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유일한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또다시 유럽연합(EU) 회원국 내 운항 제한 조치를 받게 됐습니다. 15년 연속인데, 국제 안전기준 미달 때문입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EU)이 북한 고려항공의 역내 운항을 계속 제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갱신한 ‘EU 항공 안전 목록’을 공개하고, 안전기준 미달을 이유로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의 역내 운항을 금지하는 조치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 고려항공의 러시아제TU-204 기종 여객기 2대는 운항 제한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북한의 유일한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EU 역내 운항 제한 조치를 받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15년째입니다.
북한 고려항공 외에도 베네수엘라의 아비오르항공, 이라크의 이라키에어웨이, 이란의 이란아세만에어라인 등 145개 항공사의 EU 역내 운항이 제한됐습니다.
EU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 안전 기준을 토대로 1년에 두 차례 EU 항공 안전 목록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고려항공은 2006년 EU의 전면 운항 금지 항공사 명단에 올랐다가 2010년 3월 러시아에서 TU-204 여객기 2대를 도입하면서 엄격한 제한 아래 EU 상공을 비행할 수 있는 항공사로 조정됐습니다.
다만 고려항공이 실제로 EU 국가를 운항한 적은 없습니다.
북한 국적 항공기는 2016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발사에 따른 EU의 독자 제재로 인해 EU 상공을 비행하거나 역내에서 이착륙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고려항공은 10여 대의 여객기와 수송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안전기준 미달로 EU 이외 많은 다른 나라에서도 운항을 제한받고 있습니다.
고려항공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기 이전인 2015년까지만 해도 6개 나라에 취항했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파키스탄, 쿠웨이트 등이 고려항공의 착륙을 전격 금지하는 등 고려항공의 해외 취항지는 중국과 러시아, 단 2개국으로 줄었습니다.
특히 북한은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마저도 운항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말부터 다시 두 나라에 대한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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