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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한국 대통령 "북러 군사협력 불법...중국 책임있는 역할해야"


윤석열 한국 대통령 (자료사진)
윤석열 한국 대통령 (자료사진)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 움직임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불법적 협력이라며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마무리된 가운데 북러 밀착을 놓고 관련국 간 외교전이 치열해지는 양상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각종 국제 제재에 반하는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협력”이라고 말했습니다.

17일 공개된 ‘AP’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 내용 그리고 한국 대통령실이 배포한 국문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에 앞서 이같이 밝히고 “국제사회는 북러의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결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P'통신은 북러가 협력할 경우 러시아가 첩보 위성이나 핵잠수함 등의 기술을 북한에 이전할 수 있어 한국에서는 안보 위협의 우려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미한 양국은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는 북한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임을 재확인했다”며 “앞으로 미한의 확장억제는 양국이 함께 협의, 결정, 행동하는 일체형 확장억제 체제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미한일 3국은 한반도와 역내,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의 책임 있고 건설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미한일 협력은 특정국을 배제하거나 배타적인 그룹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번 달 리창 중국 총리와의 면담을 언급하며 “중국도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차 18일 출국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할 예정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마무리되면서 북러 군사협력 수위와 이행 문제를 놓고 외교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러 간 동북아 안보 균형을 저해하는 수준의 협력이이뤄질 경우 미한일 안보 협력도 더 강화될 수 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부담이 큰 중국을 통해 북러를 압박하는 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한미일 입장에선 중요한 게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받는 것 또 러시아가 북한한테 첨단기술이나 무기를 제공하는 것 그런 것을 막을 수 있는 것, 그건 중국도 같은 이해를 공유할 수 있어요. 그런 부분들을 중국한테 그런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고 이를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과 얘기할 수 있도록 하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고 18일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평양을 떠나 12일 러시아에 입국했고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이후 극동 콤소몰스크나아무레와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돌며 전투기 생산공장과 극초음속 미사일, 장거리 폭격기, 스텔스기, 전략핵잠수함 등이 있는 공군과 해군 기지를 시찰했습니다.

북러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외교 행보가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16일~17일 이틀간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습니다.

왕 부장은 또 유엔총회 대신 모스크바로 날아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납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성명을 내고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18∼21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18차 중-러 전략안보협의에 참석한다”고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왕 부장에게 13일 이뤄진 북러 정상회담 등 북러 간 협의 내용을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러 외교장관은 또 다음달로 예상되는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도 조율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 담당 보좌관은 지난 7월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의 초청에 따라 다음달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하는 제3차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러 밀착에 대해 중국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 지가 ‘서방 대 반서방' 대치 전선의 역학구도 향배를 가늠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민간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이동규 연구위원은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북러 군사협력에 적극 동조함으로써 불량국가로 낙인 찍히는 것을 경계하지만 미한일 안보협력이 강화된 가운데 북러와의 협력 관계도 유지해야 하는 난감한 처지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이동규 연구위원] “북중러 관계가 갑자기 한미일처럼 발전한다고 보기 보다는 중국이 북러 관계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행보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북한과 러시아한테 자기들이 신경쓰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이상숙 교수는 왕 부장의 러시아 방문은 단순히 북러 정상회담 결과 설명을 듣는데 그치지 않고 향후 북러가 실행에 옮길 협력 수준에 대해서 논의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필요한 탄약을 북한이 제공하는 문제에 대해선 묵인할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에 대한 러시아 무기 제공에 대해선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이상숙 교수] “중국으로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실한 패배를 당하는 것도 반갑진 않거든요. 그래서 북한에서 러시아에 군수물자가 가는 것에 대해선 어느 정도 러시아의 입장을 수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가는 것은 중국이 예민할 수 있고 그래서 러시아에 대한 협력을 통해서 그 부분은 최대한 억제하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북중 간에는 오는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계기로 고위층간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여 동향에 대해서 관계 기관과 함께 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현 단계에서 고위급 특사단이 누가 어떤 형식으로 방문하게 될지 확인해드릴 만한 내용은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다음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3차 ‘일대일로’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간 회담이 주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중러 정상회담 등을 통해 북러 간 협력 수준과 전망에 대한 러시아의 진의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북러 간 군사적 밀착을 대미 견제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홍민 선임연구위원] “일방적으로 러시아와 북한이 너무 밀착하는 게 자신에게 부담이다 그래서 둘의 행동을 억제하거나 불편함을 표시하는 게 아니라 그 부분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거에요. 적극적 가담으로서의 3자 구도는 아니더라도 북러가 연대하는 데 대해서 그것을 대미 견제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거죠.”

한편으론 북러 군사협력 수위를 경계하면서도 북러 밀착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한일 안보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명분으로 작용할 경우 북중러 3각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중적 전략을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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