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새 불법 환적지로 지목된 서해 석도 인근 해상에서 이틀 동안 무려 11척의 선박이 수상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바다 한가운데서 적재함을 열고 화물을 옮겨 싣는 듯한 선박이 여기저기서 발견됐는데, 길이 100m가 넘는 대형 선박이 더 자주 출몰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서해 석도 앞바다를 촬영한 지난 2일 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선체를 맞댄 선박 여러 척이 포착됐습니다.
약 115m 길이의 선박 바로 옆에 약 50m 선박 2척이 밀착했는데, 바깥쪽에 자리한 선박 2척은 적재함을 개방한 듯 선체 중간 부분이 유독 어둡게 표시됩니다. 가운데에 놓인 선박이 양옆 선박의 물품을 옮겨 싣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2개 지점에선 약 50m 길이의 선박이 2척씩 붙어 있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유엔 안보리 등이 묘사한 전형적인 불법 환적 행위가 이날 하루에만 3건이 포착된 것입니다.
전날인 1일에는 길이 130m와 105m 선박이 선체를 맞댔습니다.
이중 더 큰 선박은 적재함 4분의 1가량을 열고 있고, 바로 옆 선박은 적재함을 전면 개방했습니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적재함을 개방한 것으로 미뤄 두 선박이 화물을 옮겨 싣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슷한 형태로 붙어 있는 두 선박은 이곳에서 서쪽으로 300m 떨어진 곳에서도 발견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발행한 중간 보고서에서 석도 인근 해상을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2022년과 지난해 중순까지 주로 초도 인근 해상에서 이뤄졌던 환적이 최근 들어선 무대를 북동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곳으로 옮겼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이후 VOA는 작년 11월부터 12월 말까지 석도 일대에서 환적 의심 정황을 약 30건 포착했는데,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1~2일에 1건 이상씩 확인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길이 100m가 넘는 대형 선박이 포착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지난 1일과 2일에 100m 이상 선박 3척이 포착된 이 해역에선 지난달 30일에도 120m 길이의 선박 2척이 선체를 맞댔습니다. 쌍을 이룬 채 적재함을 열고 있는 모습은 주변의 여러 다른 선박과 뚜렷이 구별됩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결의 2375호 11조를 통해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어떤 물품도 건네받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문제의 선박이 환적을 통해 어떤 물품을 주고받았든 모두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는 의미입니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자국 영해에서 환적 활동을 벌이는 데 대해 선박에 대한 감시를 피하려는 목적과 금수품을 해외 항구에서 하역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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