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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보궐선거 시작... EU, 차기 지도부 핵심 직위 후보 지명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투표장에 나와 한 표를 행사하는 여성 유권자 (자료사진)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투표장에 나와 한 표를 행사하는 여성 유권자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가 시작됐습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차기 EU 지도부를 구성할 후보들을 정했습니다.시리아와 튀르키예 대통령이 잇달아 외교 관계 회복을 언급하면서 양국 관계에 해빙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에서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차기 대통령을 선택하는 보궐선거가 현지 시각으로 28일 오전 8시에 시작됐습니다. 투표는 이날(28일) 오후 6시에 끝나는데요. 하지만 보통 자정까지 연장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를 보궐선거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죠?

기자) 네. 지난 5월 19일 당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외무장관, 그리고 여타 관리들과 함께 헬기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라이시 대통령 사망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려고 계획했던 것보다 일찍 대선을 치르는 건데요. 참고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수는 6천100만 명이 넘습니다.

진행자) 투표지에 이름을 올린 후보가 몇 명입니까?

기자) 네. 모두 4명입니다. 대선 후보를 정하는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승인한 후보가 당초 6명이었는데요. 그동안 2명이 사퇴했습니다. 그래서 보수파 후보 3명, 개혁파 후보 1명으로 모두 4명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습니다.

진행자) 최종 후보가 된 사람들이 누군가요?

기자) 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사이드 잘릴리 전 외무차관,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인 무스타파 푸르모하마디, 그리고 심장외과 의사 출신으로 의회 부의장을 지냈던 마수드 페제시키안 등입니다. 앞에 언급한 세 사람이 보수파고요. 페제시키안 후보가 유일한 개혁파 후보입니다.

진행자) 이번 보궐선거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으로 어떤 것을 들 수 있습니까?

기자) 네. 먼저 보수 진영이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이란에는 지난 몇 년 새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고요. 또 이란 핵 합의의 효력이 사실상 정지된 뒤부터 서방측이 부활시킨 경제제재로 국내 경제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거기에 가자지구 전쟁 때문에 미국이나 이스라엘과의 관계도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과연 보수파가 다시 집권할 수 있을지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보궐선거 결과가 보수 진영에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번 선거가 국내 시위와 미국과 이스라엘과의 긴장에 직면했어도 나라를 불안정하게 하지 않고,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 같은 재난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기회를 이란 지도부에 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도부가 이번 선거를 통해 이란이 신정 국가이지만, 대통령이나 의회 의원, 그리고 위원회 위원 같은 공직자를 뽑는 선거를 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상기시킬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보수 후보를 지지하라고 촉구했더군요.

진행자) 그렇습니다. 하메네이는 최근 연설에서 혁명을 반대하는 후보를 지지하지 말라고 촉구했는데요. 이건 개혁파 후보를 찍지 말라는 취지의 말입니다. 하메네이는 또 연설에서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메네이가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는데, 최근 이란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투표율이 상당히 낮았죠?

기자) 네. 2021년 대선 투표율이 48%였고요. 석 달 전에 치러진 의회 선거 투표율은 41%로 최저 기록을 세웠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현 국가 운영 방식과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이 낮은 투표율로 이어진다고 분석합니다.

진행자) 선거 전에 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가 있었을 텐데, 결과가 어땠습니까?

기자) 네. 뉴욕타임스가 이란 관립 이만사딕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는데요. 페제시키안 후보가 약 24.4%로 선두를 달렸고요. 갈리바프 후보와 잘릴리 후보가 각각 23.4%, 21.5%로 뒤를 이었습니다. 또 조사 대상 가운데 거의 5분의 1이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는데요. 그런데 보수 후보가 우세하다는 여론조사도 있어서 누가 이긴다고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진행자) 개혁파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만일 페제시키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기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개혁파 대통령이 나와도 일단 핵심 권력이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에게 집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페제시키안 후보는 그간 서방과의 화해나 경제 개혁, 사회 자유화, 그리고 정치적 다원주의를 옹호해 왔는데요. 그렇지만 현 신정 국가 체제를 근본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28일 보궐선거에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당선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과반을 득표해야 당선됩니다. 만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위와 2위 후보가 7월 5일에 결선투표를 치릅니다. 한편 28일 선거의 최종 개표 결과는 29일까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자료사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이 차기 지도부를 구성할 후보들을 정했군요?

기자) 네. EU 정상들이 27일 차기 집행위원장과 외교안보 고위대표, 그리고 정상회의 상임의장 후보를 결정했습니다. 차기 집행위원장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현 위원장, 외교안보 고위대표로는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그리고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 안토니우 코스타 전 포르투갈 총리가 지명됐습니다.

진행자) 후보라고 했으니까, 임명이 확정되지는 아닌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상회의 상임위장을 빼고 집행위원장과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유럽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본회의 인준 투표에서 과반 찬성이 나오면 임명이 확정됩니다.

