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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정상회담으로 북중러 연대 본격화…제재 해제 요구 더 거세질 것”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 공원에서 열린 다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 공원에서 열린 다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북중러 3자 연대를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세 나라가 서로 유기적으로 지원하면서 국제 제재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더욱 노골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러 정상회담으로 북중러 연대 본격화…제재 해제 요구 더 거세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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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비통제·비확산 센터의 존 에라스 선임정책국장. 사진 = 군비통제·비확산 센터
군비통제·비확산 센터의 존 에라스 선임정책국장. 사진 = 군비통제·비확산 센터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군비통제·비확산 센터의 존 에라스 선임정책국장은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한 것 자체로 한반도 안보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에라스 선임국장] “I think that is a significant event in itself as far as the implications for the situation on the Korean Peninsula. Now Russia is advocating for North Korea in terms of ending some of the sanctions and some of the isolation that has been imposed upon the North and they in some way getting China to go along with some of these ideas. So I think that that's the most significant impact immediately on the Korean Peninsula.”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 담당 선임부국장을 역임한 에라스 국장은 이날 VOA와의 화상통화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이미 전례 없는 군사 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5선 연임 뒤 첫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서 북한과 이란에 더해 중국의 본격적인 지원을 얻어 내는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역내에서 북한을 포함한 3각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도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지금 러시아는 북한에 부과된 일부 제재와 고립을 종식시키는 측면에서 북한을 옹호하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중국이 이러한 아이디어를 따르도록 하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그동안 북중러 연대에 다소 미온적이었던 중국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한반도에 당장 미치는 가장 중요한 영향”이라고 진단했습니다.

16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중국-러시아 수교 75주년 기념 갈라 행사에 참가했다.
16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중국-러시아 수교 75주년 기념 갈라 행사에 참가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의한 군사 분야에서의 위협 행동에 반대한다”며 “이 같은 행동은 무력 사건들과 한반도에서의 긴장 고조 등 북한과의 추가 대결을 촉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한반도와 관련한 러시아와 중국의 건설적 구상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협박과 제재 및 억압을 포기하며, 북한과 기타 관련국들이 서로의 안보 우려에 대한 상호 존중과 수용을 바탕으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중러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아닌 미국과 그 동맹국을 군사 위협의 주체로 지목하고 긴장 완화 조치를 요구한 데 대해 북한이 해오던 ‘적반하장식 주장과 수사의 반복’이라는 데 일치된 견해를 보였습니다.

토머스 신킨 ‘알스트리트 연구소(R Street Institute)’ 정책 담당 국장. 사진 = R Street Institute.
토머스 신킨 ‘알스트리트 연구소(R Street Institute)’ 정책 담당 국장. 사진 = R Street Institute.

국무부 출신의 토머스 신킨 알스트리트연구소 정책국장은 16일 VOA와의 화상통화에서 개별적으로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오던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대변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에 아첨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신킨 정책국장] “I think it's more a reflection of the fact that Russia and China are trying to play up to North Korea. They're trying to cultivate it and therefore they're kind of parroting what the North Koreans have said which is any exercises that the US participates in with the Republic of Korea is somehow a threat in keeping with North Korea's objective to degrade the relationship and to degrade that is to say the US-ROK relationship to degrade that and to degrade readiness for both the United States and the Republic of Korea in terms of military preparedness to stand up to North Korea.”

