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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당국자들 “이란 등 중동 국가, 북러 무기 거래 주요 통로 우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 1월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에 무기를 전달하는 정황을 포착한 위성사진들을 공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 1월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에 무기를 전달하는 정황을 포착한 위성사진들을 공개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란과 시리아 등 중동 국가들이 북러 간 무기 거래의 주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런 활동에 협조한 국가들은 명백한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 대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크게 부각된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 이면의 실제 ‘무기 거래망’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양국 국경을 오가는 열차 운송 등 직접 거래 정황이 미국 정부에 의해 잇따라 폭로되면서, 위험 부담이 덜한 제3국을 통한 간접 거래 창구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 국방정보국(DIA) 정보분석관을 지내며 북한의 무기 거래 움직임을 추적해왔던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6일 VOA에, 북한이 국경 육로를 통한 직접 전달과 중동 국가를 거치는 해상 경로를 모두 이용해 러시아에 무기를 전달하고 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I think they'll probably use both routes. So neither one of those routes is short or easy but the railroad route is more secure from interdiction than using the maritime route. But the rail route already sees too many eyes. North Korea probably doesn't mind that. That's why North Korea is likely to consider sea transit channels as an option, and I believe they are already doing so.”

철도를 통한 육로 전달이 국제사회의 차단으로부터 더 안전하지만 미국 정부 등의 눈을 피해 해상을 통한 제3국 경유도 주요 옵션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입니다.

벡톨 교수는 해상 운송을 통한 제 3국 경유는 경로가 길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해상 차단 조치를 당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북한엔 익숙한 방식으로 이미 확보한 유통 경로가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제3국을 통해 러시아로 무기를 보낸다면, 그 연결고리는 ‘이란’이 가장 유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We have a statement there's one statement that I've seen from the White House actually the National Security Council that said they were running weapons up through the middle east. Now if they're running him through the middle east my bet would be they're probably doing it through Iran. And here's why because Iran is already selling weapons to the Russians. So the North Koreans could funnel the weapons through Iran and just use Iran's trade routes. And the way Iran does it is they run their weapons up through the Caspian Sea by a cargo ship and then dropped them off at the Russian border.”

벡톨 교수는 실제로 북한이 중동을 통해 러시아로 보낼 무기를 운반하는 정황을 포착했다는 백악관 성명을 상기시키면서, “중동을 통해 무기를 운반한다면, 아마도 이란을 통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은 이미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손쉽게 이란의 무역 경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란이 북한으로부터 전달받은 무기를 카스피해를 통해 러시아 국경과 우크라이나 지역으로 보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해 11월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중동이나 북아프리카를 통해 러시아에 상당량의 대포와 탄약을 보내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탄약 수령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수송품에 대해 계속 감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CNN 등 미국 언론들도 같은 달 기밀 해제된 정부 문서를 인용해 “북한이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국가에 선적한 것처럼 위장해 실제로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포탄을 비밀리에 공급해 왔다”고 보도했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함께 방문한 '무장장비전시회'에 신형 무인기가 전시돼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함께 방문한 '무장장비전시회'에 신형 무인기가 전시돼있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마이클 코프만 미 해군분석센터(CNA) 연구 프로그램 국장도 이란과 시리아 등 중동 국가가 북한 무기의 통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코프만 국장] “Iran is already subject to sanctions by the United States government for dealings with the North Koreans on the missile with the 80 ton rocket booster. This is ongoing and precedent issue. North Korea sells a lot of military stuff to Iran. The arms trade between Iran and Russia has also been pointed out by the US government on several occasions. So if North Korea are going to sell it to Russia, they don't really have to make any really big changes. They just run the same basic trade routes they've always run. Syria could be involved in this as well”

