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은 첫 미한일 정상회의에서 세 나라간 협력 강화 방안이 제도화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습니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며 미한일 공동 대응 의지를 밝힌 것도 새로운 진전으로 평가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한일 3국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세 나라 모두 매우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해 냈다고 미국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출신의 토머스 신킨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18일 VOA와의 화상 통화에서 “공동성명에 많은 내용을 담아 냈다”면서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신킨 선임연구원] “I'm tempted to say 10 out of 10 because it has a lot of substance to it. It's very positive and forward leaning and it has a lot of details. And those details are very powerful.
It tells a very powerful story. So I'm very optimistic about it. I think all three countries have achieved a remarkable amount of unity at this summit. And the statement reflects that. And to that degree I think they've all achieved almost optimally what they could have hoped to with the summit.”
신킨 연구원은 미한일 3국 모두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놀라운 수준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각자가 기대했던 바를 거의 모두 달성했다면서, “이는 특히 일본과의 우호적 관계 회복을 위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영웅적인 행동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상응 조치 덕분”이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상됐던 대로 북한에 대한 미사일 경보 실시간 공유체계 가동과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강화된 탄도미사일 방어 협력 추진 등에 대해서 정상 간 이견 없이 협력 방안이 도출된 것도 그간 다져온 3국 간 관계 강화 의지가 밑바탕이 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신킨 선임연구원은 특히 세 나라가 협력 방안을 제도화한 것을 큰 성과로 꼽았습니다.
[녹취: 신킨 선임연구원] “And to the extent that they were able to demonstrate that this is a new chapter, a historic moment even I think that enhances their security. And that involves the institutionalization of this cooperation. It's one thing to have a meeting and say the right things and do the right things and then in two years somebody's replaced and then it could all go away. That's the fear that you might have that many would have. So I think that the three leaders have gone a great way towards institutionalizing the cooperation that they need to promote their mutual security.”
각국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지더라도 3국 간 협력의 틀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고 상호 안보를 증진하는 데 필요한 장치를 제도적으로 마련한 것은 큰 진전이라는 것입니다.
미한일 정상은 회의 후 채택된 문서들을 통해 협력을 제도화하고 정례화하는 다양한 틀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미한일 정상회의를 최소 연 1회 이상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외교 및 국방, 상무-산업장관, 국가안보실장 간 협의도 연 1회 이상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안보 분야에서도 3국이 해마다 함께 훈련하기로 하는 등 미한일 군사훈련의 정례화 조치도 취했습니다.
클린트 워크 한미경제연구소(KEI) 연구원도 이날 VOA와의 화상 통화에서 3국 간 협력의 정례화를 큰 진전으로 꼽았습니다.
특히 미한일 3국의 군사훈련 정례화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3국간 이미 어느 정도 군사적 교류가 이뤄져 왔지만 이를 공식화하고 정례화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의미 있는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미한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보여준 새로운 3국 관계가 향후 실제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계속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녹취: 워크 연구원] “And I will say on paper at least this idea that the trilateral relations have entered a new chapter. I think there is something to that. But to sort of extend the analogy we still haven't read the chapter yet. So we still haven't still we don't know how the narrative will actually play out.”
워크 연구원은 향후 이 같은 3국 협력이 불가역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더 담겨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니콜라스 세체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3국의 협력이 더 이상 역내 안보 문제에만 얽매여 있지 않음을 보여줬다는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체니 부국장] “I think the documents that were released at Camp David reflect that everything from closer security cooperation to a range of institutional dialogues between the governments to strengthen coordination to cooperation on economic issues development. It is the next era because the US Japan and South Korea just aren't talking about regional security concerns anymore. That of course is at the forefront given the threats posed by North Korea and uncertainties about china's military ambitions. But this is really about the alignment of the regional strategies of the US Japan and South Korea which all demonstrate an interest to really contribute to the stability and prosperity of the indo Pacific region as a whole. So what I was struck by was just the breadth of the issue areas in which the United States Japan and South Korea are now committed to cooperating and developing.”
북한과 중국의 위협을 뛰어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의 안정과 번영에 진정으로 기여하겠다는 미국과 일본, 한국의 역내 전략의 조율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캠프 데이비드에서 공개된 문서는 긴밀한 안보 협력부터 정부간 공조 강화를 위한 제도화된 다양한 대화, 경제 문제 개발에 이르기까지 협력에 대한 모든 것이 반영돼 있다”면서 3국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3국 정상회의의 가장 핵심적인 대목은 중국에 대한 미한일 3국의 공동 대응 의지가 담긴 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클린트 워크 연구원은 그동안 남중국해에서의 해상 영유권 주장이나 타이완 문제 등 중국의 강압적 행동에 대해서 미일 간 성명에서는 다소 언급이 있었지만 미한 간 공동성명에서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다면서, 이번 미한일 공동성명에 해당 내용이 명시된 것은 가장 놀라운 일이며 “새로운 진전으로 주목할 만 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클린트 워크 연구원] “I'm fairly sure that when they mentioned Chinese behavior in the South China Sea and its maritime claims and the behavior of its coast guard and various other things that has regularly appeared in recent joint US-Japan bilateral statements it has decidedly not appeared in US South Korea statements. They've talked on the level of general principles right freedom of navigation, overflight and they've mentioned South China Sea and peace and stability in Taiwan in US-ROK statements. But to mention all these specific Chinese behaviors and claims is a new development and to have it in a trilateral document is notable. That was the most surprising thing.”
그러면서 “이는 3국의 맥락에서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통해 중국의 구체적 행동을 지적한 것으로, 앞으로 이러한 것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미한일 3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인도태평양 해역에서 현상유지 변경을 위한 일방적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관련국들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위를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국’을 직접 명시하고, 북한 문제 보다 먼저 공동성명에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토머스 신킨 선임연구원도 중국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3국 공동성명에 언급된 것은 “세 나라 국민들 사이에서 중국이 동북아시아와 그 너머의 안보 분야에서 점점 더 공격적이고 더 많은 도전을 가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신킨 선임연구원] “I think that there's a growing consensus among people in the Republic of Korea, Japan and the United States that China has been increasingly aggressive and posing more of a challenge in the security area in northeast Asia and beyond. And I think that the leaders decided it was time to be more forthright about that.”
니콜라스 세체니 부국장도 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 넘어 중국에 대한 3국의 공동 비판과 대응 의지가 성명에 담긴 것은 미한일 3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들에서 중국의 군사적 야망과 타이완 해협의 긴장 고조 등 역내 안보 저해 행위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이어 그 같은 우려가 중국과 경제적 의존 관계를 맺고 있는 한일 두 나라로 하여금 경제 이익 못지 않게 안보 이익에 대해서도 폭넓게 고려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세체니 부국장] “And that really has prompted Japan and South Korea to think a little more broadly about their security interests and recognize that for stability to be maintained Japan and South Korea bilaterally and together with the United States need to coordinate more closely and cooperate more on security matters.”
세체니 부국장은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 상호의존적 경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한일 양국이 중국과 완전히 분리돼 대중국 견제 전략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은 역내 안정 유지를 위해 미국과 함께 더 긴밀히 조정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으며, 동시에 중국과의 갈등을 막기 위해 안정적인 경제 관계와 외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의가 미한일 3국이 그 사이에서 섬세한 균형을 이룰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세 정상이 차이점을 제쳐두고 공동의 이익, 즉 각각 당면한 안보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역사에 각인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3국이 다음 정부까지도 이 동력을 유지하고 설정한 의제를 지속적으로 따를 수만 있다면 세 나라의 안보 이익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