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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보건부 "개전후 사망 2만5천 넘어"...인도 이슬람 폐허에 힌두 사원 건설


하마스에 잡혀 있는 이스라엘인 인질의 가족들이 21일 예루살렘 시내 총리 주거지 밖에서 석방 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
하마스에 잡혀 있는 이스라엘인 인질의 가족들이 21일 예루살렘 시내 총리 주거지 밖에서 석방 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 전쟁으로 발생한 사망자가 2만 5천 명을 넘었다고 가자지구 보건당국이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가자지구에 붙잡혀 있는 이스라엘인 인질들 가족이 인질 석방 협상을 재개하라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슬람 사원 자리에 세운 힌두교 사원의 축성식에 참가했습니다.마지막으로 이란이 지금까지 발사한 위성 가운데 가장 높은 궤도로 위성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하마스 사이 분쟁 관련 소식인데요. 이번 분쟁으로 가자지구에서 숨진 사람의 수가 2만 5천 명을 넘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지난해 10월 7일 전쟁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 2만 5천 105명이 사망했다고 21일 발표했습니다. 이 숫자는 20일 이후 가자지구 내 병원들로 들어온 시신 178구를 합산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사망자 외에 다친 사람의 수도 약 6만 2천 명에 달한다고 이 당국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망자 집계에는 민간인 외에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과 싸우다 숨진 반군도 포함된 거죠?

기자) 맞습니다. 한편 가자 보건당국은 사망자 가운데 3분의 2가 여자와 아이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부서진 건물 잔해 아래 있거나 의료요원들이 들어가지 못한 지역에 있는 시신들도 있어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가자 보건당국이 하마스 산하 기구여서 가자지구 내 사망자 수를 부풀린다는 주장도 이스라엘 쪽에서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전 분쟁에서 가자 보건당국이 내놓은 집계는 유엔뿐 아니라 이스라엘 군 집계와도 대개 일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가자지구 내 민간인 희생과 관련해서 이스라엘군을 다시 비난했군요?

기자) 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1일 “이스라엘군 작전은 대규모 파괴를 확산했고, 나의 재임 기간 전례 없는 규모로 민간인들을 살해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이는 가슴 아픈 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중동 전 지역에서 분쟁이 점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 외에 가자지구 안에 아직도 잡혀 있는 이스라엘인 인질도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문제인데요. 주말에 인질 가족들이 시위를 벌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질 가족과 친척들이 예루살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관저 바깥에서 인질 석방 협상을 재개하라고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이곳에 천막을 치고 인질 석방 합의가 나올 때까지 농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로 끌려간 인질이 250명 정도 되는데요.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 인질 가운데 아직 132명이 남아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 정부는 하마스를 군사적으로 압박해서 인질들을 귀환시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죠?

기자) 네. 하지만 인질 가족들은 지금까지 군사적 압박이 별 효과가 없었다면서, 협상을 통해 하마스 측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인질들을 귀환시키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스라엘 관리들 사이에서도 인질 가족들 요구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의 일부 고위 관리가 하마스에 완전한 승리를 거두고 인질을 구출한다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현 전시 내각 구성원인 가디 아이젠콧 전 육군총장은 지난주 인질들을 석방할 유일한 방법이 휴전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요지부동이죠?

기자) 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주말 이런 입장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앞서 하마스는 자신들이 이스라엘인 인질 석방 대가로 전쟁 중단,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철수,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석방, 그리고 하마스 권력 유지 보장 등을 이스라엘 측에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발표가 나온 뒤에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성명을 내고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면 우리 병사들이 헛되게 전사한 것이 되고, 안전도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마스 측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인 인질 석방 문제 외에 전쟁 이후 가자지구 통치 방법도 현안인데요. 최근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두고 네타냐후 총리와 미국 등 서방 측 의견이 갈리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장차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세우고 이스라엘과 공존한다는 방안이 두 국가 해법입니다. 이 두 국가 해법을 염두에 두고 전쟁 이후 가자지구 통치 방법을 확정하자는 것이 미국 등 국제사회 제안인데요. 네타냐후 총리가 두 국가 해법에 반대한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두 국가 해법 외에는 이스라엘 안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없다고 강조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논평이었는데요.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21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두 국가 해법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것을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도 22일 오직 군사적 수단으로 평화와 안정을 이룰 수 없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두 국가 해법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22일 인도 아요디아에서 힌두 사원 축성식이 거행되고 있다.
22일 인도 아요디아에서 힌두 사원 축성식이 거행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인도 소식인데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오랫동안 논란이 됐던 힌두교 사원의 축성식에 참석했군요?

기자) 네. 모디 총리가 22일 인도 북부 아요디아에 세워진 힌두교 라마신 사원 축성식에 참석했습니다. 축성식에는 유명 영화배우와 크리켓 선수 등 수천 명이 초대됐는데요. 사원 밖에서는 수만 명이 모여 노래 부르고 춤추거나 깃발을 흔들고 북을 두드리는 등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진행자) 총리까지 축성식에 참석한 이 힌두교 사원은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시설이죠?

