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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접경 ‘화물 움직임’ 활발…무기거래 여부 주목


5일 촬영된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 선로에서 40m 길이의 하얀색 물체가 포착됐다. 전날까지 있던 긴 열차는 사라진 상태다. 사진=Planet Labs
5일 촬영된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 선로에서 40m 길이의 하얀색 물체가 포착됐다. 전날까지 있던 긴 열차는 사라진 상태다. 사진=Planet Labs

북러 접경 지역에서 화물이 꾸준히 오가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양국 간 무역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의미인데, 최근 무기거래 의혹과 맞물려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 선로 위에 하얀색 물체가 놓여 있습니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5일 자 위성사진에 찍힌 현장은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조러친선 다리에서 선로를 따라 북한 쪽으로 약 2km 내려온 곳입니다. 북한에서 러시아로 향하거나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온 열차가 정차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선로엔 이틀 전인 3일까지만 해도 파란색 덮개가 씌워진 약 280m 길이의 열차가 정차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약 40m 길이의 하얀색 물체로 대신 자리잡고 있는데, 하얀색 덮개가 씌워진 화물이거나 하얀색 지붕의 열차 객차로 추정됩니다.

위성사진의 화질이 낮아 정확한 모양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하루 만에 열차의 종류가 달라진 건 북러 접경 지역에서 열차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 정황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북한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발발 직후 국경봉쇄 조치를 취했으며 이후 러시아 향발 열차 통행도 전격 중단됐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양국 간 열차 운행 재개 소식이 들린 이후 1년 가까이 열차가 포착돼 왔습니다.

특히 최근엔 열차가 더 길어졌고, 열차 화물을 적재 혹은 하역하는 선로 바로 옆 야적장에서도 지속적인 변화가 관측되고 있습니다.

열차를 통한 북러 간 무역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활기를 띠는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선로 옆 야적장에선 지난달 19일 화물로 추정되는 주황색 물체가 포착됐는데 닷새 뒤인 24일 같은 장소엔 파란색과 하얀색 물체가 등장했습니다.

이어 26일엔 규모가 더 큰 파란색 물체가 자리했고 바로 옆에는 새롭게 하얀색 물체가 놓였습니다. 이어 이달 1일과 2일엔 파란색 물체가 등장했는데, 하루 사이에 크기와 모양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8월 19일부터 9월 1일까지 선로 옆 야적장의 변화. 화물의 색상과 모양이 지속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8월 19일부터 9월 1일까지 선로 옆 야적장의 변화. 화물의 색상과 모양이 지속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이곳의 열차 움직임이 주목되는 건 올해 1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바로 이 지점에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열차와 화물의 활발한 움직임만으로 북러 간 무기 거래를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불법 활동 현장으로 특정한 지점에서 비슷한 활동이 반복되는 건 의심을 살만한 정황입니다.

또한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무기 거래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최근의 보도도 북러 접경지역의 열차 움직임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단서’로 주목받게 했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4일 미국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이달 러시아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포탄 등을 제공하는 대가로 인공위성과 핵추진 잠수함 등 핵 개발 기술을 제공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라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다만 러시아와 북한은 무기 거래 의혹을 부인해 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이 문제가 처음 불거질 당시 국방성 장비총국 부국장 명의로 공개된 담화를 통해 "우리는 지난 시기 러시아에 무기나 탄약을 수출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대통령 행정명령 등을 근거로 북한과 무기를 거래하거나 무기 분야에서 협력한 개인과 기관 등에 독자 제재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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