
8일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왕 위원은 전날 라브로프 장관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어떠한 국제적 다자간 장소에서도 독립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고 대화와 협상을 적극 추진해 정치적 해결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며 당사국의 평화회담 시작을 독려했습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태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중국의 기본적 대외 입장입니다.
이날 두 사람의 대화는 왕 위원이 지난달 외교부장에 복귀한 뒤 처음 라브로프 장관과 진행한 통화였습니다.
또한 이날 통화는 중국이 지난 4~5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참석한 직후 이뤄져서 주목됩니다.
애초 중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한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예상을 깨고 참석했습니다.
이날(7일) 통화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국의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러시아는 이를 위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한 것으로 중국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같은 날 성명에서 "양국(중-러) 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을 향한 서방 블록의 대결 정책을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서방이) 제재와 다른 불법적 방법을 통해 발전을 저지하려는 시도에 주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그들(양국 외교장관)은 건설적인 대화와 유엔,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상하이협력기구(SCO), 주요20개국(G20) 등 기타 국제 구조 안에서 러시아와 중국 사이의 높은 수준의 협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