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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접경지 열차 움직임 활발...라진항엔 또 대형 선박 입항


북러 접경지역을 촬영한 20일 자 위성사진. 파란색 화물을 실은 열차(사각형 안)가 선로 위에 서 있고 그 앞 야적장엔 화물(화살표)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북러 접경지역을 촬영한 20일 자 위성사진. 파란색 화물을 실은 열차(사각형 안)가 선로 위에 서 있고 그 앞 야적장엔 화물(화살표)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북한과 러시아 접경 지역에서 열차를 이용한 화물의 이동 장면이 계속해서 관측되고 있습니다. 라진항에선 또다시 대형 선박이 정박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를 촬영한 지난 20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선 최소 6대의 열차를 볼 수 있습니다.

이중 1대는 길이만 약 350m에 이르는데, 파란색 방수포가 씌워진 화물을 싣고 있는 듯 열차 전체가 파란색으로 표시됐습니다.

선로 옆 야적장에서도 파란색 방수포가 씌워진 화물 더미를 볼 수 있습니다. 이들 화물이 열차에 실린 것과 색상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열차가 화물을 하역 중이거나 반대로 야적장의 화물을 막 실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3일 뒤인 23일 자 위성사진에선 변화가 포착됐습니다.

야적장을 촬영한 20일(왼쪽)과 23일 자 위성사진. 적재된 화물의 양이 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야적장을 촬영한 20일(왼쪽)과 23일 자 위성사진. 적재된 화물의 양이 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Planet Labs

파란색 화물을 실은 열차를 포함해 2대의 열차가 자취를 감춘 것인데, 그 대신 야적장의 화물은 이전보다 양이 더 많아진 모습입니다.

이어 사흘이 더 지난 26일엔 열차의 수가 더 줄어들었으며, 야적장의 화물의 양도 이전보다 줄어든 형태로 발견됐습니다.

일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여러 변화가 관측됐다는 건 그만큼 이 일대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조러친선 다리에서 선로를 따라 북한 쪽으로 약 2km 내려온 이 지점은 통상 북한에서 러시아로 향하거나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온 열차가 정차하는 곳입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올해 1월 이 지점을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포착된 움직임과 북러 간 무기 거래와의 연관성이 주목됩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정상회담에서 우주와 군사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양국이 열차를 이용해 실제로 무기나 관련 기술을 주고받고 있는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북러 무기 거래 현장인 라진항에선 또다시 대형 선박의 정박 장면이 확인됐습니다.

백악관은 13일 북한이 컨테이너 1천개 분량의 군사장비와 탄약을 러시아에 제공했다며 지난달 7일과 8일 이 지점에 적재된 해상 운송 컨테이너가 촬영된 위성사진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13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13일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VOA는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 8월 26일 이후 이곳에 최소 11척, 10월에만 8척의 선박이 드나들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날 중국이 임차한 것으로 알려진 라진항 내 중국 전용 부두에서 길이 약 100m의 선박이 발견된 것입니다.

이 선박까지 합치면 지난 8월 이후 약 두 달 간 이 일대를 드나든 선박은 모두 12척으로 늘어납니다. 10월을 기준으론 9척째입니다.

선박 바로 앞에는 수백 개로 추정되는 컨테이너가 쌓여 있어 이 선박이 컨테이너를 선적 중이라는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모두 무기 거래라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이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곳에서 이런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지난 16일 유엔총회 1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에 대한 미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반발했습니다.

[녹취: 김인철 서기관] “In addition, we categorically reject the US allegation of the alleged DPRK Russia arms dealings. It is a politically motivated disinformation campaign aimed at tarnishing the image of the DPRK, a dignified UN member state.”

이어 “이는 존엄 높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동기에 의한 허위정보 캠페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현지시각 26일 북러 무기 거래와 관련한 질문에 "그런 보도는 오래 전부터 있어 논평할 의미가 없다"며 "원칙적으로 모두 근거가 없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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