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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동맹 우크라이나 파병 거부...EU 내 망명 신청 2016년 이후 최고


지난해 2월 에스토니아에서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에서 영국군 병사들이 박격포를 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2월 에스토니아에서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에서 영국군 병사들이 박격포를 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영국, 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 파병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유럽연합(EU) 내 망명 신청 건수가 지난 2016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지난해 또다시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였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27일 서방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문제를 언급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몇몇 나토 동맹국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일부 나토 동맹국이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먼저 미국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27일 밝혔습니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27일) 성명을 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전투 병력을 보내지 않을 것임을 그동안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이 27일에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이날(27일) 파리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있었는데요. 이 회의가 끝나고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의 패배를 보장하기 위해 파병을 포함한 “필요한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서방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것에 관해 “일반적인 합의”가 없지만,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 발언에 대해 영국이나 독일 등 다른 나토 동맹국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리시 수낙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영국에서 이미 우크라이나군을 훈련하고 있는데, 별도로 대규모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유럽 나라나 나토 회원국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보내지 않는다는 기존 합의된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탈리아 총리실도 “이탈리아의 우크라이나 지원에는 유럽이나 나토 회원국 군대가 우크라이나 영토에 있는 것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나토 본부 쪽에서는 무슨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나토 관리는 AFP통신에 동맹국들이 전례 없는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지만, 나토 전투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나토가 계속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우크라이나 파병 검토를 부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나토군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있어 조금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앞서 나왔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투병을 전선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지뢰 제거나 무기 생산, 그리고 사이버 작전을 위한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그런 임무를 위해 미군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우크라이나에 가 있는 유일한 미군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가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크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과 함께 점검하는 중요한 일을 하는 인원들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 발언에 관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는 러시아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토 병력이 우크라이나에 배치되면 러시아와 나토 사이에 대결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이는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는 나라들의 이익이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에 관해서 우크라이나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보좌관은 마크롱 대통령 발언이 좋은 신호라며 환영했습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에 부과된 위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파병까지 언급한 건 막대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황이 불투명하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서방 측이 제공한 현대식 무기로 무장한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반격을 시도했는데 사실상 실패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비교해 훨씬 강력한 포병 전력과 더 큰 규모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서방 나라들, 특히 미국이 지원하는 최신 무기에 크게 의존하는 실정인데요. 특히 최근에는 포탄이 부족한 탓에 전선에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유럽연합(EU)이 포탄 100만 발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약속했었는데,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EU가 약속한 물량의 절반도 안 되는 30%만 수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마을을 추가로 점령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군 측은 아우디우카 인근 마을 2곳에서 철수했다고 27일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의 한 고위 지휘관은 러시아군에 빼앗긴 아우디우카 서쪽 방면에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동부 요충지인 아우디우카 점령이 러시아군에 의미 있는 전과라고 할 수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9개월 새 거둔 가장 큰 전과인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아우디우카 점령이 절대적인 성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주민들이 크로아티아에서 헝가리 국경을 넘고 있다. (자료사진)
이주민들이 크로아티아에서 헝가리 국경을 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EU 내 망명 신청 건수가 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유럽연합망명청(EUAA)이 2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건수가 114만 건으로 전해(2022년)와 비교해 18% 늘었습니다. 이는 지난 2016년 이래 최고 수준인데요. 이 수치는 EU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와 스위스 내 건수까지 합친 것입니다.

진행자) 지난 2015년과 16년에 유럽에서 난민 위기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시리아 내전으로 많은 난민이 몰리면서 2016년에 망명 신청 건수가 116만 건을 기록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고 많은 우크라이나 사람도 EU 나라들로 들어갔는데요. 이번 EUAA 통계가 이 사람들까지 포함한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대략 44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EU에서 임시보호신분을 얻었는데요. 이들은 포함하지 않은 통계입니다.

진행자) 지역별로는 어느 나라 출신이 가장 많이 망명을 신청했나요?

기자) 네.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인데요. 각각 18만 1천 건과 11만 4천 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경향으로 튀르키예 국적자들이 10만 건 이상으로 3위에 올랐는데요. 이는 전해(2022년)와 비교해 82% 증가한 숫자입니다.

진행자) 지금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에서 온 사람들은 몇 건이나 망명을 신청했습니까?

기자) 네. 대략 1만1천600건으로 기록을 세웠는데요. 그렇지만 EU 회원국 가운데 대다수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진행자) 지난해 EU 안에서 망명 신청을 가장 많이 접수한 나라는 어디였나요?

