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시설을 또다시 해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엔 북한 쪽 출입구를 철거했는데 인근 다른 시설로의 해체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개성공단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지난 4일 자 위성사진입니다.

북한 개성 방면으로 이어지는 북한 측 출입시설 일대의 건물이 모두 사라진 모습입니다.

개성공단 서쪽에 위치한 북한 측 출입시설은 폭 15m 도로를 가운데에 두고 파란색 지붕의 직사각형 건물 5개가 양옆 약 120m 길이로 늘어선 형태를 하고 있었는데, 건물 대신 대형 물체가 자리한 것입니다.

얇고 긴 직사각형 형태의 이 대형물체는 차량이 통행할 수 있도록 가운데 부분이 뚫려 있습니다.

북한이 톨게이트 형태의 출입 시설을 부순 뒤 북한 측 주민의 통행을 제한하는 벽 형태의 구조물을 세웠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과거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출입시설에 대한 본격적인 해체 작업은 지난 3월 13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날부터 건물 지붕의 모양이 변하기 시작하더니 같은 달 18일엔 북쪽 부분에 있던 건물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어 4월 9일엔 도로 중심부의 지붕만이 남은 채 건물 5개 동이 모두 철거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이달 4일, 출입시설이 있던 자리에 긴 직사각형 형태의 구조물이 들어선 장면이 확인된 것입니다.

북한이 어떤 이유로 북한 측 출입구를 없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VOA는 개성공단 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이 철거되고, 한국 측 출입구 인근 건물과 시설이 해체되는 등의 변화를 포착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한국과 관련된 개성공단 내 주요시설에 대한 철거에 나선 것인지 주목됩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고 대남 정책의 큰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개성공단 내 한국 공장 건물 등의 철거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5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120여 개 한국 기업체가 입주해 최대 5만 명에 이르는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2월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을 이유로 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했고, 이후 북한은 한국 측 자산에 대한 전면 동결을 선언했으며, 2020년 6월엔 개성공단 내 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을 폭파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