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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러 무기거래 ‘정보공개’ 강화 필요…한국, 우크라 무기 제공 고려해야”


13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13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북러 간 추가 무기 거래 정황이 나온 데 대해 크게 우려하면서 미국이 관련 정보 공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북러 무기 거래에 맞설 현실적 대응 방안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제공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 출신의 토머스 신킨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16일 북한이 러시아에 최근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무기를 지원한 새로운 정황이 밝혀진 데 대해 “매우 심각한 진전”이라며 강하게 우려했습니다.

[녹취: 신킨 선임연구원] “Well it's a very serious development. It's very clear that Putin and Kim came to an arrangement and that they're following through on it. And from what I've heard a 1000 containers we're not sure you it's a little opaque what was in them but were shipped to Russia on a Russian flagged vessel. And this is a serious breach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 and needs to be addressed.”

신킨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내용을 즉각 이행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게 포착된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천 여개의 컨테이너에 들어 있는 물품이 무엇이든 군사 관련 물품이 러시아 국적의 선박을 통해 북한에서 러시아로 운송됐다면 “이것은 심각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3일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지난달 초부터 한달 간 러시아에 총 1천개가 넘는 컨테이너에 군사 장비와 탄약을 실어 보냈다는 내용을 위성사진과 함께 공개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 결의를 통해 모든 북한 무기와 관련 물자의 수출을 금지하고, 모든 국가가 자국 선박을 이용해 북한으로부터 무기 및 관련 물자를 조달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또 “북한은 지원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전투기와 지대공 미사일, 전차, 탄도미사일 생산 장비 등을 포함한 군사적 지원을 받고자 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무기의 반대급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면서, 미국 정부가 지적한 군사 기술들을 북한이 획득한다면 한국에 큰 잠재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달 15일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러시아 전투기 제조 공장을 방문해 전투기 조종석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15일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러시아 전투기 제조 공장을 방문해 전투기 조종석을 살펴보고 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는 VOA에 우크라이나와의 불법전쟁을 1년 반이나 치른 러시아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포탄과 단거리 로켓에 대한 대가로 김정은에게 어떤 무기와 기술을 제공할지는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 "We don't yet know what weapons and technology the russians will provide to Kim Jong-Un in return for the artillery munitions and short-range rockets that Russia desperately needs after a year and a half of its illegal war against Ukraine. All the categories you mention have the potential to increase the DPRK threat to the ROK both qualitatively and quantitatively."

그러나 “미국 정부가 언급한 모든 범주는 한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질적, 양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9월 북러 정상간 만남에서 도출된 합의가 현실화되는 정황이 드러난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은 이제 북러 간 무기 거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실질적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북러 무기 거래 정보 공개 작전을 더욱 강화하고 한국 등 다른 국가들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는 제언이 잇따랐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은 러시아 침공 초기부터 러시아를 난처하게 만들 목적으로 국제적 책임을 위반하는 그들의 중요한 활동을 공개하기 위해 민감한 정보를 선별적으로 공개해왔다”면서 계속된 북러 무기 거래 정황 폭로도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부차관보] “The United States has from the beginning of the Russian invasion selectively revealed some very sensitive intelligence information in part in an effort to try to humiliate or embarrass Russia and to disclose some very significant activities that Russia has been engaged in that are violations of its international responsibilities. And I think this is another case along those lines. This is a case in which the United States, probably with the help of some others, has been watching very carefully any transactions going on between North Korea and Russia and has come up with some pretty substantial and very credible information about what the Russians and the North Koreans are up to.”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의 도움을 받아 북러 간 무기 거래에 대해 매우 주의 깊게 관찰해왔다면서, 다른 국가들도 이러한 무기 거래 정황에 대해 더 많이 폭로한다면 북러 양국의 불법 행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의가 더욱 환기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토머스 신킨 선임연구원도 미국의 ‘정보 공개 작전’이 “북러의 나쁜 행동을 강조하고 많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과 관련해 지금까지 자신들의 대응과 행동을 반성하게 만들며 국제적 압력을 강화하고 태도를 바꾸도록 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킨 선임연구원] “It will sort of highlight the bad deeds and it will cause a lot of countries to reflect on their own response and their own actions so far with regard to the Russian war against Ukraine. So I think it's a useful way of intensifying international pressure and changing attitudes. So that's useful. Will that in itself have a dramatic effect on the actual transaction? No. So the US and other allies have to consider what are more appropriate responses specifically designed to deal with the actual transaction.”

다만, 그 자체로 실제 거래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면서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은 실제 거래를 막기 위한 더 적절한 대응은 무엇인지 심각히 고려해야 하며, 정보 공개에 다른 국가들이 참여해 좀 더 촘촘한 감시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지난 8월 25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최근 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개회의가 열렸다.
지난 8월 25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최근 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공개회의가 열렸다.

전문가들은 외교적으로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취할 수 있는 현실적 조치가 많지 않다는 데 대부분의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Now the US and other countries may sanction particular individuals or entities in Russia and North Korea that are involved in weapons transfers but I think those kind of sanctions are mostly symbolic. They're not going to have a major effect on they're not going to have a major economic effect on those individuals or entities. And unfortunately the UN Security council will not take any action because Russia and China will block any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 And I don't think the US is prepared to take any military action against the weapons shipments because of course that would risk escalation into a conflict with North Korea which obviously the US is not looking to do that right now.”

