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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접경지 열차∙선박 움직임 활발...무기공급 의혹 증폭


촬영된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에서 화물로 추정되는 물체(원 안)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바로 앞 선로에는 열차 여러 대(사각형 안)가 보인다. 사진=Planet Labs
촬영된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에서 화물로 추정되는 물체(원 안)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바로 앞 선로에는 열차 여러 대(사각형 안)가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북한과 러시아 접경 지역에서 화물이 활발히 이동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뒤 양국 간 물동량이 크게 늘었는데, 무기 거래 신호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를 촬영한 6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파란색 방수포가 씌워진 물체가 보입니다.

화물로 추정되는 이 물체가 놓인 장소는 열차 화물을 적재 혹은 하역하는 선로 옆 야적장입니다.

이곳에선 지난 며칠 동안 화물의 양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지난달 24일 선로 쪽에 바짝 붙어 있는 하얀색 화물이 포착됐고 나흘 뒤인 28일에는 하얀색 대신 더 많은 양의 파란색 화물이 같은 장소 중심부에 등장했습니다.

또한 29일과 30일 크기와 모양이 다른 파란색 화물이 포착된 데 이어 5일과 6일엔 그 양이 더 늘어난 형태로 발견됐습니다.

화물의 양과 쌓인 모양이 계속 변한다는 것은 화물이 열차에 실려 계속 옮겨진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조러친선 다리에서 선로를 따라 북한 쪽으로 약 2km 내려온 이 지점은 통상 북한에서 러시아로 향하거나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온 열차가 정차하는 곳입니다.

특히 미국 백악관은 올해 1월 이 지점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이뤄졌다며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일대에 정차하는 열차도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24일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 일대에 길이가 각각 225m와110m, 60m의 열차가 발견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 전후 한산한 모습을 보인 이곳에 3대의 열차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열차 대수가 계속 달라지는 사진이 찍혔는데 6일에는 길이가 200m 내외인 열차 4~5대가 발견됐습니다.

이 일대의 열차 움직임이 주목되는 건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우주와 군사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부쩍 늘어난 열차 왕래가 양국 간 무기 운송이 아니냐는 의문입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지난 7일 VOA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상업용 위성사진을 보면 북러 국경 지대인 하산을 지나는 열차가 많이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며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이는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차 석좌] “So, in commercial satellite imagery that we're taking, we see a dramatic uptick in rail cars on the North Korea-Russia border…There are real transactions taking place, and they are worrying in my respect. We don't know if it's munitions going to Russia or it's something coming from Russia into North Korea, but there's traffic there that has followed that summit meeting.”

이어 “러시아로 향하는 탄약이 실렸는지, 러시아가 북한으로 뭔가 보내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북러 정상회담 이후 열차 통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양국 밀착과 함께 달라진 분위기를 주목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인접한 북한 라진항에서도 최근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북한 라진항의 부두에서 길이 100m가 넘는 선박 여러 척(원 안)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북한 라진항의 부두에서 길이 100m가 넘는 선박 여러 척(원 안)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6일 라진항 부두 3개 중 2개에 길이 100m 내외의 선박 2척이 정박했고, 부두에서 약 200m 떨어진 바다에도 120m 길이의 배가 대기 중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줄곧 한산한 모습을 보이던 라진항에선 지난달 말부터 길이 100m 내외의 선박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런 대형 선박의 입출항은 모두 북러 정상회담 이후 시작됐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대통령 행정명령 등을 근거로 북한과 무기를 거래하거나 무기 분야에서 협력한 개인과 기관 등에 독자 제재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비난하는 성명을 통해 최근 북러 간 만남을 “친선적이며 정상적인 대외관계”라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달 20일 안드레이 보르소비치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미국과 한국 언론이 과장되게 유포하는 추측들엔 아무 근거가 없다”며 북러 무기 거래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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