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방장관이 자국의 납북자들에게 가족과 만나는 날까지 희망을 잃지 말아 달라는 육성 메시지를 녹음했습니다. 이 메시지는 대북 단파 라디오 방송을 통해 다음 달 초 일본어와 한국어로 송신됩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정부 산하 납치문제대책본부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하야시 관방장관이 총리 관저에서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피해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녹음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이자 납치 문제 담당상이기도 한 하야시 장관은 “2002년 납치피해자 5명이 일본으로 돌아온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분도 귀국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며, 일본 정부는 이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납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고령이 되는 가운데 가족들과 면담 시 그들의 절박함을 대할 때마다 먹먹해진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본 정부의 노력을 전하며 부디 희망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길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겠지만 고국 땅을 밟고 여러분의 조속한 귀국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을 다시 만나 서로 껴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생각을 계속해 강하게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가족들과 재회하는 그날까지 건강에 유의하며 생활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납치 문제 담당상으로서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맹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야시 장관의 육성 메시지는 민간단체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가 운영하는 대북 단파 라디오 방송을 통해 다음 달 3일부터 9일까지 일본어와 한국어로 보내집니다.
일본 정부는 1970년~1980년대 일본인 17명이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가운데 2002년 북일 정상회담 이후 5명 만이 귀환했고 나머지 12명은 북한에 아직 남아 있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는 13명이며, 이 가운데 5명이 일본으로 돌아갔고 나머지는 모두 사망해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북한에 의한 자국민 납치 문제 해결을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내세우고 이들의 조기 귀국 실현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아베 신조 전 총리 때부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통한 납치 문제 해결을 추진해 왔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이를 계승해 여러 차례 북한과의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과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를 계속하겠다”며 북일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기시다 총리] 일본어
또한 지난 2006년부터는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이끌고자 국제 심포지엄을 열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다른 나라의 납북 피해자 가족들을 초청해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납북 문제의 실태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목표입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27일 납치문제대책본부는 유엔에서 납북자 문제에 관한 온라인 심포지엄을 개최합니다.
유엔 부대행사로 열리는 이 심포지엄은 미국과 한국, 호주, 유럽연합과 공동 주최하며 북한 관련 전문가들이 자리해 납치 문제 해결 방안 및 국제사회에서 납치 문제가 갖는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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