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지난해 중국 경제가 5.2%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시기를 제외하고 지난 1990년 이래 가장 낮은 성장률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 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습니다.마지막으로 인도에서도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하고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으로 몰린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발표됐군요?
기자) 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23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7조 6천억 달러로 전년도(2022년)와 비교해 5.2% 성장했다고 17일 발표했습니다. 앞서 리창 중국 총리도 16일 스위스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2023년 경제성장률이 5.2%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5.2% 성장이라면 중국 정부가 당초 목표를 달성한 셈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잡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실적에 대해 중국 당국은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국가통계국은 거시 규제 강화와 내수 확대, 구조 최적화, 신뢰 제고, 그리고 위험 예방과 완화를 위한 노력 배가 등 조처가 회복세와 수급 개선에 도움을 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리 총리는 이와 관련해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중국이 대규모 부양책에 의존하지 않고 경제 목표를 달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5.2% 성장으로 목표를 달성하기는 했는데, 이전 지표와 비교하면 마냥 좋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5.2% 성장이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을 제외하고 지난 1990년 이래 가장 낮은 성장률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경제는 고강도 코로나 방역을 뜻하는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이 경제활동을 심각하게 제약했던 지난 2022년에 3% 성장했는데요. 앞서 2010년대에서는 6%에서 7%대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과거와 같은 중국 경제의 고도성장 시대가 이제 저물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리창 중국 총리는 16일 다보스포럼에서 중국 경제가 꾸준하게 개선되고 있고, 실적 기복을 감당할 수 있을 뿐더러 국제적인 활력을 계속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장기 성장 추세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중국 경제가 부문별로는 어떤 실적을 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제조업이나 광업, 그리고 물이나 가스, 전기와 같은 공공재화 생산 산업을 뜻하는 유틸리티 부문 활동을 측정하는 산업생산은 지난해 4.6% 성장했습니다. 반면 소비재 소매 판매는 7.2% 확대됐습니다. 또 공장 설비, 그리고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건설이나 여타 기반시설 사업에 대한 지출을 뜻하는 고정자본 투자는 지난해 3%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출 부문은 실적이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중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했던 수출은 지난해 4.6% 줄었는데요.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수출이 감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AFP’ 통신은 미국과의 긴장관계, 그리고 주춤거리는 세계 경제 회복세가 경제성장을 촉진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것을 반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중요한 경제 지표 가운데 하나인 실업률은 어떻게 집계됐나요?
기자) 네. 지난해 실업률은 5.1%로 전년도 보다 살짝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참고로 중국 실업률 통계에는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주한 농촌 출신 노동자, 즉 ‘농민공’ 수백만 명은 실질적으로 포함되지 않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지난해 갑자기 ‘청년실업률’ 공개를 중단한 바 있었는데요. 이번 발표에서 청년실업률이 나왔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국가통계국은 학생을 제외하고 16세에서 24세 사이 인구 실업률이 지난해 14.9%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국가통계국이 그 해 5월 기준으로 청년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실업 상태라고 발표하면서 충격을 줬는데요. 이후 국가통계국은 8월부터 청년실업률 발표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중국 인구가 2년 연속 감소했다는 발표도 나왔군요?
기자) 네. 역시 국가통계국이 17일 발표한 내용인데요. 지난해 중국 인구가 2022년보다 0.15%, 즉 208만 명이 줄어든 총 14억 90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한편 2022년에 중국 인구는 그 전해인 2021년과 비교해 85만 명 줄어든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중국 인구가 마지막으로 감소한 것이 꽤 오래 전 일이었죠?
기자) 네. 중국에서 마지막으로 인구가 줄었던 해는 마오쩌둥 통치 시기로 대기근이 있었던 지난 1961년이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라는 지위도 이미 잃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15일부터 스위스에서 다보스포럼이 진행 중인데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연설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16일 다보스포럼에서 연설했는데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화상으로 다보스포럼에서 연설했는데요. 올해는 직접 참석해서 연설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현재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죠?
기자) 네. 지난해 우크라이나 군의 대반격이 실질적으로 실패하면서 전황이 교착 상태에 있고요. 여기에 미국의 지원이 현재 중단된 상태라 어려움이 더 커졌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16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서방 측의 망설임과 러시아와의 전쟁이 격화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시간과 인명을 희생시키고 있으며, 전쟁을 몇 년 더 연장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의 대립을 두려워하지 말고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달라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상징하는 인물이며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푸틴이나 다른 침략자들 머리에 있는 광기가 성공하지 않도록 우리는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도 다보스포럼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군요?