기자) 네. 독일이 33만 건 이상으로 가장 많았는데, 전체 건수 가운데 거의 3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다음 프랑스가 16만7천 건, 스페인 16만2천 건, 그리고 이탈리아가 13만6천 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인구 비율로는 인구가 약 120만 명에 불과한 키프로스가 1위였는데요. 주민 78명당 1건이었습니다.

진행자) EU가 지난 2015년과 16년에 난민 위기를 겪고 난 뒤 이주민 유입을 줄이기 위한 조처를 속속 도입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망명 신청이 거부된 사람들의 추방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다양한 조처를 도입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EU는 이주민 유입을 줄이고, 난민 수용 비용과 수용할 난민 숫자를 조금더 공평하게 배정하는 새로운 규정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조처에도 불구하고 EU로 들어오려는 이주민이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럽난민망명위원회(ECRE)의 캐서린 울라드 국장은 지난해 12월 전쟁이나 무장 폭력, 불안정, 처벌이나 억압을 동반하는 권위주의 등 사람들을 밖으로 내모는 요인들이 증가하고 있어 망명 신청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난민 유입이 각 EU 회원국 안에서 큰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망명 신청 건수가 크게 늘었다는 발표가 다시 이런 논쟁에 불을 붙일 가능성도 있을까요?

기자) 네.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EU 내 난민 유입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면서 많은 회원국에서 이민을 반대하는 극우 성향 정당들이 세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유럽의회 선거 등 각종 선거가 연이어 치러질 예정이어서, 망명 신청 건수 증가가 이들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대한민국 내무부 웹사이트에 게재된 한국 여성 출산 지도 (자료사진)
대한민국 내무부 웹사이트에 게재된 한국 여성 출산 지도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한국의 출산율이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통계청이 28일 ‘2023 출생·사망 통계’ 잠정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한국의 출생아는 23만 명으로, 전년 대비 1만9천200명, 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6년에는 40만 명을 웃돌던 한국의 연간 출생아 수가 10년도 안 돼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합계출산율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하는데요. 2023년 합계 출산율도 0.72명으로,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합계 출산율은 0.65명으로 분기 기준 사상 처음 0.6명대를 기록했는데요.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합계출산율은 계속 하락할 전망입니다. 앞서 한국 통계청은 올해 합계출산율을 0.68명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출산율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통상 안정적인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라고 하는데요. 한국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고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서 합계출산율이 1명도 안 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로이터, CNN 등 주요 매체들은 이미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의 출산율이 또 하락했다는 제하 기사로 한국의 저출산 현상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한국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기 때문인데요. 여기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회적 요인이 있습니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육아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도 있고요. 고학력 여성들이 늘고, 직장 내 불평등 문제 등을 이유로 결혼을 기피하거나, 늦게 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직장 내 불평등이라면 예를 들어 어떤 건가요?

기자) 예를 들어 남녀 간 임금 차이를 들 수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심각한 나라인데요. 한국 여성 소득은 남성의 3분의 2 수준이라고 합니다. 서울여자대학교 정재훈 교수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여성들은 또한 일반적으로 육아 부담과 출산 휴직 등으로 직장에서 남성보다 승진 등의 기회가 적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결혼에 관한 통계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결혼은 출산과 직결된 것으로 여기는데요. 하지만 결혼해도 아기를 갖지 않는, 이른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 맞벌이 무자녀 가정)’은 증가하고 있고요. 결혼율은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결혼 건수는 약 19만3천700건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1%, 아주 조금 증가했는데요. 하지만 월별로 들여다보면 지난해 12월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약 12% 감소하는 등, 안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전체 인구도 감소하는 추세라고요?

기자) 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2월 기준, 한국 인구는 약 5천175만 명인데요. 앞으로 약 50년 후인 2072년에는 3천62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급속한 인구 고령화도 한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구는 국가 경제 성장과 발전의 주요소인데, 한국 정부는 어떤 방안을 마련하고 있나요?

기자) 한국의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닌데요. 한국 정부는 육아 휴직 급여 상향 조정, 유연 근무제 확대 등의 조처를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미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한국의 주요 정당들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공공 주택을 늘리고, 육아 보조금 확대와 대출 완화 등의 공약을 내걸고 있습니다.

진행자) 저출산 문제가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찌감치 저출산 현상을 겪은 유럽을 비롯해 한국, 일본, 중국 동북아 3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일본은 지난해 출생아 수가 약 75만9천 명으로, 전년보다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지난해 세계 1위 인구 대국 자리를 인도에 넘겨준 중국도 작년 출생아 수가 902만 명으로, 2년 연속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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