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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나흘 휴전 합의..."파키스탄 불체자 추방으로 공포 확산"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의 친지들이 22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의 친지들이 22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인질 50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과 나흘 동안 휴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의 불법체류자 추방 조처가 파키스탄 내 아프가니스탄인들 사이에 공포감을 유발했다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도가 캐나다인들에 대한 전자비자 업무를 재개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 관련 소식 알아봅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하마스 사이에 휴전 합의가 임박했다는 말이 지난 며칠 동안 계속 나왔는데요. 드디어 합의됐다는 발표가 났군요?

기자) 네.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나흘간 교전을 중단하기로 21일 합의했습니다. 또 이번 합의에 따라 하마스는 인질 50명을, 그리고 이스라엘은 자국 감옥에 구금하고 있던 팔레스타인인 150명을 석방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협상을 중재했던 카타르도 휴전 합의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휴전이 언제부터 시작하는 겁니까?

기자)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22일 이스라엘군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인질들이 23일부터 석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집트 국영 알카히라 TV는 휴전 합의가 23일 오전 10시에 발효된다고 보도했는데요. 무사 아부 마르주크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도 같은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또 합의에 따르면 다음 단계로 인질 10명이 추가로 풀려날 때마다 휴전을 하루씩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인질 중에서 누가 풀려나는 건가요?

기자) 네. 모두 여성과 아이들이라고 합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만일 최대 50명의 인질을 하마스가 추가로 석방하면 자신들도 추가로 최대 150명의 팔레스타인인을 풀어줄 것이라 밝혔습니다. 현재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인질을 24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풀어주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네. 하마스는 21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여성과 아이들이 풀려난다고 밝혔습니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1일 영국 ‘BBC’ 방송에 현재 이스라엘 감옥에 약 7천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구금돼 있고, 이 가운데 여성이 200명, 아이들이 약 60명이라고 전했습니다. HRW는 또 구금된 아이 중 일부는 돌을 던지는 등 경미한 일로 구금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에 지상전투 중지뿐 아니라 비행 중단 조처도 포함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휴전 기간 가자지구 남부 상공에서는 비행이 완전 중단되고,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아침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6시간 비행이 중단된다고 전했습니다. 하마스는 또 이 기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누구도 공격하거나 체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휴전 합의로 가자지구로의 구호물품 반입도 가능해진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마스 측은 구호물품과 의료품, 연료를 실은 트럭 수백 대가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것이 허용된다고 전했는데요. 카타르 정부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에 대해 미국 정부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몇 주 동안의 억류와 말할 수 없는 시련을 견뎌낸 인질들 가운데 일부가 가족들과 다시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합의를 위해 결정적인 지도력과 협력 관계를 보여준 이집트와 카타르 지도자들, 그리고 전투 중지를 지지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합의 내용 모두가 완전하게 실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휴전 협상 중재를 카타르가 주도했지만, 미국도 많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부터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까지 카타르와 이스라엘이 협상을 계속 밀고 나가도록 적극적으로 관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에 대한 국제사회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마무드 압바스 수반, 유엔, 유럽연합(EU), 그리고 요르단과 러시아, 중국, 이집트,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휴전 협상 중재를 도왔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 카타르 총리는 성명을 내고 이번 합의가 전쟁을 끝내는 길을 닦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측은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21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정부와 군, 그리고 안보기관들은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하마스 제거작업을 완수하며 가자지구로부터 이스라엘에 대한 새로운 위협이 없도록 하기 위해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각료회의 전에 사전 녹음된 성명을 내고 인질 석방을 위해 전투를 잠시 중지했지만, 이후에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는 또 “전쟁 노력은 손상되지 않을 것이며 일시 휴전이 군이 다음 전투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는 또 성명에서 이번 합의를 받아들인 결정을 정당화했군요?

기자) 네. 그는 합의에 동의하는 것이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올바른 결정이었고, 또 안보기관들도 여기에 동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파키스탄 경찰이 21일 카라치에서 불법체류자 적발을 위해 집집마다 방문해 아프가니스탄인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다.
파키스탄 경찰이 21일 카라치에서 불법체류자 적발을 위해 집집마다 방문해 아프가니스탄인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파키스탄 정부의 불법체류자 추방 조처가 파키스탄 내 아프가니스탄 난민들 사이에 공포감을 유발했다고 유엔이 지적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필리파 캔들러 파키스탄 대표는 21일 “파키스탄 정부 발표 이후 지역 당국의 협박이나 집주인의 퇴거 통고 등 연이어 발생한 일들이 아프간인들 사이에 공포감을 조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정부 조처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네. 자국 내 불법으로 거주하는 사람들은 모두 11월 1일까지 모국으로 떠나야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강제로 추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 이 조처로 지금까지 많은 아프간인이 파키스탄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는 지난 두 달 동안 약 37만 5천 명이 파키스탄을 떠났다고 21일 밝혔습니다. 그런데 돌아가 봐야 살기가 힘들다면서 추방을 피해 숨은 사람도 수천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정부 발표가 나온 이후 아프간 국경이 북새통을 이뤘다고 하더군요?