특히 “이란은 이미 80톤가량의 로켓 부스터가 장착된 미사일을 북한과 거래한 혐의로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다”면서, “현재 진행형이며, 선례가 있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이란에 이미 많은 군사 물자를 팔아왔고, 이란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역시 미국 정부에 의해 여러 차례 지적됐다”면서, 북한과 러시아, 이란 세 나라 간 불법 무기 유통 경로가 이미 구축된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을 통한 거래는 북한이 많은 것을 바꾸지 않아도 기존 방식 그대로 무기를 전달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프레드 플라이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은 이론적으로는 국제사회가 공해상에서 북한의 불법적인 무기 운송을 차단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다면서 북한과 러시아가 이 점을 노릴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플라이츠 전 비서실장] “I mean in theory they could be intercepted. I don't know that the US would do that. There's legal reasons why the US will not stop a shipment by sea unless it stops in a port where it can be intercepted. I don't think we will stop a ship actually in the ocean. We would have to wait until it's stopped in a port. Now you know there's always the danger of interdiction you know from PSI nations allies of the United States but we don't interdict much anyway it's just hard to keep tabs on that stuff.”

플라이츠 전 비서실장은 미국이 해상 운송을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가진 항구에 해당 선박이 정박하지 않는 한 운항 중인 선박을 단속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이 주도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국들이 행동에 나서도 넓은 바다를 촘촘히 단속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지속적인 감시가 어려운 이유로 꼽았습니다.

한반도 주변에서 북한의 불법 환적 감시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일본 후텐마 미 해병대 비행장에 파견된 프랑스 해군 소속 팔콘-100 정찰기와 운용 부대원들.
한반도 주변에서 북한의 불법 환적 감시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일본 후텐마 미 해병대 비행장에 파견된 프랑스 해군 소속 팔콘-100 정찰기와 운용 부대원들.

또한 우크라이나 무기 분석 그룹이 최근 폭로한 것처럼, 북한이 이란에 이미 공급한 무기를 이란이 러시아에 다시 제공하는 형태의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도 국제사회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무기 분석 그룹 ‘우크라이나 웨폰스 트래커’는 지난 8월 사회연결망 서비스를 통해 러시아군이 북한제 포탄을 사용하고 있는 정황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무기 분석 그룹은 사진에 포착된 122mm 로켓포는 북한이 제조한 것이지만, 최근 자체 입수한 러시아의 주요 탄약 인수 정보에 따르면 가장 유력한 공급자는 이란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이 북한과의 거래를 통해 북한제 122mm 로켓을 이미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를 다시 러시아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세 나라가 협력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는 유엔 대북 결의 위반으로 제재 대상에 해당된다면서, 이를 돕는 국가들 역시 미국 정부의 2차 제재, 즉 ‘세컨더리 보이콧’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중동 문제 전문가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란에 대한 유엔 안보리 무기 금수 조치가 해제되긴 했지만, 북한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미국과 유엔의 제재 조치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이 이들의 무기 거래를 돕는다면 명백한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제프리 전 부보좌관] “Absolutely, because it would be the violation of the both the US and UN sanctions on weapons from North Korea to any place and US sanctions on Russia. But the North koreans, if it's done, it will be done through countries like Iran that we sanction in any case. It also works this way in that Iran is just coming off of a UN security council prohibition on moving weapons but you still have the prohibition on North Korea.”

브루스 벡톨 교수도 미국의 제재 대상인 북한과 러시아를 돕는 제 3자는 당연히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를 막기 위해서는 조력자들을 제재하는 2차 제재가 매우 현실적이고 유용한 대응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벡톨 교수] “Well second party sanctions are really important because and when I say second party the guys from other countries that are running the money for the North Koreans because if we do that we're closing off the faucet. That's one way to go after them and that has worked with some efficiency in the past. I mean the sanctions have worked. North Korea is under pressure and that's a good thing.”

벡톨 교수는 2차 제재는 조력자들의 돈줄을 틀어막는 효과가 있고, 과거 사례를 통해 대북 압박 효과가 이미 입증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공언한 대로 북러 무기 거래에 대가를 치르게 하려면 2차 제재를 적극 활용해 압박 캠페인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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