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북한 라진항에 또다시 대형 선박이 정박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10월에만 최소 11척이 드나든 것으로 확인되는 등 이런 움직임이 일상화하고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의 ‘북한 전용’ 부두에서 또 대형 선박이 입항해 컨테이너를 실어 나르는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7일자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라진항의 이 부두에 약 105m 길이의 선박이 정박한 모습이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VOA는 앞서 지난 23일자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해당 부두에 약 120m 길이의 선박이 서 있는 모습을 확인해 보도했는데, 나흘 만에 또 다른 선박이 입항한 정황이 발견된 것입니다.
이 곳 북한 전용 부두에서는 지난 17일에도 컨테이너 더미가 적재됐다가 이틀 뒤인 19일 선박이 정박해 컨테이너를 싣고 떠난 것이 확인됐고, 23일과 27일에도 잇따라 선박의 움직임이 포착되는 등 4일 단위로 선박 입항이 반복되는 동일한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라진항의 북한 전용 부두 바로 옆 중국 전용 부두에서도 30일 135m 길이의 대형 선박이 서 있는 모습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VOA는 지난 26일자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라진항에 있는 총 3개의 부두 중 중국이 임차한 가장 북쪽 부두에서 지난 26일 약 100m 길이의 선박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는데, 3일 만에 또 다시 대형 선박이 입항한 것입니다.
이 같은 움직임을 종합해 볼 때 북러 무기거래 장소로 지목된 북한 라진항의 북한과 중국 전용 부두에서 선박 입출항과 컨테이너 선적 등의 움직임이 일상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10월 들어 이 같은 모습이 두드러지는데, 10월에 북한과 중국 전용 부두를 드나든 선박은 30일 현재 모두 11척입니다.
지난 8월 26일 이후 라진항을 출입한 선박은 8월 1척, 9월 2척에 머물렀지만 10월 들어 폭증하면서 지금까지 총 14척으로 늘어났습니다.
또 선박 바로 앞에는 수백 개로 추정되는 컨테이너가 쌓여 있어 이 선박들이 컨테이너를 선적 중이라는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모두 무기 거래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백악관이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곳에서 계속 이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앞서 지난 13일 백악관은 북한이 컨테이너 1천개 분량의 군사장비와 탄약을 러시아에 제공했다며 지난달 7일과 8일 이 지점에 적재된 해상 운송 컨테이너가 촬영된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커비 조정관] “We now have information that North Korea has delivered arms to Russia for use in Ukraine. Our information indicates that in recent weeks North Korea has provided Russia with more than 1000 containers of military equipment and munitions. Today, we are releasing imagery showing the movement of these containers from the DPRK into Russia by ship.”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 정보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16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미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는 존엄 높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동기에 의한 허위정보 캠페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서기관] “In addition, we categorically reject the US allegation of the alleged DPRK Russia arms dealings. It is a politically motivated disinformation campaign aimed at tarnishing the image of the DPRK, a dignified UN member state. Instead of absolutely claiming absurdly claiming about non-existent arms dealings, the US must once and for all stop supplying lethal armaments to Ukraine which cause bloodshed and prolongs the world.”
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도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러 무기 거래 정황에 대한 백악관의 지적에 대해 “증거가 없다”며 일축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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