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파키스탄이 이란 내 목표물을 공습했습니다. 이에 이란은 파키스탄 대리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필리핀과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을 열고 상호 소통을 유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분석을 하고도 2주간 공개를 늦췄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파키스탄이 이란 안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했군요?
기자) 네. 파키스탄 외무부는 군이 이란 내 분리주의 발루치 반군을 공격했다고 18일 발표했습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정보에 근거한 작전으로 많은 테러분자가 사망했다”면서 “이번 작전은 테러분자들 은신처를 겨냥한 고도로 조율된 정밀공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도 이번 공격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나세르 카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는데요. 파키스탄 대리대사를 초치해 설명을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 공격으로 사상자가 나왔나요?
기자) 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시스탄-발루치스탄 지역 당국을 인용해 파키스탄 접경 사라반 마을에서 9명이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사망자가 모두 파키스탄 국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측에서는 이란이 아닌 테러분자 은신처를 공격했다고 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파키스탄 정보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공격 목표가 발루치스탄해방전선(BLF) 소속 반군들이었다고 밝혔습니다. BLF는 파키스탄 서부 발루치스탄 지역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조직으로 그동안 파키스탄 내 사회기반시설 등을 공격해 왔습니다. 이 소식통은 공군기가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반면 파키스탄 육군은 이번 공격에 드론과 로켓, 그리고 스탠드오프 무기 등을 사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스탠드오프 무기는 적 무기 사정거리 밖에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말합니다.
진행자) 이틀 전에는 이란이 파키스탄 안에 있는 반군들을 공격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이란은 지난 16일 자국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을 미사일로 공격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국경을 넘어와 이란을 공격하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자이시 알아들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파키스탄이 상대방에 근거지를 두고 자기 나라를 공격하는 반군을 각각 공격한 셈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키스탄과 이란은 오랫동안 접경 지역에서 국경을 넘어와 공격하는 반군들을 숨겨주고 있다며 서로를 비난해 왔습니다.
진행자) 파키스탄 공격을 받은 BLF와 이란 공격을 받은 자이시 알아들이 서로 관련이 있는 겁니까?
기자) 두 조직 모두 같은 발루치족인데요. 하지만 서로 협력하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파키스탄은 굉장히 긴 국경을 공유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길이가 약 900km에 달하는데, 대부분 공권력이 미치지 않아 밀수업자나 반군들이 수시로 국경을 넘나듭니다. 또 이 지역은 아프가니스탄산 아편이 외부로 흘러 나가는 주요 경로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두 나라가 전에도 국경을 사이에 두고 충돌한 적이 있었나요?
기자) 네. 한 전문가는 영국 ‘BBC’ 방송에 양국 국경에서 과거에도 긴장이 고조됐던 적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자신이 기억하는 한 이번이 가장 심각한 긴장 고조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은 이번 주 들어 파키스탄 외에 다른 나라에 있는 목표물도 공격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5일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이라크 북부 에르빌에 있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첩보시설을 파괴했고, 시리아에서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IS 등을 공격했다고 이날(15일) 발표했습니다. 이란은 모사드 시설 공격에는 시리아에 있던 혁명수비대 군사자문관을 이스라엘이 암살한 사건을, 그리고 IS에 대한 공격은 IS가 올해 초 이란 서부 케르마시에서 감행한 테러로 약 100명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진행자) 이를 두고 국제사회에서 우려가 제기됐죠?
기자) 네. 아직도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 전쟁이 진행 중이고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조직 헤즈볼라도 주기적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또 예멘 후티 반군이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내세우며 홍해에서 상선들을 계속 공격하는 상황인데, 하마스와 헤즈볼라, 그리고 후틴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이 시리아와 이라크 내 목표물을 공격하면서 중동 분쟁이 확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이란과 파키스탄이 보복공격을 주고받는 일이 생긴 거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렇게 같은 이슬람 국가인 두 나라가 상대방 영토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함으로써 중동 분쟁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필리핀과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국 외교부 고위 관리가 참여한 회담이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눙룽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와 테레사 라자로 필리핀 외무부 차관이 남중국해 상황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는 견해를 주고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네. 회담이 끝나고 양국 정부가 내놓은 성명에 따르면 남중국해를 둘러싼 현안들과 관련해 우호적인 대화를 통해 해양 소통 메커니즘을 개선하고 갈등과 차이점을 적절하게 관리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일단 소통에 방점을 둔 합의인 것으로 보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 관리들은 “소통과 대화 유지가 해양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수라고 믿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필리핀 외무부도 17일 성명에서 양측이 “일이 생기면 외교를 통해 차분하게 이를 다루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남중국해 내 대부분 수역을 자국 영해로 선포하면서 필리핀이나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남중국해에 접한 나라들과 대립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특히 필리핀과 자주 충돌하고 있죠?
기자) 네. 특히 세컨드 토머스 암초 주변 수역에서 양측 해양경비대 함정들이 주기적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필리핀 해병대가 주둔하고 있어 필리핀 해양경비대가 주기적으로 보급품을 가져다 주어야 하는데요. 중국 해양경비대 함정과 민병대 선박들이 암초로 가는 필리핀 함정에 일부러 충돌하는 등 항해를 방해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양국 사이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일이 나면 두 나라는 모두 합법적으로 행동하거나 대응했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필리핀의 영해 침범에 적법하고 합리적이며 전문적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했고요. 필리핀은 중국이 위험한 불법 행위를 했다고 비난해 왔습니다.