기자) 네. IOM은 국경을 넘는 사람의 수가 하루 700명에서 1만 7천 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에 불법으로 사는 아프간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파키스탄 정부 발표로는 불법체류자가 모두 100만 명 이상이라고 하는데요. 이 가운데 대부분이 아프간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UNHCR은 합법적으로 체류 허가를 받은 사람들도 목표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원래는 불법체류자만 추방한다고 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UNHCR의 캔들러 파키스탄 대표는 아프간인들의 귀국이 자발적이어야 하고, 국제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취약한 개인들을 가려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UNHCR 지적에 대해 파키스탄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파키스탄 정부는 합법 체류하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일은 드물다며,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조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많은 도시에서 계속 난민 신분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이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파키스탄에서 수십 년 동안 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정부가 아프간 사람들이 대부분인 불법체류자들에게 떠나라고 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최근 파키스탄에서 테러가 자주 났는데요. 여기에 아프간 국적자들이 많이 연관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니까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니까 나가라는 건데요.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는 아프간인들이 파키스탄 안보에 위협이라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간 난민들이 현재 어려운 환경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IOM 측은 많은 난민이 가진 것들을 그대로 두고 강제로 파키스탄을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IOM은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한 사람들은 매우 취약하고 국경에서의 즉각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안에서도 장기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는 심각한 인도적 위기이며 안전하고 존엄한 귀환을 보장하기 위해 도착한 뒤에 즉각적인 도움을 계속 제공할 수 있는 기금이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캐나다 거주 시크교도들이 인도 영사관 밖에서 시크교도 하디프 싱 니자르 씨 암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캐나다 거주 시크교도들이 인도 영사관 밖에서 시크교도 하디프 싱 니자르 씨 암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인도가 캐나다인들에 대한 전자비자(e-visa) 업무를 재개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가 캐나다 국적자와 캐나다 여권 소지자들을 위한 전자비자 업무를 재개했다고 인도 외무부 관리가 22일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AP 통신에 전자비자 업무가 22일부터 정상화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인도와 캐나다가 그동안 껄끄러웠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의 갈등은 지난 9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캐나다에서 발생한 시크교 지도자 사망 사건에 인도 정부가 개입했다는 ‘신뢰할 만한 혐의들’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이어 자국에 주재하고 있던 인도 정보요원을 추방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을 불러온 시크교 지도자 사망 사건, 어떤 사건이었는지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기자) 네. 지난 6월 캐나다 밴쿠버 교외에서 인도 출신 캐나다 국적자 하디프 싱 니자르 씨가 괴한들에게 수십 발 총격을 받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니자르 씨는 인도 정부가 인도 내 시크교도 분리주의 운동을 주도한 테러분자로 지목한 인물이었는데요. 트뤼도 총리는 외국 정부가 캐나다 땅에서 캐나다 시민이 살해된 사건에 개입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주권 침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인도 정부는 트뤼도 총리의 주장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인도 정부는 터무니없는 억지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인도 정부는 트뤼도 총리의 발언이 나온 며칠 만에, 전자비자 포함, 캐나다인들에 대한 모든 형태의 비자 발급을 중단했습니다. 이어 10월 초에는 인도 주재 캐나다 외교관들에 대한 면책 특권도 박탈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인도가 캐나다 외교관들의 면책 특권을 박탈하겠다고 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인도 정부는 캐나다와의 갈등을 계기로, 양국의 외교관 수가 동일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캐나다 정부에 잉여 인원의 감축을 요구한 겁니다. 그리고 만일 제시한 날짜까지도 인도에 남아있을 경우, 면책 특권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인도 주재 캐나다 외교관이 몇 명이죠?

기자) 통보 당시 인도에 주재하고 있던 캐나다 외교관은 총 62명이었는데요. 캐나다 정부는 인도 정부의 경고에 41명을 본국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일부 캐나다 관리들은 인도의 조처는 외교관 면책 특권을 보장하는 제네바 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인도 정부가 전자비자 업무만 재개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입국 금지 조처를 완화하고, 캐나다인들의 입국, 사업, 의료, 회의 관련 비자 서비스를 재개했고요. 이번에 전자비자 서비스도 재개한 겁니다. 인도와 캐나다는 그동안 공개, 비공개 대화 등을 통해 갈등 확대를 경계해온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번 전자비자 서비스 재개는 양국 간 긴장 완화 조처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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