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지원받은 미국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걸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백악관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면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조 바이든 대통령 앞에 공식 제시되지는 않은 상태이고, 백악관 핵심이 블링컨 장관의 주장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지도 불투명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첨단 무기를 지원하면서도 그 무기로 국경 넘어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러시아의 반발로 확전될 우려 때문입니다.
◾️러시아군 공세 주목
지난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미국 무기로 러시아 영토에 있는 군사 표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백악관에 말한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불리한 쪽으로 전개되는 전황과 맞물려 주목됩니다.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북동부 국경을 전격적으로 넘어 새로운 전선을 여는 등 우크라이나군을 밀어붙이고 있고, 루한시크 등의 요충지를 장악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미국에 거듭 요청
우크라이나는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에 대한 공격 횟수를 늘렸습니다.
러시아 군사 시설, 석유 등 에너지 기반설비, 선박 등을 공격했는데, 자체 생산 드론(무인항공기)을 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갈수록 러시아의 방공망에 요격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요격을 피할 수 있는 미사일 등 서방의 첨단 무기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0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서방 국가들이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영토와 접경 지대의 러시아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긍정적 신호는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공개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도 러시아의 봄철 대공세로 후퇴를 거듭하고 있는 전황을 언급하며, 미국 고위 당국자들에게 러시아 영토 타격 허용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최근 금지 조건 철회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서 ‘러시아 영토 내 표적 공격 금지’ 조건을 최근 철회했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 2일 우크라이나 방문 중, 우크라이나가 영국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타격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우크라이나에게 그럴 “권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영국제 ‘스톰섀도’ 순항미사일로 러시아 여러 지역을 공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이 영국과 같이 입장을 바꾸게 되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내 표적을 공격하는 일이 좀 더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의 반발이 불가피해 미국과 러시아,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 구도는 더 뚜렷해질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서 전술핵무기 훈련에 나서면서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습니다.
이번 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 사용하는 상황을 가정한 전술핵무기 공개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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