개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미한일 독자제재의 경우 무기 이전과 관련해 러시아와 북한의 특정 개인과 단체를 제재할 수 있지만 상징적 조치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실질적으로 타격을 입히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을 비호하면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모두 참여하는 제재망을 추가로 구축하기도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군사적 조치 역시 우크라이나전과 이스라엘 등 중동 위기로 미국이 두 개의 전선에 직면해야 할 수도 있는 현재 상황에서 북한과의 충돌로 또 다른 전선이 형성되는 것을 미국은 달가워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것처럼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제공하는 방안이 북러 양국을 모두 아프게 할 수 있는 실질적 대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a question for South Korea is whether it wants to respond by providing weapons directly to Ukraine. Up to now, South Korea has not shipped weapons directly to Ukraine. Instead South Korea has provided weapons to countries like Poland to make up for the weapons that Poland is shipping directly for Ukraine. Now that North Korea has decided to directly support Russia, I think there will be a question whether Seoul decides that it wants to send weapons and ammunition directly to Ukraine. That's I think that's an obvious way to respond. Again it's not going to stop North Korea and Russia from engaging in these transfers but it would be a way to punish Russia for accepting weapons from North Korea.”

세이모어 조정관은 한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무기 제공 대신 폴란드 등 주변 국가에 우회적으로 무기를 제공하는 방식을 택해왔다면서, 이제 북한이 러시아에 직접 무기 제공에 나선 만큼 한국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지 여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그것은 매우 분명한 대응 방법이 될 것”이라면서 “북러 간 무기 이전을 막을 수는 없더라도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받은 러시아를 아프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도 최근 한국 정부 관료 및 전문가 그룹과 이 문제에 관해 여러 차례 토론을 갖고 제언을 했다면서, 한국이 현 시점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응 방안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무기 제공’을 꼽았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부차관보] “Perhaps the most important thing that South Korea could do since its own security is being undermined since South Korean soldiers, the South Korean military would be held in harm's way would be in harm's way as a result of this arms trade to take an appropriate and commensurate retaliatory step to put Russian troops in harm's way by providing military assistance, significant military assistance to Ukraine. I think that would send a very powerful message to the Russians that in response to Moscow's undermining of South Korean security, South Korea is fully capable of taking steps that will undermine Russian security. I think that would be an appropriate and necessary measure.”

북러 무기거래의 결과로 북한이 원하는 여러 군사 기술을 획득한다면 한국군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은 자명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세계적으로 입증된 한국의 선진 군사 장비와 기술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함으로써 우크라이나전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군대에 적절하고 상응하는 보복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러시아가 한국의 안보를 약화시키는 것에 대응해 한국도 러시아의 안보를 약화시키는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러시아에 전달할 것”이며, 그것은 매우 적절하고 강력하며 즉각 이행 가능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 7월 크이우를 방문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지난 7월 크이우를 방문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교전 국가에 무기 수출을 금지한 국내 정책을 이유로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전 무기 지원 요청을 거절하고 인도적 지원에 집중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7월 우크라이나에 지뢰탐지기와 지뢰 제거장비 지원을 확대하기로 발표했으며, 최근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23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지원의 폭을 점차 확대하고 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 담당 선임국장으로 재직하며 북한에 대한 제재 문제에 깊이 관여했던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국장은 북러 무기 거래 근절을 위해서는 강력한 제재 조치가 여전히 가장 실효적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제재가 상징적 조치에 그치는 이유는 그만큼 충분하고 촘촘하게 제재망을 가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여전히 미국과 동맹국 정부는 북한의 수출입을 최대한의 자원을 동원해 강하게 압박 및 겨냥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녹취: 루지에로 선임국장] “I would disagree with people who describe sanctions as symbolic. I mean the way we're currently implementing our sanctions program certainly is symbolic but it doesn't have to be that way. The administration and South Korea and other governments in Europe need to think about you know how do you affect that almost indirectly and the way to do that indirectly is to force one side or both sides to make different decisions and so on. Targeting North Korea's revenue so that Kim has to make different decisions about his strategic priorities to me is the clearest way to make that connection because the more direct route in terms of stopping the shipments is going to be a little harder.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 유럽 등 같은 생각을 가진 동맹국들은 북한과 러시아가 서로 다른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촘촘히 가동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북한의 수익 창출 창구를 강력히 제재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돈줄을 노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토머스 신킨 선임연구원도 지금과 같은 각국의 독자제재 방식으로는 제재의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과거 ‘방코 델타 아시아’ 방식의 ‘세컨더리 보이콧’ 즉 2차 제재를 재가동하는 방안도 미국 등 국제사회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한국과 일본 등 역내 유관국 뿐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에 관계된 유럽 국가들까지 같은 생각을 가진 모든 국가들이 연대해 공해상 불법 무기 차단과 확산 방지에 협력하는 등의 북러의 불법 행위에 대한 광범위한 대응 구상을 마련하는 것도 미국 정부가 주도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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