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일 3국 안보 수장이 서울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대북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 심화에 대해 논의하고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도 재확인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조태용 한국 국가안보실장,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국장이 9일 서울에서 3자 회의를 갖고 북한 위협 대응 방안과 미한일 3국 협력의 제도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3국 안보 수장 회의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네 번째이자 미한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4개월 만에 열린 것입니다.
백악관은 9일 회의 후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3국 안보 수장들은 “역내 위기에 대한 협의 공약과 탄도미사일 방어 정보 공유,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수익 창출을 위한 암호화폐 사용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 노력 등 광범위한 3국 이니셔티브의 진전을 검토했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보도자료] “The National Security Advisors reviewed progress on a wide range of trilateral initiatives, including the Commitment to Consult on regional crises, the sharing of ballistic missile defense data, and our collective efforts to respond to the DPRK’s use of cryptocurrency to generate revenue for its illicit WMD programs. They also discussed next steps in trilateral cooperation on economic security, including our supply chain early warning initiative, and on our efforts to align our three countries respective Indo-Pacific Strategies and capacity efforts throughout the region.”
또한 “공급망 조기 경보 이니셔티브를 포함한 경제 안보 관련 3국 협력의 다음 단계와 3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및 역내 역량 강화 노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회의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 등 역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3국 간 새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설리번 보좌관] “"First and foremost, we've implemented our new commitment to consult with one another in response to regional threats, and we are increasing our trilateral defense cooperation including sharing missile warning data in real time. We've also launched new trilateral initiatives to counter the threats posed by the DPRK (North Korea), from its cybercrime, cryptocurrency money laundering to its reckless space and ballistic missile tests. When it comes to the DPRK, we are keeping our eye on the ball, because it continues to represent a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nd to regional peace and security."
설리번 보좌관은 “무엇보다도 우리는 역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서로 협의하기로 한 새로운 약속을 이행하고 있으며,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등 3국의 방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또한 사이버 범죄와 암호화폐 자금세탁부터 무모한 우주 및 탄도미사일 시험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3국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면서 “북한은 국제 및 역내 평화와 안보에 지속적으로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3국 안보 수장들은 역내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과 러시아간 심화되는 협력관계에 대해 논의했으며, 북한의 불안정한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백악관 보도자료] “National Security Advisors Sullivan, Cho, and Akiba also discussed the deepening partnership between the DPRK and Russia and agreed to work in close coordination to counter its destabilizing effects. They reaffirmed the fundamental importance of peace and stability in the Taiwan Straits and underscored their commitment to freedom of navigation and to international law, including in the South China Sea and East China Sea.”
아울러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근본적인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에서 국제법과 항행의 자유에 대한 공약도 강조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대한 한일 양국의 변함없는 헌신에 대해 한일 안보 수장들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며, 한국과 일본이 양자 관계 강화를 위해 수행한 용기 있는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러한 노력 덕분에 미한일 3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새로운 3국 협력 시대를 시작하고 제도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은 전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도 이날 회의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통해 “3국 안보실장들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러북 군사협력 동향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국제사회의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및 위반 차단을 위해 3국이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따라 올해 신설된 한미일 사이버 워킹그룹을 기반으로 북한의 해킹 및 IT(정보통신) 분야 노동자 파견을 통한 외화 획득 등을 더욱 차단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의 원천이 되는 사이버 사기 행위 근절을 위해 3국이 협력하고 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다케오 국장] “We agreed that, as one of the important tasks, the three countries would cooperate and advance efforts against fraudulent cyber activities, which are the source of funding for North Korea's nuclear missile development."
조태용 한국 국가안보실장도 이번 회의의 성과로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미한일 3국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 확립을 위해 강력히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조태용 실장] "The new national security chief agreed that the three countries, South Korea, the U.S. and Japan, which share universal values such as freedom, democracy and human rights, will cooperate strongly to resolve the international order based on norms."