진행자) 양측이 계속 대립하면서 돌발 상황 발생 시 남중국해 내 분쟁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특히 미국이나 호주 등 필리핀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나라들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중국 사이 충돌이 심각해지면 이들 나라가 개입하면서 분쟁이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필리핀 외무부는 이와 관련해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대한 각자 입장을 전했고, 긴장 악화를 피하기 위한 상호 약속을 확약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필리핀이 17일 회담을 통해 대화와 소통을 강조했는데, 바깥에서는 다른 문제로 공방을 주고받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지난 16일 중국이 필리핀 대사를 초치해 불장난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는 앞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최근 치러진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한 것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사회연결망서비스(SNS) X에 올린 것에 반발한 조처입니다. 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타이완 문제의 안팎을 적절하게 이해하기 위해 책을 더 읽으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필리핀 쪽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이 17일 성명을 냈는데요. 그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저속한 언급으로 마르코스 대통령과 필리핀을 모욕했을뿐더러, 더 나아가 본인과 중국 외교부, 그리고 그가 대변하는 중국 공산당을 비하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테오도로 장관 성명에 대한 중국 정부 반응도 나왔나요?
기자) 네. 마오닝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필리핀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타이완에 대한 잘못된 언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알고도 공개를 늦췄다고요. 중국 정부의 불투명한 조치가 또 드러난 거군요. 어떻게 밝혀진 겁니까?
기자) 예, 미국 연방 하원의 에너지통상위원회에, 말씀하신 내용의 미국 정부 문건이 제출됐습니다. 중국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분석자료를 세계 유전자연구데이터베이스 젠뱅크(GenBank)에 등록했는데, 이 과정에서 석연치 않게 2주일이나 지연됐다는 겁니다. 젠뱅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생명공학정보센터가 관리합니다. 이 소식은 미국의소리(VOA)를 비롯해서 CNN,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이 17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정부의 대응, 참 이해하기 어렵네요. 문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면요.
기자) 예, 미국 보건복지부가 작성한 문건을 바탕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중국 의학과학원 산하 세균연구소 소속 리리 렌 박사가 젠뱅크에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 자료를 알린 시점은 2019년 12월 28일 입니다. 젠뱅크는 렌 박사에게 추가 정보를 달라고 했습니다. 이 때 무슨 이유에선지 렌 박사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서 처음 자료는 며칠 뒤 삭제됐고요. 그런데 2020년 1월 12일에 다른 중국 연구진을 통해 2주 전과 거의 동일한 코로나 바이러스 염기서열 정보가 젠뱅크에 제출됐습니다. 이 같은 문서와 이메일은 코로나팬데믹의 기원을 조사해 온 미국의회 공화당 의원들에 의해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사태 초기에 바이러스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거네요. 사실 이런 사안은 전문가들의 반응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기자) 예 맞습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반응을 차례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시애틀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의 바이러스학자인 제시 블룸 박사는 되돌아보니 고통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2020년 1월 첫째 주까지 우한 폐렴의 원인 물질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당시 연구자들이 유전자 염기서열에 의존해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연구를 시작했었거든요. 블룸 박사는 이 정보에 더 일찍 접근했다면 백신을 더 빨리 개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검사나 치료법, 또 백신에 대한 연구도 차례로 늦어졌단 지적이네요.
기자) 예 그렇습니다. 블룸 박사는 미국의 제약회사 모더나가 1월 12일 발표 이틀 만에 코로나19 백신을 설계하는 데, 해당 염기서열 자료를 사용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염기서열이 즉시 공개됐다면 백신 개발을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2 주일은 앞당길 수 있었다는 것이죠. 당시 백신은 미국에서만 매주 수천 명의 생명을 구했었습니다. 엄청난 숫자죠.
진행자) 돌이켜보니, 말씀 하신 것처럼 그 2주일의 차이가 많은 사람들의 삶에 큰 변화를 초래했겠네요.
기자) 예,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 스콧 고틀립도 같은 맥락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고틀립 국장은 2020년 1월 초 중국 지도자들이 우한 연구소에 바이러스와 관련된 게놈 정보를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스크립스 연구소(Scripps Research Translational Institute)의 설립자이자 소장인 에릭 토폴 박사도 단 2주라도 팬데믹에 큰 변화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전자 염기서열이 공개되자마자 백신 프로그램 개발이 시작되었다는 점을 유심히 봐야하고, 단순한 백신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밝혀내면 바이러스의 정체를 파악한 것이라고 토폴 박사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팬데믹 초기에 중국정부 대처에 또다른 의문이 제기된 거네요. 이 사실을 공개한 미국 하원의원들도 성명을 냈다고요.
기자) 예,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브렛 거스리, 모건 그리피스 같은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인데요. 의원들은 이번에 확인된 사실에 근거해 중국에 추가 질문을 제기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민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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