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라파 난민촌 공격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언급한 ‘넘지 말아야 할 선(레드라인)’을 넘은 것은 아니라고 미국 정부 관리들이 밝혔습니다. 홍콩 경찰이 새 국가보안법에 따라 선동 혐의로 7명을 체포했습니다. 무장 갱단의 준동과 폭력 사태로 무정부 상태에 빠져 있는 아이티에서 새 임시 총리가 선출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팔레스타인 분쟁 관련 소식입니다. 이스라엘군이 지난 26일 가자지구에 있는 난민촌을 공습해 많은 사상자가 난 것을 두고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미국 정부가 이 사건에 대한 견해를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난민촌에서 발생한 죽음이 가슴 아프고 끔찍하지만, 미국의 대이스라엘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28일 밝혔습니다. 커비 보좌관은 26일과 28일에 발생한 사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미국이 중단하게 할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커비 보좌관이 26일 사건 외에 28일 사건도 언급했는데, 28일에는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기자) 네. 가자 보건당국은 이날(28일) 이스라엘군 전차들 포격으로 민간인 대피 구역으로 지정된 알마와시 난민촌서 적어도 21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보도들과는 달리 군이 알마와시 난민촌의 인도주의적 구역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알마와시 난민촌에 많은 사람이 대피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은 5월 초 군의 라파 진입이 시작된 이후 민간인 약 100만 명이 알마와시로 대피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라파에 있던 사람들이 알마와시 외에는 어디로 간 건가요?
기자) 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대피한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칸유니스로 돌아갔고, 일부는 라파 서쪽으로 진입했거나 알마와시로 갔다”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한 가지 대답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또 이스라엘이 이들을 돕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28일에는 이스라엘군 전차들이 라파 중심부에 진입했다는 소식도 나왔죠?
기자) 네. 현지 목격자들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전차와 기관총이 달린 장갑차들이 알아우다 사원 근처에서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전차들이 라파 중심부로 진입했다는 보도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군이 라파 지역에서 계속 작전하고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군이 라파 중심부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라파를 겨냥한 지상 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을 볼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커비 보좌관은 대규모 지상 작전이 시작된 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커비 보좌관은 “우리는 복수의 지상 목표물들을 겨냥해 많은 부대와 병력이 대형을 갖춰 일종의 조율된 기동에 들어간 것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그들이 라파 안에 인구가 밀집한 중심부에서 대규모 지상 작전을 위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스라엘이 26일에 사람이 많이 모여 있던 난민촌을 왜 공습한 건가요?
기자) 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습 목표가 하마스 시설이었고, 그곳에 있던 하마스 지휘관과 다른 고위 관리를 겨냥해 “정밀폭탄”을 썼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공격으로 큰 불이 났는데요. 대니얼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전투기가 쓸 수 있는가장 작은 폭탄을 발사했는데 폭탄만으로 그런 규모의 불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발생한 화재로 많은 사상자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군 측은 공습 목표물이었던 시설 근처에 저장돼 있던 탄약이 발화되면서 불이 났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이번 사건에 관한 이스라엘 측 조사를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의 난민촌 공습이 실수였다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네타냐후 총리는 불행하게도 비극적으로 일이 잘못되면서 민간인들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공습이 실수였다고 설명했지만, 국제사회는 이번 사건을 강력하게 규탄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나라가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최근 라파 공격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는데도, 이스라엘이 라파 난민촌을 공격한 것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비공개로 모였는데요. 회의가 끝난 뒤 아마르 벤자마 유엔 주재 알제리 대사는 “라파에서의 살인” 행위를 중단하기 위한 결의안을 알제리가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홍콩 정부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사람들을 체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7명을 체포했습니다. 홍콩 경찰은 익명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선동 의도를 가진 메시지들을 올린 혐의로 28일 여성 6명과 남성 1명을 체포했고, 29일에는 선동적 의도와 관련된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53세 여성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체포된 사람들에게 선동 혐의가 적용됐는데, 구체적으로 뭘 선동했다는 겁니까?
기자) 네. 홍콩 경찰의 크리스 탕 보안국장은 28일 체포된 사람들의 나이가 37세에서 65세 사이라면서, 이들이 “공공 안전과 공공 질서, 그리고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들을 하도록 사람들을 선동하려고 ‘민감한 날’을 이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민감한 날이라면 뭘 말하는 건가요?
기자) 네. 1989년에 발생한 톈안먼 사태를 말합니다. 톈안먼 사태는 중국에서 금기시하는 사건인데요. 1989년 6월 4일 당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정치 개혁을 요구하며 농성하던 시위대를 중국군이 강제로 진압한 사건입니다.
