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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항공 결항률 최대 60%...단 2개국 향하며 수시로 ‘운항 취소’


고려항공의 TU-204 기종의 최근 운항 기록. 자료=FlightRadar24
고려항공의 TU-204 기종의 최근 운항 기록. 자료=FlightRadar24

고려항공의 결항률이 최대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단 2개국을 운항하면서 전 세계 항공업계에서 유례없는 결항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고려항공 결항률 최대 60%...단 2개국 향하며 수시로 ‘운항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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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인 23일은 고려항공의 베이징행 노선 JS251편의 운항이 예정된 날입니다.

그러나 항공기의 운항과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이날 북한 영공을 벗어난 고려항공기는 단 1대도 없습니다.

베이징행 JS251편과 평양으로 되돌아오는 JS252편이 모두 운항 취소, 즉 결항했기 때문입니다.

고려항공이 지난달 공개한 새로운 항로 시간표. 이 시간표를 기준으로 한 베이징행 고려항공편의결항률은 약 60%, 전체 노선에 대한 결항률은 35%로 나타났다. 자료=고려항공 웹사이트
고려항공이 지난달 공개한 새로운 항로 시간표. 이 시간표를 기준으로 한 베이징행 고려항공편의결항률은 약 60%, 전체 노선에 대한 결항률은 35%로 나타났다. 자료=고려항공 웹사이트

지난달 고려항공은 자체 웹사이트에 5월 1~3일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항로시간표’를 게시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중단됐던 여러 노선에 대한 운항 재개를 예고했습니다.

그러나 VOA가 고려항공의 운항 기록을 살펴본 결과 약 3주가 지난 23일 현재 JS251편을 비롯한 이들 노선 상당수는 공개된 시간표에 맞춰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고려항공의 베이징 노선인 JS151편과 JS251편입니다.

플라이트레이더24 자료에는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운항이 예고된 JS151편이 지난 7일과 21일에만 항공편을 띄웠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이는 출발편을 기준으로 4일과 11일, 14일, 18일에 떠야 했던 여객기가 결항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총 6편 중 2편만이 운영되면서 결항률은 66.67%로 집계됐습니다.

또 매주 목요일마다 운영되는 베이징행 JS251편도 전체 4번의 목요일 중 2일과 16일, 단 2회만 운영돼 결항률 50%를 기록했습니다.

JS151과 JS251편을 합친 베이징 노선의 결항률은 60%에 달합니다.

지난해 8월 북한 평양 순안공항을 이룩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착륙했다.
지난해 8월 북한 평양 순안공항을 이룩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착륙했다.

고려항공의 또 다른 노선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행 JS271편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JS271편은 단 6번의 운항 일정 중 1번을 결항해 16.67%의 결항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한 항공편은 매주 수요일마다 중국 선양으로 향한 JS155편이 유일했습니다. JS155편은 1일과 8일, 15일, 22일에 선양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VOA가 중국 베이징과 선양,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대한 운항 횟수를 집계한 결과 고려항공의 전체 결항률은 35%로 집계됐습니다.

전 세계 항공업계와 각국 공항은 매년 각 항공사의 결항률을 집계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공편이 지체되는 경우는 있어도 실제 결항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일반적인 결항률은 1~2%대에 머물곤 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미국 항공사 중 가장 높은 결항 비율을 보였는데, 그 결항률은 2.75%에 불과했습니다.

또 한국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2022년 약 9만8천 편 중 539편만이 지상에 발이 묶여 0.5%의 결항률을 기록했습니다.

30%를 넘는 고려항공의 결항률은 이 기간 한국에서 가장 높은 결항률을 기록한 항공사의 기록인 2.2%와 비교해서도 15배에 달합니다.

일반적으로 각국 항공사는 승객 수가 적거나, 기상 여건이 여의찮을 때처럼 극히 드문 상황에서 결항을 결정합니다. 또 일부 소규모 항공사는 고장난 기체를 대체할 여객기가 없을 때 운항을 취소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고려항공이 이처럼 많은 항공 여정을 취소한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습니다.

현재 고려항공은 투폴레프사의 TU-204 항공기 2대와 안토노프사가 만든 AN-148 2대, 일류신사의 IL-62 2대 등 약 10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연합(EU) 등은 안전을 이유로 TU-204 기종만을 회원국 상공에 진입할 수 있도록 했으며 중국도 TU-204와 AN-148의 운항만 허가한 상태입니다.

이들은 생산된 지 약 10년 정도 된 비교적 신식 기체입니다.

북한 평양 순안 국제공항의 고려항공 여객기. (자료사진)
북한 평양 순안 국제공항의 고려항공 여객기. (자료사진)

다만 고려항공은 최근 약 4번에 걸쳐 옛 소련제 여객기인 Il-62 기종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생산된 지 약 40년이 된 노후 기체이지만, 러시아가 Il-62 기종의 운항에 특별한 제약을 두지 않으면서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배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Il-62 기종을 여객기로 이용하는 항공사는 고려항공이 유일합니다. 그만큼 Il-62 기종이 낡고 오래됐기 때문입니다.

앞서 고려항공은 1983년 7월 아프리카 나라 기니에서 발생한 추락 사고로 Il-62 기종을 잃은 바 있습니다. 남아있는 Il-62 기종 또한 안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고려항공은 취항할 수 있는 나라가 극히 드문 항공사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려항공은 2015년까지만 해도 중국과 러시아 외에 파키스탄, 쿠웨이트, 태국, 말레이시아 등 최대 6개국 10여 개 도시에서 승객들을 실어 날랐습니다.

하지만 2017년을 전후해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나라들이 핵실험 등을 이유로 고려항공의 착륙을 전격 금지하고 일부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자국 영공 통과까지 불허하면서 이후 중국과 러시아로 취항지가 한정돼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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