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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서 ‘선적 취소’ 수상한 선박, 북한 깃발 달아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 나타난 룡현호의 등록 정보. 자료=GISIS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 나타난 룡현호의 등록 정보. 자료=GISIS

몽골에서 선적을 취소당한 선박이 최근 선적을 북한으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몽골 정부는 북한 관련성을 몰랐다며, 국제 규정을 위반하는 이런 선박을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몽골서 ‘선적 취소’ 수상한 선박, 북한 깃발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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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깃발을 단 ‘룡현호’가 지난해 몽골로부터 선적을 취소당했던 선박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VOA는 몽골 선적의 ‘피스 엔보이’호가 지난해 11월 선적과 이름을 각각 ‘북한’과 ‘룡현호’로 바꾼 뒤 최근 이를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했다고 22일 보도했습니다.

몽골 해사청이 피스 엔보이의 선적 취소를 통보하는 서한. 작년 10월 12일부로 더 이상 몽골 선적 선박이 아니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제공=몽골 해사청
몽골 해사청이 피스 엔보이의 선적 취소를 통보하는 서한. 작년 10월 12일부로 더 이상 몽골 선적 선박이 아니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제공=몽골 해사청

그런데 몽골 해사청 관계자는 24일 VOA의 관련 질의에 “피스 엔보이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선박자동식별장치(AIS) 트랜스폰더를 비활성화하며 국제와 국내 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2023년 10월 12일 몽골 선박등록부로부터 등록이 취소됐다”고 밝혔습니다.

[해사청 관계자] “With regard to your inquiry, please be informed that the subject vessel Peace Envoy (IMO 9028158) was deregistered from the Ship Registry of Mongolia on 12 October 2023 due to non-compliance with international and domestic requirements by deactivating the AIS transponder without any justifiable reason. Despite our Administration's multiple notifications to activate the equipment and submit a letter of explanation, we received no response from the owner and crew.”

이어 “(AIS) 장비를 활성화하고 소명서를 제출하라는 해사청의 여러 번에 걸친 통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주와 선원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제3국 선박이 선적을 북한으로 변경한 것은 북한이 해당 선박을 구매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문제의 선박은 북한 깃발을 달기 전부터 AIS를 끄는 등 위법 행위가 발각돼 등록이 취소된 전력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 선박이 AIS를 수시로 끄고 운항한 이유는 불확실합니다. 또 북한이 이런 선박을 구매한 배경도 의문입니다.

다만 AIS를 끄는 건 북한 선박과 공해상에서 물건을 주고받거나 직접 북한 항구에 입항하는 제재 위반 선박이 보여온 관행이라는 점이 주목됩니다.

따라서 북한이 대북제재 위반에 연루된 선박을 구매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또 이 선박이 애초에 북한의 해외 위장회사가 운영하던 선박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 소유를 감추고 운영하던 선박이 몽골 당국으로부터 등록 취소 조치를 당하자 북한 깃발로 바꿔 단 경우입니다.

몽골 해사청이 VOA에 제공한 과거 피스 엔보이호의 등록 서류에는 선주 회사의 이름이 ‘엘리트 서클 인터네셔널 리미티드’로 기재돼 있습니다. 또 이 회사의 주소지는 제3국 회사의 조세 피난처로 알려진 남태평양 나라 사모아로 적혀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제재 위반에 가담한 선박을 구매했다면 룡현호의 실제 소유주는 더 이상 ‘엘리트 서클 인터네셔널 리미티드’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룡현호 혹은 피스 엔보이호가 애초부터 북한이 관리하던 선박이라면 ‘엘리트 서클 인터네셔널 리미티드’는 북한의 위장 회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등록 서류만으로는 이 회사와 북한 사이의 구체적인 연관성은 파악할 수 없습니다.

몽골 해사청 관계자는 “해당 선박이 북한에 매각되거나 이전된 것이라는 추정과 관련해선 아는 게 없고, 관여한 바도 없음을 확인한다”고 말했습니다.

[해사청 관계자] “Regarding any speculation about the vessel being sold or transferred to North Korea, we hereby confirm that the Administration has no knowledge or involvement in such matters. Furthermore, the entry of a Mongolian-flagged vessel into a sanctioned country during registration shall be subject to cancelation and heavy penalties imposed by the Flag State, in accordance with the Mongolian law.”

그러면서 “몽골 선적 선박이 등록 기간 중 제재 대상 국가에 입항하는 경우 몽골 법에 따라 등록 취소와 중대한 벌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량톤수 1천806t인 룡현호는 2005년에 건조된 비교적 신식 선박으로, 현재는 평양 락랑구역 소재 ‘열광무역회사’ 명의로 등록돼 있습니다.

GISIS 자료에 따르면 룡현호는 건조 첫해 중국 선적의 젠웨이 2호로 운항을 시작했으며, 투발루와 중국, 몽골 등의 깃발을 달았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고 선박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난해에 등록한 선박은 룡현호를 포함해 최소 41척으로 추산됩니다.

이본 유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조정관 대행
이본 유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조정관 대행

이본 유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조정관 대행은 지난해 6월 북한의 중고 선박 구매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VOA의 지적에 “과거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듯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지속적인 선박 취득을 추적하고 조사해 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본 유 조정관 대행] “As you would be aware from its past reports, the Panel has tracked and investigated the DPRK’s on-going acquisition of ships. This trend continues. The transfer / sale of foreign-flagged vessels to the DPRK contravenes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UNSCRs). We continue to encourage vigilance of such vessel sale. Some recommended steps are contained in the Panel’s latest report S/2023/171.”

이어 “해외 선적 선박을 북한에 양도, 판매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며 “우리는 이러한 선박 판매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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