신킨 정책국장은 중국과 러시아의 이 같은 주장을 발전시키려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한 관계와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 준비 태세를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중러의 미국 비난과 북한 옹호가 당장 북한의 도발 증가나 한반도를 비롯한 역내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the main restraint there is the North Korean concern that that could lead to a broader conflict, which of course North Korea would lose. So I don't think this kind of, this kind of statement will really lead to a change in North Korean behavior. And I'm sure the Chinese don't want North Korea to do something that could increase the risk of conflict.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사진 = Brandeis University.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사진 = Brandeis University.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이날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도발이 더 큰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북한의 우려가 가장 큰 억제 요인”이라면서 북한이 패배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섣불리 도발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중국도 북한이 분쟁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공동성명으로 북중러 세 나라가 급격한 행동 변화를 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한 북한은 현재 미국의 대선 결과에 주목하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은 도발 등 긴장 격화 대신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면서 전력 강화 및 낡은 포탄 재고 소진 등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역내 역학 관계에서 큰 변화보다는 ‘미한일 대 북중러’라는 기존 대립 구도가 좀 더 분명해지는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Both China and Russia oppose the US alliance system in East Asia. And in particular efforts by the Biden administration to strengthen military cooperation with South Korea and enhanced trilateral cooperation with Japan and South Korea and US efforts to invite South Korea and Japan to join Aucus Pillar two. I don't think it will make any difference. I think the United States and its allies will continue to strengthen military alliance in order to deter North Korea. So the statement I don't believe will have any impact on, on Japan and South Korea's policies.”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 체제에 반대하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도 한국과의 군사 협력과 미한일 3자 협력을 강화하려 노력하는 동시에 미국과 영국, 호주의 안보동맹인 오커스의 필러-2에 한국과 일본을 참여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북중러 3각 연대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이에 대응한 미한일 3자 협력도 더욱 강화되는 구도가 더욱 선명해질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면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열리면 한반도와 관련해 어떤 발표가 나올 지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또다시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에 대해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의 대북제재 이행 감시 역량을 무력화시킨 양국이 향후 더욱 노골적으로 북한 편을 들며 제재 해제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토머스 신킨 정책국장은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과 기권을 남발하고 정부 차원에서 대북제재 무용론을 연일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공동성명에 제재 해제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신킨 국장] “I don't think that there's going to be any possibility of getting additional sanctions through the UN Security Council for this present time. It's obviously been highly unlikely in recent years that Russia and China would proactively work with North Korea to tone down its rhetoric or to tone down its aggressive posture. So I don't see that happening. And as you note, Russia and China are continuing to around the margins where they can evade the sanctions.”

이어 중러의 반대로 “현재로서는 유엔 안보리를 통해 추가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면서 최근 몇 년 간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의 수사를 완화하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완화하기 위해 북한과 협력한 적이 없었다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이 제재 회피를 할 수 있는 한계선 근처에서 계속 움직이고 있다”며 대북제재에 협력하기보다는 제재 해제를 전보다 더욱 노골적으로 주장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새뮤얼 웰스 우드로윌슨센터 냉전 연구원. 사진=우드로윌슨센터
새뮤얼 웰스 우드로윌슨센터 냉전 연구원. 사진=우드로윌슨센터

새뮤얼 웰스 우드로윌슨센터 냉전 연구원도 이날 VOA와의 화상통화에서 중러 양국의 대북제재 해제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특히 북한의 지원이 절실한 러시아가 이 같은 움직임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웰스 연구원] “Russia's in a spot of need. I mean they need technology, they need supplies, they need ammunition and they need troops who will be loyal to this varied, damaging and strategically misguided war. So Russia's trying anything they can get, including making a number of promises in Beijing. So it's, I think this communique that we're talking about is similar to things we've seen before but perhaps phrased in a much more urgent tone than we've seen before and that reflects Russia's needs, not necessarily China's intentions.”

우드로윌슨센터 부회장을 지낸 웰스 연구원은 “러시아는 현재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기 위해 기술과 보급품, 탄약 등이 매우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는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여러 약속을 하면서 얻어낼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번 공동성명에 담긴 내용의 어조는 과거보다 훨씬 더 긴급하며, 이는 중국의 의도보다는 러시아의 요구가 반영돼 있는 결과”라고 해석했습니다.

웰스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의 훼방으로 추가적인 제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기존 제재를 충실히 유지하고 이행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웰스 연구원] “I think they should keep the sanctions they have they're not there's not much room to expand them greatly because we've shankened almost everything we can sanction for North Korea. I think probably we could not necessarily sanction but disrupt and take a more aggressive policy toward the state endorsed hacking and cyber attack capabilities that the North Koreans have worked to perfect.”

동시에 북한의 해킹 등 사이버 공격 능력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정책을 통해 제재 이상의 효과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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