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북한 정권에 대해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인 집단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국을 제1적대국으로 헌법에 명기하고 대남기구를 정리하는 등 위협 조치를 이어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을 동족이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데 대해 비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3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한국을 적대적 교전국으로 칭하면서 대남 노선의 근본적 방향 전환을 선언한 이후 첫 언급으로, 북한에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석열 / 한국 대통령
“북한 당국은 남북 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습니다. 이는 북한 정권 스스로가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 집단이라는 사실을 자인하는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한 대응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이 연초부터 잇달아 서해 북방한계선 NLL 부근 포 사격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하고 있는 데 대해 한국 내 여론 균열을 노린 행동으로 규정했습니다.

윤석열 / 한국 대통령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과거 어느 정부와도 다릅니다. 우리 군은 압도적 대응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북한이 도발을 해온다면 우리는 이를 몇 배로 응징할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도발 위협에 굴복해 얻는 가짜 평화는 우리 안보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뿐”이라며, “국민과 정부가 하나가 돼 북한 정권의 기만전술과 선전 선동을 물리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국을 위협하는 것은 북한 정권으로 북한 주민들과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며, 탈북민 정착 지원과 보호를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 강화와 정부 차원의 정책 마련을 관계 부처에 주문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헌법 조문에 명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 등이 16일 보도했습니다.

또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 수 없으며, 대한민국이 우리의 영토, 영공, 영해를 조금이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 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특히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헌법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위협 수위를 높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남북 교류 협력의 상징인 경의선 북한 측 구간의 완전한 단절 등 남북 연계를 중단하는 단계적 조치 실시를 지시했습니다. 아울러 최고인민회의에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 국제관광국도 폐지하기로 결정하는 등 한반도 긴장 격화 조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