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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미한 일체형 확장억제 북한에 악몽”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 (자료사진)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 (자료사진)

북한 핵 위협 고도화와 잇단 전략 도발로 미한일 세 나라의 대북 억지력이 새로운 차원에서 제도화 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핵심 관계자는 미한 간 일체형 핵 억제 시스템이 완성되면 북한에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은 19일 한국의 ‘SBS’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2차 미한 핵협의그룹(NCG) 회의 성과를 소개하며 “한국이 세계 최강의 핵무기 국가인 미국과 일체형이 돼서 언제라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실전 배치 시스템으로 간다는 것은 북한에 악몽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차장은 “2차 NCG에서 완성된 기본 골격을 바탕으로 내년 6월까지 완성된 지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게 되면 양국 정부가 모든 핵 프로그램에서 일체형 핵 억제 시스템이 완성됐다고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5일 미국 국방부에서 열린 미한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에서 양국은 북한의 핵 공격을 미리 방지하고, 만에 하나 핵 공격이 이뤄졌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총체적인 지침 즉 가이드라인을 내년 중반까지 완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와 함께 내년 을지프리덤실드(UFS) 훈련을 포함한 미한 연합훈련 내용에 핵 작전 시나리오를 포함하기로 하고 미국의 핵 전력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을 공동 작전 수행이 가능할 정도로 결합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로 했습니다.

김 차장은 2차 NCG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북한의 핵 공격이 발생하면 미국이 알아서 핵 보복을 해줄 테니 안심하라는 것이 기존 미국의 핵우산이었다면, 지금은 처음부터 한미가 함께 생각하고, 준비하고, 연습하고, 핵 대응을 실행한다는 점에서 믿을 만한 확장억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대북 확장억제에 한국을참여시키면서 제도화하는 새로운 단계로의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박 교수는 그동안 미한연합훈련은 재래식 전쟁에만 적용되는 훈련이었지만 이젠 북한의 핵 무기 사용을 전제로 미국의 핵 전력과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을 통합해 작전을 짜고 연습을 한다는 의미라며 핵 위협을 통해 미한 간 불협화음을 만들려는 북한의 의도를 좌절시킬 수 있는 강력한 대응책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궁극적으로 한미 연합태세가 약화되고 그런 부분이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핵 위협을 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죠. 그런데 이번에 NCG 2차 회의를 통해서 한미 통합 대응이 제도화의 높은 수준으로 올라간 게 확인되니까 북한이 그렇게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고요.”

실제로 북한은 2차 NCG 회의 결과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있습니다.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NCG회의를 ‘핵전쟁 모의판’으로 규정하면서 “엄중한 정세에 대처해 당 중앙 군사위원회는 강력한 경고성 대응조치를 취할 데 대해 명령했다”고 밝혀 최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가 NCG 회의 결과에 대한 반발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한일 간 안보협력도 제도화 또는 정례화 수순으로 들어가는 양상입니다.

미한일 세 나라 군 당국은 19일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체계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또 내년부터 시행될 다년간의 3자훈련 계획도 수립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미한일 다년 훈련 계획 수립이 한일 군사동맹이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작전 계획의 체계화를 염두엔 둔 것은 아니고 3자 훈련의 지속성과 정례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위협 고도화와 연이은 전략 도발이 미한일이북 핵 대응 공조를 높은 수준에서 제도화하는 차원으로 빠르게 격상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화성-18형을 세 차례 쏜 것을 포함해 올해 5차례나 ICBM 발사를 감행하면서 한 해 역대 최다 ICBM 발사 기록을 세웠습니다.

또 지난 9월 전술핵 공격 가상 발사 훈련을 실시하고, 전술핵공격 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을 건조했다고 발표하는 등 한국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위협을 강화해왔습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윤석열 한국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 조치를 취하면서 미한일 협력체계가 굴러가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며 특히 내년 미 대선과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 등 정치적 변수를 고려해 미한이 확장억제의 제도화를 서두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한미일 협력체계가 아직 다지기, 굳히기에 들어간 건 아니거든요. 특히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한미일 협력체계에 위기가 올 거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북 핵 위협 증대와 함께 한미일 협력체계 강화에 대한 바이든식 대못 박기 이게 지금 속도를 내는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고요.”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한국 입장에선 북한 핵 위협이 이미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이 때문에 한국 내에선 자체 핵무장 여론이 비등하고 미국은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미국이 한국과 NCG를 만들고 이 안에서 실질적인 공동연습까지 만들어내면서 한국 내 자체 핵 보유 여론을 어느 정도 막아낸 게 아닌가 하지만 후속조치가 계속 나와주지 않으면 한국에서 이런 핵 보유 여론이 또 고개를 들 수 밖에 없다 그만큼 한미간 협력이 계속해서 중요해진 시기와 상황이 왔다고 봐야 되겠죠.”

북한은 지난 18일 이뤄진 화성-18형 3차 발사를 지난달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묶어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화성-18형 발사가 “대성공”을 거뒀다는 소식을 1면 기사로 전하면서 이로써 “만리를 시야에 둔 ‘조준경’과 만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을 다 함께 자기 수중에 틀어쥐었다”고 자평했습니다.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핵 무력 성과를 대내외에 선전하면서 연말로 예정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내년 미 대선을 염두에 둔 강력한 대미 압박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홍민 선임연구위원]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을 실패한 것을 증명하고 또 차기 행정부가 자신들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일종의 뭔가 자신들의 입장을 얘길 하겠죠. 자신들의 비핵화는 불가능하고 핵무기 고도화는 되돌이키기 어렵다 이것을 각인시키는 어떤 정책적 내용들이 나오겠죠.”

홍 선임연구위원은 또 북한은 미한일 대북억지력 강화에 대항해 ICBM 전 기종에 고체연료 엔진을 채택하는 등 핵 무력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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