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보도처럼 북한과 러시아가 한쪽이 공격당하는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같은 새 협정이 역내 안보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두 나라의 관계 발전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고도화하는 등 국제사회 비핵화 노력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19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회담을 통한 북한과 러시아의 새 협정 체결은 한반도와 역내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이번 협정을 토대로 북한은 더 대담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 전 백악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이번 상호방위조약으로 북한이 더 대담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북한은 한반도에서의 어려움과 위기 상황에서 (러시아로부터) 도움을 보장받게 될 것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물론 상대방이 전쟁이나 위기 상황을 먼저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것도 더 쉬워집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그러나 북러 관계는 이제 막 시작된 단계로 미한 또는 미일 동맹과 달리 단순히 거래적일 수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푸틴이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일반적인 방위 조약이 많은 해석의 여지를 두는 만큼 북한과 러시아의 이번 협정 체결을 ‘자동군사개입’으로 해석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 내용이 없는 모호한 협정은 양측 모두에게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 아태전략센터 부대표
“(모호함은) 어떤 것도 약속하지 않게 합니다. 동시에 북한이 공격을 받으면 러시아가 방어하러 올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북한에겐 안전 보장으로 인식될 수 있는 부분이죠.”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협정으로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며,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덫’에 걸려들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4개 주를 병합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이들 주를 되찾기 위해 반격을 한다면 푸틴은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우려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푸틴은 북한에게 병력을 포함한 군사지원을 요청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어 북러 간 새로운 협정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핵 포기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이번 협정은 러시아의 선진 기술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북한의 ICBM과 핵 역량 등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역내 불안정한 상황을 원치 않는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사실상 미국과 대리전을 치르면서 북한이 미국에게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푸틴은 좋아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