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무기 선적지로 지목된 북한 라진항에 또다시 대형 선박이 정박했습니다. 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이면 대형 선박이 이를 싣고 떠나는 모습이 지난 두 달여 동안 16번이나 반복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의 부두에서 또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15일 자 위성사진에는 라진항의 중국 임차 부두에 선체를 바짝 밀착한 약 100m 길이의 선박이 보입니다.
선박 바로 앞 부두에는 컨테이너가 수북이 쌓여 있는데, 이미 많은 컨테이너가 선적된 듯 선박 안쪽 표면도 컨테이너 색깔과 동일한 파란색으로 표시됩니다.
라진항의 3개 부두 중 중국에 사용권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부두에는 지난 9월 초부터 컨테이너가 쌓이고 이후 대형 선박이 나타나 이를 싣고 사라지는 움직임이 반복돼 왔습니다.
따라서 바로 옆 북한 전용 부두와 별개로 이곳에서도 무기 선적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번에 또 다른 선박이 등장한 것입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달 13일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약 300여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백악관은 라진항에서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실려 러시아 항구로 옮겨진 뒤 열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전했었습니다.
이후 VOA는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 8월 26일 첫 선박이 포착된 이래 북한과 중국 전용 부두를 출입한 선박이 최소 15척에 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발견된 선박까지 합치면 지난 70여 일 동안 라진항에서 발견된 대형 선박은 16척으로 늘어납니다.
이런 가운데 라진항의 북한 전용 부두에는 새롭게 컨테이너가 쌓였습니다.
이 부두에선 지난 7일 대형 선박이 정박한 것을 끝으로 새로운 선박은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0일까지 이곳에 놓여 있던 컨테이너 더미가 11일과 13일 자 위성사진에선 사라지는 등 지속적으로 움직임이 관측됐습니다. 그러다 약 이틀 만인 15일 또다시 컨테이너가 쌓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둠이 깔리거나 구름이 많이 껴 위성사진 판독이 불가능한 시점에 선박이 들어와 컨테이너를 싣고 떠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을 모두 무기 거래로 단정할 순 없지만 백악관이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라진항 일대에 대형 선박이 드나들고 컨테이너의 수가 수시로 변한다는 것은 주목할 만합니다.
특히 이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발 이후는 물론이고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본격화된 2018년부터 선박의 출입이 뜸했던 곳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대통령 행정명령 등을 근거로 북한과 무기 거래를 하거나 무기 분야에서 협력한 개인과 기관 등에 독자 제재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앞서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지난달 16일 유엔총회 1 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미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반발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서기관] “In addition, we categorically reject the US allegation of the alleged DPRK Russia arms dealings. It is a politically motivated disinformation campaign aimed at tarnishing the image of the DPRK, a dignified UN member state.”
이어 “이는 존엄 높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동기에 의한 허위정보 캠페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도 지난달 1 위원회 회의에서 최근 북한과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해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양자 관계 발전과 관련한 미국과 그 동맹국의 추측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