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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무기거래’ 라진항에 새 컨테이너 쌓여...옆 부두에서도 같은 움직임


17일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북한 전용 부두에서 약 90m 길이로 놓인 컨테이너 더미(아래 원 안)가 포착된 가운데 중국 전용 부두에서도 컨테이너 더미(위)가 보인다. 사진=Planet Labs
17일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북한 전용 부두에서 약 90m 길이로 놓인 컨테이너 더미(아래 원 안)가 포착된 가운데 중국 전용 부두에서도 컨테이너 더미(위)가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미국 백악관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라진항에서 또다시 컨테이너 더미가 쌓인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바로 옆 부두에서도 컨테이너 더미가 발견됐는데, 북러 무기 거래가 지속되는 정황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7일 러시아와 인접한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직사각형 모양의 대형 물체가 보입니다.

이 물체가 자리한 곳은 지난 13일 백악관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라진항의 북한 전용 부두.

파란색으로 식별된 이 물체는 부두의 바다 쪽 끝부분에 붙어 있었는데, 그 길이가 약 90m로 측정됐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 13일 “우리 정보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7일과 8일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약 300여개가 적재돼 있는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이번에 대형 물체가 발견된 지점이 당시 백악관이 지목한 곳과 동일한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식별된 직사각형 형태의 물체는 수백 개의 컨테이너로 추정됩니다.

앞선 16일 자 위성사진에선 컨테이너 더미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컨테이너가 자리한 시점이 16일에서 17일 사이라는 의미입니다.

앞서 러시아 선박이 이곳에서 컨테이너를 선적해 러시아 항구로 옮긴 전례로 본다면 조만간 또 다른 러시아 선박이 정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17일 자 위성사진에선 컨테이너 앞 부두에 정박한 선박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또 다음 날인 18일엔 이 일대에 낀 구름으로 인해 부두의 상황을 볼 수 없었습니다.

앞서 VOA는 백악관이 처음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북한 전용 부두에서 지난 8월 26일 이후 최소 4척의 대형 선박이 드나들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라진항의 북한 전용 부두 바로 옆 중국 전용 부두에도 컨테이너 더미가 쌓인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라진항에는 총 3개의 부두가 있습니다. 이중 가장 북쪽에 있는 부두는 중국이 사용권을 가지고 있고, 가운데와 가장 남쪽의 부두는 각각 북한과 러시아 전용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16일과 17일 자 위성사진에선 중국 전용 부두에 놓인 반듯한 직사각형 형태의 대형 물체, 즉 컨테이너가 식별됩니다.

이 물체는 길이가 약 115m로, 북한 전용 부두에 놓인 컨테이너 더미의 길이보다 약 25m 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3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컨테이너 더미가 발견되지 않고, 이후 약 이틀 간 이 일대에 낀 구름으로 위성사진 판독이 어려운 점으로 볼 때 컨테이너가 자리한 시점은 13일과 16일 사이로 추정됩니다.

RUSI 보고서에 실린 지난 10월 10일과 11일 플래닛 랩스의 고화질 위성사진. 북한 전용 부두(아래)와 중국 전용 부두에서 선적 작업에 한창인 선박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선박은 러시아 선적의 마리아호. 자료 제공=Planet Labs
RUSI 보고서에 실린 지난 10월 10일과 11일 플래닛 랩스의 고화질 위성사진. 북한 전용 부두(아래)와 중국 전용 부두에서 선적 작업에 한창인 선박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선박은 러시아 선적의 마리아호. 자료 제공=Planet Labs

중국 전용 부두에서 처음 컨테이너 더미가 포착된 건 지난달 3일부터입니다.

이후 컨테이너 더미의 양은 지속적으로 변했고, 같은 기간 부두에선 총 4척의 대형 선박의 입출항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선박의 출입이 끊긴 이 부두에서 대형 선박이 연이어 포착된 것은 일반적인 현상은 아닙니다.

따라서 북한 전용 부두와 별개로 중국 전용 부두에서도 무기 선적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인지 주목됩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대통령 행정명령 등을 근거로 북한과 무기 거래를 하거나 무기 분야에서 협력한 개인과 기관 등에 독자 제재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16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미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는 존엄 높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동기에 의한 허위정보 캠페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러시아도 지난 10일 회의에서 북한과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양자 관계 발전과 관련한 미국과 그 동맹국의 추측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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