한편 설리번 보좌관의 이번 한국 방문 기간 동안 미국과 한국은 별도로 ‘차세대핵심신흥기술대화’와 양자회담을 개최해 양국 간 경제 및 안보 분야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양측은 9일 서울에서 열린 제 1차 미한 차세대 핵심 신흥기술 대화를 마친 뒤 공동 설명서에서 “설리번 보좌관과 조 실장은 경제적 번영을 강화하고 공급망 붕괴에 대한 복원력을 강화하며 양국 및 우방국들의 경쟁 우위 확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략 기술 분야에서 이니셔티브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공동 설명서] “National Security Advisors Sullivan and Cho underscored their intent to anchor the initiative in strategic technologies that will be of greatest consequence to bolstering economic prosperity; enhancing resilience against supply chain disruptions; and securing competitive advantages for our two nations and like-minded partners. At the outset, the Next Generation CET Dialogue will drive cooperation across six main strategic technology areas, including semiconductor supply chains and technology; biotechnology; batteries and clean energy technology; quantum science and technology; digital connectivity; and artificial intelligence.”
그러면서 “차세대핵심신흥기술대화는 반도체 공급망 및 기술, 생명공학, 배터리 및 청정에너지 기술, 양자 과학 및 기술, 디지털 연결성, 인공지능 등 6가지 주요 전략 기술 분야에 대한 협력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양측은 이번 첫 대화를 통해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 국립과학재단과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간의 공동 연구 지원 기회를 확대하고 양국 관련 정부기관이 설립을 추진 중인 반도체기술센터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바이오 분야에서는 바이오 경제분야 연구 협력을 위해 최소 1천만 달러를 지원하고 의사, 과학자 교류 프로그램 및 바이오의료 연구 협력 등 포괄적 협력에 합의했으며, 의약품 공급망 강화 방안 협의를 위한 양국 정부와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민관 1.5 트랙을 내년 중 출범시킨다는 데 뜻을 같이 했습니다.
또 배터리 및 청정에너지 분야에서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국책연구기관 간 연구개발 확대 방안을 논의했으며 양자 컴퓨터 연구 증진을 위한 산학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양측은 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와 AI 글로벌 포럼 등에 협력하고 국제표준과 공동연구, 정책 간 상호호환성 등에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월 미한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처음으로 열린 이번 미한 차세대핵심신흥기술 대화에는 미국 측에서 국무부와 에너지부, 백악관 전염병 대비 및 대응 정책실(OPPR) 등이 참석했고, 한국 측에서는 과학기술정통부, 외교부, 산업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과 조태용 실장은 이에 앞서 8일에는 양자 회담을 갖고 미한 양국간 안보 현안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측은 미한 관계와 북한 문제, 역내 및 글로벌 차원의 공조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협의했습니다.
특히 양측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취한 9.19 남북군사합의의 일부 효력정지는 북한의 지속적인 안보리 결의 및 합의 위반에 대한 신중하고 절제된 조치라는 데 견해를 같이 했습니다.
아울러 양국은 북한과의 대화에도 열린 입장이라는 점을 재확인했으며, 설리번 보좌관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이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국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양측은 또 미한 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으로 자유 민주주의 확대와 경제 발전, 안보, 기술 혁신 등에 기여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지난 4월 미국 국빈방문 당시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미한동맹 70주년 기념 공동성명과 ‘워싱턴 선언’ 등 후속 조치가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확장억제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전략과 신흥기술, 경제 안보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한 안보 수장 간 양자 회담에 이어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저녁 윤석열 대통령이 초청한 만찬에 참석해 국제 안보 정세와 한반도 안보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미한일 3국 안보 수장 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 중인 설리번 보좌관과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을 관저로 초청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은 세계 곳곳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고 규칙 기반 질서가 공공연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과거보다 더 중요해졌다”면서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합의 사항들이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동력을 이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과 아키바 국장은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는 미한일 협력이 전 세계 평화와 안정,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국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이날 만찬에는 미국 측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대사와 람 이매뉴얼 주일대사 등이 참석했으며, 한국 측에서는 조태용 한국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일본 측에서는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가 참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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