기자) 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인들은 2024년 이후에도 재정 지원과 나라를 지키고 영토를 되찾기 위해 필요한 무기를 충분하게 지속해서 필요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지원은 자선 행위가 아니며 동맹 안보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일부 언론 매체는 서방 측이 현 상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이 혹시 이 보도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 전선에서 전쟁을 중단하는 것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동결된 분쟁은 모두 재점화한다”면서 “푸틴은 동결된 물건에 만족하지 않는 포식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다보스포럼에서 이렇게 우크라이나 지원 필요성을 호소하는 말들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바깥에서는 이런 호소에 딴지를 거는 발언도 나왔군요?
기자) 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16일 로버트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를 도울 필요가 있지만, 여기에 EU 예산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EU는 자체 예산을 조정해서 54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헝가리가 여기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EU가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지원하려면 회원국 전원이 동의해야 하는데요. 현재 헝가리의 반대로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인도로 가보겠습니다. 인도도 청년 실업률이 심각하군요. 최근 상당수 국가들이 청년실업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인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예, 인도의 2022년 청년 실업률은 30%선입니다. 매우 높은 수준이죠. 인도는 원래 상대적으로 저소득 일자리가 많은 편인데요. 그럴수록 삶의 개선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죠.
진행자) 좋은 일자리 확보가 인도에서도 숙제군요. 그 사회에 일자리가 없으면 청년들은 대체로 공무원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던데, 인도도 그렇겠지요?
기자) 예, 실업률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많은 대학생들과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으로 진로를 변경하고 있습니다. 과거 인도에선 석박사 취득으로 대학생들이 몰렸는데, 세태가 변한 거죠. 민간기업에서 1년간 근무하던 라훌 싱이라는 청년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인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26살이고요. 공학도 출신이라고 합니다. 본인과 가족의 안정적인 생계를 위해 하루 12시간씩 공부한다고 합니다. 인도를 취재한 VOA 기사 속에 등장하는 또다른 청년 아카시 바르드와즈는 25살입니다. 비지니스를 전공했고 회계사로 일하면서 월급여로 200달러를 받아 왔다는데요. 더 많은 급여와 고용 안정을 위해서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공무원만 원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공무원 시험도 매우 어렵겠지요? 경쟁률이 만만치 않겠는데요.
기자) 예, 최근 인도 대도시마다 공무원 준비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수요가 많으면 공급이 따라가게 마련이지요. 무엇보다 공무원이 인기가 높기 때문인데요. 성공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매년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100만 명 중에 합격자는 1%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진행자) 인도 인구 14억 명 중 거의 절반이 25세 이하로, 인도의 청년 인구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알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면 인도의 인구가 젊다는 것이 장밋빛만 될 수는 없겠는데요.
기자) 예 그렇습니다. 인도 경제는 세계 주요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연간 약 7%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자리는 적고 경쟁은 너무 치열해서 유명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만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인도정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23년까지 대졸자 실업률은 13.4%였습니다. 인도의 전체 실업률인 3.2%보다 훨씬 높은 수치입니다. 전체 실업률이 3%라면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인데, 이 숫자는 다소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진행자) 인도 정부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요?
기자) 예, 인도 정부는 인도를 제조업 허브로 만들어서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 창출 속도를 높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과 서방국가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틈을 탄 거죠. 실제로 애플 같은 기업들은 인도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자리 공급은 엄청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글로벌 리서치 회사인 HSBC의 추정에 따르면 인도는 향후 10년간 7천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합니다.
진행자) 더욱이 인도는 총선을 앞두고 있으니까, 일자리 문제가 집중 조명을 받고 있겠군요
기자) 예, 그렇습니다. 유권자들은 복지정책이 아니라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도는 말씀 하신 것처럼 인구의 거의 절반이 25세 미만이고 매년 약 1200만 명이 일자리를 찾아 시장에 진입합니다. 인도의 과제는 향후 수십 년 동안 인도의 실업률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장률이 7%대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진행자)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엄청난 젊은 인구가 바로 인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기회라고 했었는데요. 5년 안에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 될 거라고 공언했었지 않습니까?
기자) 예, 상당부분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인도가 이미 그 잠재력을 놓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경제학자 쿠마르는 젊은이들을 매우 생산적으로 만들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청년인구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이 문제가 인구학적인 재앙으로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젊은이들이 받는 압박은 엄청납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간 노동 가능 인구가 1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에서 일자리 창출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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