진행자) EU 지도부에서 집행위원장과 외교안보 고위대표, 그리고 정상회의 상임의장직은 핵심 직위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집행위원장은 EU의 행정부 역할을 하는 집행위원회의 수장입니다. 또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회의에서 합의를 찾아내는 책임을 맡습니다. EU 정상회의는 상임의장과 회원국 정부 수반, 그리고 집행위원장으로 구성되는데,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회의에 참석합니다.

진행자) 정상회의에도 참석하는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기자) 네. 말 그대로 EU의 최고위 외교관으로 EU의 외교와 안보 정책을 이끕니다. 참고로 이번에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가 승계할 이 외교안보 고위대표직이 지금까지 에스토니아에 부여된 EU 직위 가운데 가장 직급이 높은 자리라고 합니다.

진행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유럽의회 승인을 받으면 연임하는 건데, 언론 보도로는 위원장 연임에 반대한 사람이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몇몇 언론이 소식통을 인용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반대표를 던졌다고 보도했는데요. 오르반 총리는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에 대한 표결에서는 기권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오르반 총리 외에 앞서 EU 정상 가운데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연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보인 사람이 있었죠?

기자) 네. 바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인데요. 멜로니 총리는 후보 선정 논의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그런데 언론 보도로는 멜로니 총리가 이날(27일) 표결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 대해서는 기권했고, 나머지 두 사람은 반대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날(27일) EU 정상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행사도 있었군요?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EU-우크라이나 안보협정 체결식이 있었습니다. EU는 이번 협정을 통해 우크라이나 측에 예상 가능하고 효율적이며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군사장비 제공을 약속했습니다. EU는 또 파괴된 우크라이나 기반시설 재건과 지뢰 제거, 안보와 법 집행 개혁, 그리고 에너지 안보와 핵 안보 등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방위 협정 체결 외에 이번 주에 EU에서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일이 또 있었죠?

기자) 네. 25일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이 시작됐는데요. EU는 이날 우크라이나 외에 몰도바의 가입 협상도 시작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자료 사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10년 넘게 얼어 있었던 시리아와 튀르키예 관계에 최근 해빙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28일, 튀르키예와 시리아가 외교 관계를 복원하는 것을 막을 아무런 장애물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에 앞서 며칠 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도 비슷한 발언을 했습니다.

진행자)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아사드 대통령도 양국 간의 긴장을 끝내고 관계를 정상화할 용의가 있다고 시사했는데요.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28일) 기자들에게, 양국이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국경을 접하고 있는 두 나라 사이가 급격히 더 나빠진 게 시리아 내전과 관계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 2011년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려는 반군 세력과 정부군 간 전투가 벌어져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데요. 내전 기간, 튀르키예는 시리아 북서쪽에 있는 무장 반군들을 지원해 왔습니다.

진행자) 튀르키예는 쿠르드족 중심 반군에 대해서는 적대적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시리아 반군 세력은 여러 크고 작은 무장 세력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그 가운데 쿠르드족을 중심으로 한 시리아민주군(SDF)이 주도적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튀르키예 정부는 쿠르드족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있고요. 자국과 접경한 시리아 내 이들의 거점을 겨냥한 군사작전을 자주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정부는 튀르키예의 그 같은 행위가 자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28일) 기자들에게, 튀르키예는 시리아의 주권을 존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튀르키예가 시리아 내정에 간섭할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건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시리아 사람들은 우리의 형제”라고 말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과거 아사드 대통령과 가족 만남을 포함해 여러 번 만났다고 언급하면서 앞으로 그런 일이 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양국 관계가 회복되면 앞으로 그런 만남이 또 가능할 수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네. 에르도안 대통령과 아사드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악화하기 전인 2008년 튀르키예 남부 휴양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보낸 적도 있습니다. 한편 지금 튀르키예는 급격한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반난민 정서가 고조되는 상황인데요. 튀르키예 정부는 수백만 시리아 난민들을 돌려보내라는 국내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 속에서 시리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진행자) 양국 관계 개선 노력에 러시아도 개입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는 지난해에도 튀르키예와 시리아 외무장관을 모스크바로 불러 회담을 중재한 바 있습니다. 시리아 내전 발발 이래 양국 최고위급 접촉이었는데요. 당시에는 별 성과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시리아 특사인 알렉산더 라브렌티예프 씨는 지난 26일, 시리아 관영 매체 ‘SANA’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중재가 성공하기 적합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협상 진전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북부 지역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28일, 반군이 장악한 이들리브와 그 주변 지역으로 수백 명의 시위대가 집결했습니다. 이들은 시리아 정부 점령지와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반군 장악 지역 알레포 사이의 주요 통로가 곧 개방될 것이라는 소식에, 이는 순교자들의 피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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