진행자) 당시에 목숨을 잃은 사람이 많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수백 명, 아니면 일부 추산으로는 1천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톈안먼 사태에 대한 논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매우 민감한 사안인데요. 중국 본토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것이 금지돼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홍콩에서 이전에도 국가보안법으로 체포된 사람들이 있었습니까?
기자) 이번이 처음인데요. 이번에 적용된 국가보안법은 지난 3월에 발효됐습니다.
진행자) 3월에 발효된 법 이전에도 홍콩에 적용되는 국가보안법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20년에 중국 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 국가보안법이 채택됐는데요. 4년이 지난 올해 홍콩 의회격인 입법회가 이 법을 강화하고 구체화한 홍콩판 국가보안법을 만들었습니다.
진행자) 국가보안법은 중국 정부와 홍콩 당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력을 더 강화하려고 만든 거죠?
기자) 네. 홍콩 당국이 국가보안법을 동원해 반대파를 침묵시키고, 자유주의 언론 매체와 비정부 기구들을 폐쇄했는데요. 이런 조처가 홍콩의 역동성을 약화하고 경제 전망에 해를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홍콩 당국과 중국 정부는 2019년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장기간 계속된 뒤에 국가보안법이 홍콩의 안정을 되찾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체포된 사람 중에 홍콩에 잘 알려진 사람도 있군요?
기자) 네. 저명한 변호사이자 활동가인 차우항퉁 씨인데요. 그는 이미 2021년 9월부터 보안이 최고 수준인 여성 교도소에 구금돼 있습니다. 차우 씨는 중국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연례 촛불 집회를 조직한 홍콩연합의 전 지도자였는데요. 홍콩 연합은 지금 해산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적용된 혐의가 인정되면 어떤 처벌을 받는 겁니까?
기자) 네. 최고 7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 대변인은 이번 체포에 앞서 홍콩 내 법 집행 행위가 새 국가보안법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사용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홍콩에서는 29일에 중요한 재판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가 부과했던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활동가 47명에 대한 최종 판결이 29일에 나옵니다. 과연 이날 선고 공판에서 이들에게 어떤 판결이 나올지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이티가 임시 총리를 선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이티 과도위원회가 28일, 개리 코닐 전 총리를 임시 총리로 선출했습니다. 루이 제라르 질 과도위원회 위원은 AP 통신에, 투표권을 가진 7명 위원 가운데 6명이 코닐 전 총리가 임시 총리가 되는 데 찬성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과도위원회 위원이 모두 9명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그 가운데 2명은 참관인 자격으로 투표권이 없고요. 투표권을 가진 다른 1명은 아이티에 없었기 때문에 투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얼마 전에도 아이티 과도위원회가 임시 총리를 뽑았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아이티 과도위원회는 지난달 말, 프리츠 벨리제르 전 체육부 장관이 7표 가운데 4표를 얻어 임시 총리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일반 국민과 정치권은 물론이고, 과도위원들 가운데서도 잘 모르는 인물이라는 반응이 나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다시 총리를 선출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적절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과도위원회는 임시 총리를 선출하기 위한 새로운 절차를 밟았고요. 여러 명의 이름이 나왔는데요. 그 가운데서 코닐 전 총리를 임시 총리로 선출한 겁니다.
진행자) 코닐 임시 총리는 어떤 사람인가요?
기자) 작년 1월부터 유니세프의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 이사로 활동했고요. 2011년 10월부터 2012년 5월까지는 당시 미셸 마르텔리 대통령 밑에서 총리를 지냈습니다. 의학과 공중보건학을 공부했고요. 아이티의 빈곤한 지역사회 의료 발전을 도왔는데요. 특히 지난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재건 노력에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처음 총리를 맡았을 때는 1년도 채 안 돼서 물러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코닐 총리는 정부 관리들의 이중 국적 조사를 비롯해 여러 쟁점을 놓고 대통령, 내각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당시 마르텔리 대통령도 이중 국적 조사에 반대했는데요. 지도력 부재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임시 총리로 다시 아이티를 이끌어가야 하는데, 임기가 언제까지죠?
기자) 과도위원회의 임기에 맞춰 2026년 2월 7일까지입니다. 과도위원회와 함께 내각을 구성하고, 임기 종료 전에 새 대통령이 취임해 정권을 인수할 수 있도록 대선을 준비해야 하고요. 또 내년 말에는 총선도 치러야 합니다.
진행자) 아이티는 지금 거의 무정부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1년 7월 당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당한 후로 대통령이 없고요. 이후 2년 넘게 아리엘 앙리 총리가 정부를 이끌어왔지만, 무장 갱단이 준동하면서 국가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한편 지난주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앞으로 약 3주 안에 아이티 치안을 도울 케냐 경찰을 파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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