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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새해 한반도 군사적 긴장 고조


6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서해안 해안포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6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서해안 해안포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남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 (NLL)에서 수백 발의 포 사격을 실시해 9.19 군사합의는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이렇게 긴장이 고조되다가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충돌을 막을 수는 없는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5일부터 사흘간 계속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포 사격을 실시했습니다.

북한 군은 5일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여발의 해안포를 쐈습니다.

그러자 연평도와 백령도에 주둔한 한국 해병대도 K9 자주포와 전차포로 400발 가량 대응사격을 했습니다.

6일 북한 군은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사격을 실시한 데 이어 7일에도 연평도 북방에서 90여발의 포 사격을 했습니다.

연평도와 백령도를 비롯한 서북도서는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포 사격을 할 수 없는 ‘적대행위 중지구역’(완충구역)입니다.

그러나 남북한의 이번 포 사격으로 완충구역은 사라졌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이성준 공보실장입니다.

[녹취: 이성준 공보실장] “적대행위 중지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 군은 서북도서 일대에서 적의 행위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우리 군 자체 계획에 따라서 사격훈련을 실시할 것입니다.”

이로써 2018년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는 6년만에 사실상 파기됐습니다. 이제 남북간에 완충지대는 사라졌고 군사적 긴장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이같은 긴장 고조 배경에는 남북한의 ‘맞받아치기’(tit for tat) 전략과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스나이더 국장] ”Reemergence of tit for tat relationship between two Koreas. For instance, when Kim Jung-un call South Korea main enemy that clearly some part reflect North Korea perception of Yoon administration viewing North Korea as main enemy.”

스나이더 국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한국을 ‘주적’으로 지칭한 것은 한국의 윤석열 정부가 북한을 ‘주적’으로 보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9일 군수공장을 현지 지도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족속들은 우리의 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연말 평양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고 “남조선 영토를 평정할 대사변 준비”를 지시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과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올해 3-4가지 형태의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탄도미사일 발사입니다.

북한은 조만간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시험발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원식 한국 국방장관은 10일 한국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신형 IRBM) 시험발사 준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초반에 시험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고, 이르면 1월 중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4월 15일 한국 총선거를 겨냥한 국지적 도발입니다.

전문가들은 서해와 휴전선에서 교전, 무인기 침투 또는 대북 전단을 둘러싼 충돌 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어떤 경우든 꼬리가 잡히지 않는 도발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재래식 도발의 경우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이나 이런 식으로 원점이 노출되는 도발을 했을 때 북한이 입을 물리적 피해를 계산 안할 수 없거든요. 그 경우 김정은 최고존엄에 가해지는 영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봅니다.”
세 번째는 핵무기 등으로 한국을 위협하는 겁니다.

3월로 예정된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계기로 전방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해 한국 내부의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또 자체 개발한 전술잠수함과 핵어뢰 등으로 위협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완충구역이 사라진 가운데 남북간에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 충돌입니다.

예를 들어 4월은 서해의 꽃게철이 시작되는 시기로 남북한 어선과 중국 선박이 모여듭니다. 남북한의 경비정이 이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북방한계선(NLL)일대에서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미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은 최근 포격전이 발생한 서해 일대와 북한이 다시 병력을 투입한 휴전선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 등에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Obviously North Korea already fired artillery in West Sea, so definitely the area something happen, artillery base or navy on navy. Of course North Korea moved to DMZ and reminded pay some attention.

고스 국장은 서해에서 또다시 포격전이 발생하거나 남북 해군 간 충돌 또는 북한이 다시 복구하고 지뢰를 매설한 비무장지대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남북한은 ‘공포의 균형’을 통해 아슬아슬한 평화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을 겨냥한 핵 공격 의사와 함께 “전쟁을 피할 생각이 없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힘을 통한 평화”를 내세우며 북한이 핵 공격을 할 경우 “김정은 정권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힘을 통한 대북 억제력이 한반도 평화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남북 간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과 우발적 충돌을 막으려면 남북한 모두 전향적인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선 필요한 것은 남북 연락채널 복원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지금처럼 남북 소통채널이 끊어진 상황에서는 오판에 의한 충돌 가능성이 커진다며 연락채널을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문제는 서로 의도를 이해할 수 있는 채널이 없거든요. 이 상황에서 대북 전단을 날리거나 북한이 한국 정부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되면 공격 의사로 간주될 수 있거든요.군사적 핫라인이 없다는 것이 아주 위험한 상황입니다.”
과거 남북한은 5개의 남북 연락채널을 운영해왔습니다. 판문점의 통일부-통일전선부 연락채널 외에 국정원-통일전선부, 청와대-노동당 중앙위원회, 남북 군사 핫라인, 유엔군사령부 채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유엔군사령부 채널을 제외한 모든 연락채널이 끊겼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지금처럼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물밑채널을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물밑 연락 채널을 마련할 여건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This moment is really underscore the need for some kind of nonpublic channel communication at the leader level. But I am not sure the environment allow the establishment.”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이 대북정책 목표를 북한과의 평화로운 공존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은 최근 ‘북한과의 평화공존 모색’ 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은 북한과 충돌 위협을 줄이고 안보를 개선하며 현실적인 방법으로 상호 신뢰와 이해를 구축하는 ‘모두스 비벤디’(modus vivendi)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이 밝힌 ‘모두스 비벤디’는 분쟁 당사자들이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체결하는 잠정합의를 의미합니다.

한편 과거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데이비드 쉬어 전 차관보는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미한일 세 나라가 국방과 외교 협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쉬어 전 차관보] “We're only at the beginning of institutionalizing this relationship. So we're going to have to work hard devising military measures and strengthening senior level and working level trilateral contacts in the diplomatic sphere.”

쉬어 전 차관보는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고무된 나머지 접경지역에서 추가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며 “이것은 북한이 자신들에게 관심이 집중되도록 하고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데 사용해온 오래된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일 협력관계를 제도화하기 위한 시작 단계에 들어섰을 뿐”이라며 “우리는 군사적 조치를 고안하고, 외교 분야 고위급, 실무급 3국 접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2024년 새해 벽두부터 남북한의 강성 발언과 `강 대 강’ 무력시위로 고조된 한반도 정세가 악화일로로 치달을지, 아니면 긴장 완화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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