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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한 연합연습 반발 “응분 대가 치를 것”…한국 “직접 도발 시 압도적 대응”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22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한국 동해안 축선이 그려진 작전지도가 배경에 걸려있다. (자료사진)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22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한국 동해안 축선이 그려진 작전지도가 배경에 걸려있다. (자료사진)

북한은 어제(4일) 시작된 미한 연합훈련인 ‘프리덤실드’(FS)를 ‘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며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한국은 북한이 직접 도발 시 압도적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방성은 5일 대변인 담화를 내고 “미국과 대한민국이 정전 상태 지역의 정세에 예측불가능성을 증폭시키는 도발적인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을 또 다시 개시했다”고 밝혔다고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국방성은 “한 점의 불꽃으로도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발화 조건이 성숙된 조선반도 지역”이라며 "세계 최대 핵 보유국과 10여개 추종국가들이 결탁해 전개하는 대규모 전쟁연습은 절대로 ‘방어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4일 시작된 연례 상반기 미한 연합연습 ‘프리덤실드’(FS)에 대해 전쟁연습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겁니다.

오는 1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FS 연습에선 한반도 전 지역에서 연합 전술실사격, 공대공 실사격, 공대지 폭격과 공중강습 등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48차례의 대규모 야외기동훈련(FTX)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또 이번 연습엔 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12개 유엔군사령부 회원국도 참가했습니다.

국방성은 “주권국가에 대한 군사적 위협과 침공 기도를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 미국과 대한민국의 무분별한 군사연습 소동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더 이상의 도발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중지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릇된 선택이 가져올 안보 불안을 각일각 심각한 수준에서 체감하는 것으로써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방성은 또 “적들의 모험주의적인 행동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며 “조선반도 지역의 불안정한 안보환경을 강력히 통제하기 위한 책임적인 군사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국방성 담화는 미한 연합훈련에 대응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와 군사정찰위성 개발 등 국방력 강화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양욱 연구위원] “한미 연합훈련을 계기로 해서 대한민국과 미국 그리고 주변국가들에 대한 핵 위협을 높여 나가는 명분을 쌓으려는 그런 내용의 성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방성은 또 담화에서 “인민의 복리 증진을 위한 경제건설에 대규모 군 병력이 투입된 공화국의 현실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미국 주도 하에서의 한국 괴뢰들과 추종세력들의 광란적인 전쟁연습 소동은 지역 정세 불안정의 근원을 재삼 확인시켜 주고 있으며 인류를 핵으로 위협하는 장본인이 누구인가를 더욱 명백히 가리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제시한 ‘지방발전 20x10 정책’ 실행을 위해 인민군 124연대를 새롭게 조직하는 등 인력 확보에 나섰습니다.

북한이 인민군의 경제현장 활동 그리고 미한 두 나라 군의 연합연습을 대조시켜 자신들의 정당성을 부각시키고 주민들에게 반미 반한 감정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마치 한미 연합연습은 부당한 것이고 자기들의 군 운용은 정당하고 평화를 위한 것이고 이렇게 대비시키면서 한미 행동이 잘못됐다고 부각시키려는 그런 선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미한 연합연습에 대한 북한 측 반발 담화에서 경제건설에 군 병력이 투입됐다고 언급한 대목은 이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를 통해 자신들이 선제도발에 나설 생각이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부각시켰다며, 이는 미국 내에서 한반도에서의 위협 감소를 위해 북한과 협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은 메시지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홍민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먼저 선제적으로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거나 먼저 핵 공격을 하거나 이런 구도가 아니라 오히려 미국이 그걸 자극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향후 한반도 문제 해결은 양측이 그런 위협을 감소시키는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사실상 오늘 메시지에 다 담고 있는 것이죠.”

한국 국방부는 북한 측 담화에 대해 ‘직접적 도발 시 압도적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국방부는 “한미 연합연습은 북한 도발과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의 군사연습”이라며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이어 “만약 북한이 연합연습을 빌미로 직접적 도발을 할 경우 즉시, 강력히, 끝까지라는 원칙에 따라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위협이 국방성발로 나왔다는 점에서 단순한 엄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통일연구원 박형중 석좌연구위원은 미 전략자산 전개 등을 계기로 북한의 군사적 대응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

[녹취: 박형중 석좌연구위원] “미국이 한반도에 전략무기를 반입하는 경우에 대해선 북한은 자신들이 그것을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 과시 입장에서 이를 테면 단거리 중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하는 등 행동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특히 지난해 말부터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그리고 한국을 ‘제1주적’으로 규정해 왔기 때문에 이번 FS연습을 빌미로 서해 포사격 훈련 등 위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북한은 지난해 하반기 미한 연합연습 ‘을지 프리덤 실드’(UFS)가 진행된 기간엔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탑재한 ‘천리마 1형’의 발사를 시도하고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쏘는 등 도발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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