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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여성, 제네바서 북한 장애인 실태 증언 “‘상이군인’도 보호 안 해”


탈북민 맹효심 씨가 15일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정상회의’ 연단에 올라 북한 내 장애인이 겪는 고통을 증언했다.
탈북민 맹효심 씨가 15일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정상회의’ 연단에 올라 북한 내 장애인이 겪는 고통을 증언했다.

장애인 차별이 심각한 북한에선 복무 중 부상 당한 군인 조차 외면당한다는 탈북 여성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탈북한 이 여성은 북한 내 장애인 인권 실태를 고발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여성, 제네바서 북한 장애인 실태 증언 “‘상이군인’도 보호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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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하반신 마비의 장애인 어머니와 그 어머니를 등에 업은 아버지와 함께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 맹효심 씨가 15일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정상회의’ 연단에 올라 북한 내 장애인이 겪는 고통을 증언했습니다.

중증장애를 가진 어머니를 둔 맹 씨는 북한 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맹효심 씨] “People with disabilities are not allowed to go to university in North Korea. My mom worked so hard to help support our family, she worked at the convenience stores, she sawed and she did everything. North Korea’s disability Protection Act says that people and soldiers with disabilities who helped country would receive special treatment, but this isn’t reality.”

장애인은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없고, 자신의 어머니는 장애가 있음에도 가족 부양을 위해 삯바느질 등 모든 일을 닥치는 대로 해야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장애인보호법’에 따르면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군인과 장애인은 특별 대우를 받는다고 돼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16살 때 평양으로 떠난 가족여행에서 겪은 일화를 소개하면서 북한이 상이군인조차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현실을 비판했습니다.

[녹취: 맹효심 씨] “I remember when I was 16 year old, we took a family trip to Pyongyang, the disabled veterans we met sold goods to try to make a living.”

평양 여행에서 군 복무 중 다쳐 장애인이 된 전직 군인들이 생계 유지를 위해 물건을 파는 모습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어 “나무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있던 그들의 모습이 기억난다”면서 “북한장애인보호법은 전직 군인조차 보호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6월 18일을 ‘장애인의 날’로 지정했지만 우리들은 이런 날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며 “북한 주민들은 당국이 장애인 보호 조치를 갖고 있는지, 다른 나라들은 장애인들을 어떻게 지원하는지도 모른다”고 지적했습니다.

맹 씨는 또 어려웠던 북한 탈출 과정을 회고하면서 탈북은 목숨을 건 위험한 여정이지만 장애인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맹효심 씨] “My father carried my mother on his back. We crossed the Yellow River into China. We were so scared as we escapade. The thing that I remember most is my father’s love for my mother. And when we arrived in Seoul, I was shocked. They had special seats on trains and elevators in the train station. Compared to North Korea, South Korea is truly a paradise.”

맹 씨는 아버지가 장애를 가진 어머니를 등에 업은 채 강을 건너 중국 국경을 넘었다면서 “탈출할 때 우리는 너무나 무서웠지만, 탈북 후 어머니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에 도착해 장애인을 위한 특별 좌석, 기차역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등을 보면서 “한국은 그야말로 천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한국과 달리 장애인이 살아가기에 불편할 뿐만 아니라 위험한 곳이며, 북한 당국의 선전과는 정반대인 곳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에 있는 장애인들을 위해 목발과 휠체어를 보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아울러 “자신의 희망은 북한 주민 모두가 자유를 얻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보여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한국에서 북한 장애인 인권 현실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는 맹 씨는 지난달에는 미국 하버드대학이 개최한 탈북민 영어 말하기 대회에도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03년 ‘장애인보호법’을 제정했고 2013년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 서명한 북한은 장애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고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16번째로 열린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정상회의’는 미국 뉴욕에 있는 ‘인권재단’과 제네바에 있는 ‘유엔 워치’ 등 25개 민간단체가 공동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이 회의에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의 신동혁, 강철환 씨를 비롯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호원으로 일한 이영국 씨, 또 영국에 정착해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는 ‘징검다리’의 공동대표 박지현 씨 등이 참석해 북한의 인권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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