기자) 네. 이 사원은 16세기에 세워진 이슬람 사원이 있던 자리에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지난 1992년 힌두교 폭도들이 이 이슬람 사원을 파괴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이 사태로 인도 전역에서 폭동이 나서 거의 2천 명이 숨졌는데, 대부분 무슬림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힌두교도들이 파괴한 이슬람 사원 자리에 새로 힌두 사원을 세운 건데요. 인도는 힌두교도가 다수인 나라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힌두교도가 다수이긴 한데, 인도 내 무슬림도 약 3억 명으로 상당히 많습니다. 인도는 과거 무굴 제국이라는 이슬람 왕조 지배를 받는 등 이슬람교의 흔적과 뿌리도 상당히 깊습니다. 그런데 지난 1948년에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파키스탄에서는 힌두교도가, 인도에서는 무슬림이 대량으로 학살되면서 이후 파키스탄과 인도가 불구대천의 원수 사이가 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인도 내 무슬림들은 큰 차별을 받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인도 내 무슬림들은 사회, 경제적으로 큰 차별을 받고 있는데요. 거기에 과거에 자주 폭동이 나면서 많은 인도 내 무슬림이 학살되는 일이 반복되는 어두운 역사가 있습니다.

진행자) 모디 총리가 이번에 세워진 힌두 사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더군요?

기자) 네. 일부 힌두교 신자뿐 아니라 모디 총리 반대파 대부분이 그렇게 주장합니다. 인도에서는 몇 달 뒤 총선거가 실시될 예정인데요, 모디 총리의 정치적 적수들은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이 힌두교도가 80%에 이르는 인도에서 이 사원 이름을 이용해 표를 얻으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모디 총리가 속한 BJP는 힌두민족주의 정당이죠?

기자) 네. 무슬림에 적대적인 힌두민족주의자들 중에서도 강경파들로 구성된 정당입니다. BJP는 1992년 아요디아의 이슬람 사원 파괴로 이어진 대중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고요. 이후 이곳에 힌두 사원을 세우자고 주장하면서 정치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아유디아 힌두 사원 축성식을 보는 인도 내 무슬림들의 마음이 복잡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 내 무슬림들은 BJP가 집권한 뒤에 인도 안에서 종파 간 긴장이 커질 위험을 이미 우려해 왔는데요. 이번에 많은 무슬림이 아요디아 힌두 사원 축성식을 두려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요디아에 사는 몇몇 무슬림은 영국 ‘BBC’ 방송에 힌두 사원 축성식이 과거의 두렵고 아픈 기억을 환기한다면서, 인도 전역에서 온 힌두교도들이 거리를 가득 채울 때 생길 수 있는 일을 걱정해 아이들을 도시 밖으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이 2022년 8월 9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러시아 소유즈 로켓을 이용해 '카이얌 위성'을 발사하는 모습 (자료사진)
이란이 2022년 8월 9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러시아 소유즈 로켓을 이용해 '카이얌 위성'을 발사하는 모습 (자료사진)

진행자)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주변국으로 확산되면서 중동 전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위성을 발사했다고요.

기자) 예, 이란이 발사한 위성이 지구에서 약 750km상공의 궤도에 진입했다고 국영 IRNA 통신이 20일 밝혔습니다. 위성의 이름은 ‘소라야’ 이고요. 추진체 이름은 3단 ‘카엠 100’ 로켓입니다. 이란 통신부의 이사 자레푸르 장관은 위성의 기능에 대해서는 특별한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번 위성의 무게는 50kg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발사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우주프로그램의 일부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위성이 궤도에 진입했더라도 위성이 얼마나 높은 고도에 올라 갔는지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기자) 예, 이란이 자체 제작한 위성이 750km궤도 안착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IRNA 통신은 전했습니다. 이란이 발사한 위성 가운데 사상 최고 높이라는 거죠. 발사는 테헤란에서 동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샤흐루드 시 외곽의 이동식발사대에서 했습니다. 발사 장면을 보면, 발사대에는 이슬람의 12번째 이맘을 언급하는 코란 구절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란은 시아파 중에서도 12이맘파라고 불리는데요. 그래서 해당 구절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이란이 로켓을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했다는 것과 함께 이번 발사에 혁명수비대가 관여했다는 점은 서방국가들에 상당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겠는데요.

기자) 예, 그렇습니다. 위성의 궤도 안착 여부가 국제적으로 확인은 되지 않았습니다. 미군과 국무부도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란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유엔 제재는 지난 10월 만료됐거든요. 미국 정부는 앞서 이란에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하지 말 것을 촉구했었습니다. 이란의 위성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말이죠. 앞서 2019년에는 이란의 민간 우주국과 두 군데 연구기관에 제재를 부과하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북한 사례에서 보듯이 위성발사 기술이 사실상 탄도미사일에 전용될 수 있기 때문이죠?

기자) 예, 그렇습니다. 위성 발사체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과 유사한 기술을 사용하기 마련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보기관도 2023년 세계위협평가 보고서에서, 이란 역시 ICBM을 개발하는 데 일정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진행자) 이란도 항상 핵무기 개발을 부인해 왔고, 우주 프로그램도 순수한 민간 목적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만, 탄도미사일 기술이 완성되면 결국 핵탄두까지 장착하려고 할텐데요.

기자) 예, 말씀 하신 것처럼 대륙간탄도미사일은 핵무기를 운반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란은 핵 협상이 결렬된 후, 무기급에 가까운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핵무기를 생산하기로 결정한다면 몇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고, 국제원자력기구는 반복해서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는 이란의 행보도 주목될 수밖에 없겠는데요.

기자) 예, 이란은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 집권 시절에는 우주 프로그램 개발을 사실상 늦추고 있었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중도파로 분류됩니다. 그러다 보니 서방국가들과의 긴장이 고조될 것을 우려했던 거죠. 그런데 2021년 집권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이 프로그램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강경보수파입니다. 또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가장 강력한 후계자로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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