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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김정은 방러' 보도에 "정보 있어"...EU 등 '북·러 무기거래 협상' 규탄


지난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협상이 진전되는 것을 계속 경고해 왔는데,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로 건너가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EU와 뉴질랜드, 스웨덴 정부가 이를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김진희 기잡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무기 거래 협상을 위해 기차를 타고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는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을, 북한은 인공위성과 핵추진 잠수함의 첨단 기술, 그리고 식량을 바라고 있으며, 김 위원장이 “10일부터 13일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는 것이 계기가 될 전망”이라는 것입니다.

백악관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9월 러시아 방문 가능성에 대한 뉴욕타임스 보도와 관련해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은 VOA의 관련 질의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판매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러시아에서 지도자급 외교적 접촉을 포함해 이러한 협상을 이어갈 것을 기대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습니다.

[NSC논평]“We have information that Kim Jong-Un expects these discussions to continue, to include leader-level diplomatic engagement in Russia. We urge the DPRK to cease its arms negotiations with Russia and abide by the public commitments that Pyongyang has made to not provide or sell arms to Russia.”

또 “북한이 러시아와의 무기 협상을 중단하고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겠다고 한 공개적인 약속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유럽연합, EU는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어떤 방식으로든 지원하지 말 것을 북한에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피터 스타노 EU 대변인은 VOA의 논평 요청에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명백히 위반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이고 이유가 없으며 정당하지 않은 침략 전쟁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답했습니다.

[EU 대변인] “The EU condemns in the strongest possible terms Russia’s illegal, unprovoked and unjustified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which constitutes a manifest violation of international law and the UN Charter. We reiterate our call on the DPRK to condemn Russia’s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and not to support Russia’s war efforts in any way.”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1874호, 2270호는 북한의 군사 장비 수출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EU는 북한이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안보로 가는 길인 유엔 안보리 결의와 이에 따른 의무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타노 대변인은 아울러 “북한 단체와 러시아 정부 또는 민간 군사 기업 간의 모든 무기 거래는 러시아 스스로가 공동 작성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북한의 불법적인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데 사용할 자금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 1월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에 무기를 전달하는 정황을 포착한 위성사진들을 공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 1월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에 무기를 전달하는 정황을 포착한 위성사진들을 공개했다.

영어권 5개국 간 기밀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 일원인 뉴질랜드도 “제3국에 의한 러시아 무기 공급에 대해 우려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뉴질랜드 외교부는VOA에 보낸 대변인 논평에서 “다른 많은 국가들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무기 및 기타 전략 물자 공급을 금지했으며, 다른 모든 국가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뉴질랜드 외교부 대변인] “Aotearoa New Zealand remains concerned about any weapons provision to Russia by third countries. Together with many other countries, New Zealand has banned the supply of weapons and other strategic goods to Russia, and encourages all other countries to do the same. New Zealand also prohibits the export of weapons between New Zealand and DPRK.”

파이브 아이즈는 공산권과의 냉전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이 1946년 협정을 맺은 것이 시작이며 뉴질랜드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에는 수출통제에 협력하기로 합의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용도’ 품목과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품목의 수출과 기술 이전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208년간의 외교적 중립 노선을 공식 종료한 스웨덴은 VOA에 전한 외교부 논평에서 “북한에서 러시아로 무기가 전달된다는 우려스러운 정보에 주목하고 있으며, 해당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웨덴 외교부 공보실] “We have taken note of the worrying information about delivery of weapons to Russia from the DPRK, and we are following the issue. Within the EU and in consultation with our partners, we will continue to respond to information on countries or organisations supporting Russia’s illegal aggression against Ukraine.”

그러면서 “EU 및 파트너와 협의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 침략을 지원하는 국가나 조직에 대한 정보에 계속 대응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스웨덴은 최근 13번째 무기 지원 패키지를 밝혔고, 이를 포함하면 스웨덴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는 18억 달러 규모에 달합니다.

앞서 스웨덴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뒤 자신의 SNS에 “우크라이나의 미래뿐만 아니라 우리 대륙 전체의 미래가 달린 삶과 죽음의 문제”라며“군사적, 인도적, 경제적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에 대한 논의가 북러 정상회담으로 확산되는 기류 속에, 전 세계의 규탄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진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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