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된 라진항에서 또다시 대형 선박의 입항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중국 남중국해에선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유조선의 수상한 움직임이 확인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지난 7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 10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부두에 선체를 바짝 밀착시킨 선박 바로 앞에는 약 130m 길이로 놓인 컨테이너 추정 물체가 보입니다.
앞서 라진항에는 지난달 31일에도 길이 110m의 선박이 정박했다가 떠났는데, 약 일주일 만에 또 다른 선박의 입항 장면이 확인된 것입니다.
이 부두는 지난해 백악관이 군사 장비와 탄약을 실은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선적되는 장소로 지목한 곳입니다.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 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300여 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백악관은 라진항에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실려 러시아 항구로 옮겨진 뒤 열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밝혔는데, 이번에도 당시와 동일한 움직임인지 주목됩니다.
이들 선박 컨테이너에 무기가 담겼다면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데 백악관 등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정작 두 나라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남혁 /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3등 서기관 (지난 2월)
“우리는 러시아와 무기거래를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습니다. 무기거래설은 북한에 대한 음해이며, 불법적인 대북제재 결의안을 발동해 국제 무대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적대 세력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유조선의 수상한 움직임이 또다시 포착됐습니다.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의 제재 선박인 남산 8호는 3월 9일 북한 서해상을 벗어나 중국 방면으로 항해하는 장면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어 29일 중국 상하이 인근 동중국해에 출현, 31일까지 중국 산둥성 인근 바다로 북상하는 모습을 노출했습니다.
유엔의 제재로 각국 항구로부터 입항 금지는 물론 자산 동결을 받아야 하는 남산 8호가 약 일주일 동안 AIS 위치신호를 끈 채 어디에서, 어떤 일을 벌였는지 의문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