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컨테이너 쌓인 라진항에 대형 선박 입항...선적 작업 한창


19일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북한 전용인 가운데 부두에 길이 약 115m 선박(원 안)이 정박해 있다. 바로 앞에는 컨테이너 더미로 추정되는 물체가 보인다. 사진=Planet Labs
19일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북한 전용인 가운데 부두에 길이 약 115m 선박(원 안)이 정박해 있다. 바로 앞에는 컨테이너 더미로 추정되는 물체가 보인다. 사진=Planet Labs

컨테이너 더미가 쌓인 북한 라진항에 결국 대형 선박이 정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이곳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한창인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의 ‘북한 전용’ 부두에 19일 대형 선박이 정박했습니다.

라진항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이날 위성사진에는 적재함 가운데 부분을 개방한 채 정박한 선박이 보입니다.

길이 약 115m인 이 선박 바로 앞 부두에는 컨테이너 더미로 추정되는 물체가 가득하며, 선박 안에도 컨테이너 더미와 같은 색상의 물체가 들어있습니다.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한창인 장면이 찍힌 것입니다.

라진항 북한 전용부두에서 19일 포착된 선박과 컨테이너. 선박 적재함 안쪽에 실린 컨테이너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라진항 북한 전용부두에서 19일 포착된 선박과 컨테이너. 선박 적재함 안쪽에 실린 컨테이너도 볼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앞서 VOA는 17일 자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이 전용으로 사용하는 이 부두에 길이 약 90m의 컨테이너 더미가 발견됐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다만 당시엔 이 부두에서 선박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틀 만인 이날 컨테이너를 선적 중인 대형 선박이 포착된 것입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주목되는 건 해당 부두가 백악관이 처음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3일 백악관은 이 부두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약 300여개가 적재돼 있는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하면서 “우리 정보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백악관이 공개한 또 다른 위성사진에는 북한에서 선적한 컨테이너를 러시아 항구에 하역하는 선박 2척의 모습도 담겼습니다.

이후 VOA는 백악관이 컨테이너 적재 장소로 지목한 라진항의 북한 전용 부두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 8월 26일 이후 이곳에 최소 4척의 대형 선박이 드나들었다고 전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선박을 포함해 지난 8월 이후 이곳을 드나든 화물선은 최소 5척이 됐습니다.

또 이와는 별도로 바로 옆 중국 전용 부두에도 지난 9월 3일 이후 최소 4척의 선박이 정박한 장면이 확인됐는데, 이번에 새로 발견된 선박까지 합친다면 지난 두 달 남짓한 기간 이 일대를 출입한 선박은 모두 9척으로 늘어납니다.

다만 이 기간 짙은 구름이 낀 날과 야간에 선박이 출입했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 더 많은 선박이 드나들었을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이날 라진항에 정박한 선박이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상태로 운항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자료에선 19일을 전후한 시점 라진항을 출입한 선박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19일 라진항 상황을 보여주는 마린트래픽 지도. AIS를 통해 위치신호를 발신 중인 선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MarineTraffic
19일 라진항 상황을 보여주는 마린트래픽 지도. AIS를 통해 위치신호를 발신 중인 선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MarineTraffic

위성사진 자료에서 포착된 선박이 AIS 신호를 토대로 선박의 위치 정보를 안내하는 웹사이트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 이 선박이 AIS 장치를 껐다는 사실을 시사합니다.

앞서 VOA는 백악관이 이 일대를 출입했다고 지목한 러시아 선적의 앙가라호의 항적을 분석해, 이 선박이 최근 약 2달 동안 AIS를 끄고 운항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19일 라진항에 정박한 선박도 동일한 방식으로 운항 중인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다만 이날 발견된 선박이 앙가라호와 동일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AIS는 선박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외부에 알리는 장치로, 국제해사기구(IMO)는 국제 수역을 운항하는 선박들이 AIS를 상시 켜둔 상태로 운항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나타샤 브라운 IMO 언론정보 서비스 담당관은 16일 앙가라호가 AIS를 끄고 운항 중인 것과 관련한 VOA의 질의에 “선박이 항해 중이거나 정박 중일 때 AIS를 항상 작동시켜야 한다는 지침은 매우 명확하다”고 밝혔습니다.

[브라운 담당관] “The guidelines are very clear - AIS should always be in operation when ships are underway or at anchor. If the master believes that the continual operation of AIS might compromise the safety or security of his/her ship or where security incidents are imminent, the AIS may be switched off.”

그러면서 “선장이 AIS의 지속적인 작동이 선박의 안전 혹은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하거나 보안 사고가 임박했다고 판단하는 경우 AIS를 끌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