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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북한 남포에 유조선 7척 입항…최대 21만 배럴 추가 유입 가능성


북한 남포 유류 항구를 촬영한 8일 자 위성사진. 이전 위성사진에서 포착되지 않았던 유조선 1척(사각형 안)이 입항해 있다. 사진=Planet Labs
북한 남포 유류 항구를 촬영한 8일 자 위성사진. 이전 위성사진에서 포착되지 않았던 유조선 1척(사각형 안)이 입항해 있다. 사진=Planet Labs

최근 북한 유류 항구로 향하는 유조선들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만 최소 7척의 유조선이 드나들면서 최대 21만 배럴의 정제유가 추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북한 남포에 유조선 7척 입항…최대 21만 배럴 추가 유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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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포 유류 하역시설을 촬영한 최근 위성사진에선 선박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볼 수 있습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지난 5월 위성사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남포 중심부의 유류 하역 부두 5개와 서쪽으로 약 700m 떨어진 부두 1곳에서 최소 7척의 유조선이 포착됐습니다.

이들은 길이 100m 내외의 중형 유조선으로, 바다 쪽으로 길게 뻗은 하역 부두에 선체를 밀착시킨 형태로 발견됐습니다.

지난 5월엔 남포 일대에 구름이 끼거나 플래닛 랩스의 위성 사진이 촬영되지 않은 날이 열흘이 넘습니다. 따라서 실제 남포를 드나든 유조선은 7척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북한 남포 유류 하역 시설에 정박하는 유조선을 토대로 북한의 불법 유류 반입 정황을 조사해 왔습니다.

당시 전문가패널은 선박 간 환적 등 불법 경로를 거친 유류가 북한 남포 등지에 하역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특히 특정 유엔 회원국 1곳의 분석을 인용해 유조선 1척이 실을 수 있는 유류 양을 1만에서 3만 배럴로 추정해 왔는데, 지난달 남포를 드나든 유조선에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이 기간 북한이 확보한 정제유는 7만에서 21만 배럴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앞서 VOA는 지난 3~4월 최소 15척의 유조선이 입항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지난 3개월 동안 반입한 유류는 22만에서 최대 66만 배럴에 이를 수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했습니다. 북한이 5개월 만에 연간 수입 한도를 초과하는 정제유를 반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지난달 2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올해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 양이 이미 유엔 안보리가 정한 한도를 넘었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커비 조정관] ”Russia has been shipping refined petroleum to the DPRK. Russian shipments have already pushed DPRK inputs above mandated by the UNSC. In March alone, Russia shipped more than 165,000 barrels of refined petroleum to the DPRK."

이어 “지난 3월에만 러시아가 북한에 16만 5천 배럴이 넘는 정제유를 보냈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상업 항구가 가깝다는 점을 감안할 때 러시아는 이런 수송을 무한정 지속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최근 유류 반입량에 관심이 쏠리는 건 곳곳에서 드러나는 북한과 러시아의 정제유 거래 정황 때문입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수천t에 달하는 유류를 러시아에서 북한 남포로 운송할 유조선을 찾는다는 ‘선박 수배 공고문’을 입수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공고문에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As soon as possible)’ 1차 선적을 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2차 선적 일정이 5월 18일로 적혔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VOA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는 천마산호 등 북한 유조선이 지난달 서해를 출발해 대한해협을 거쳐 한반도 동해상으로 운항하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이후 이들 선박은 동해에서 사라졌는데, 이는 중간에 의도적으로 위치 신호 장치를 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후 이 선박이 어디로 향했느냐는 점입니다. 서해를 출발한 북한 선박이 한반도 동해상에서 사라졌다는 건 최종 목적지가 북한 동해의 한 항구이거나 러시아 극동지역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유엔 회원국으로부터 입항 금지와 자산 동결 조치 등을 받게 되는 유엔 제재 선박은 대부분 자국 영해에 머물거나 폐선 처리됩니다. 그만큼 천마산호 등의 지난달 운항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선박뿐 아니라 철도를 통해서도 유류를 거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에너지 분야 민간 평가·분석 기업’ 에너지 인텔리전스(Energy Intelligence)’는 지난달 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 철도 데이터를 분석해 “러시아가 1월부터 4월까지 약 25만 배럴의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경질유 제품을 열차를 통해 북한에 수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러시아가 4월에만 1만 6천t, 약 12만 5천 배럴의 석유 제품을 북한에 수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8일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선로. 사진=Planet Labs
지난달 28일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선로. 사진=Planet Labs

실제로 북러 접경지역인 두만강 인근 북한 측 선로에는 5일 현재 길이 500m가 넘는 열차 2대가 서 있습니다.

이곳에 서 있는 열차만으로 두 나라의 유류 거래를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열차를 통한 유류 거래 가능성이 제기된 시점에 이처럼 긴 길이의 열차가 자주 발견된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미국 정부는 북러 간 유류 거래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및 정제유 이전을 가능하게 하는 이들에 대한 제재를 계속 부과할 것”이라며 “새로운 공동 제재를 발표하기 위해 호주, 유럽연합, 일본, 한국, 영국 등을 포함한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북한과 러시아는 두 나라의 거래가 합법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유엔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지난달 31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은 전적으로 건설적이고 합법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에브스티그니바 차석대사 (영어통역)] “I would like to begin by reiterating a few statements from my earlier statement, namely that the cooperation between Russia and the DPRK is exclusively constructive and lawful in nature. It does not threaten anyone or violate anyone, and it will continue.”

이어 “(북러 협력은) 어느 누구를 위협하거나, 어떤 것도 위반하지 않는다”며 “이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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