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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원산 앞바다서 ‘선박 간 환적’ 정황...석탄 선적 추정


북한 원산 앞바다에서 길이 145m와 100m 선박이 선체를 맞대고 있다. 적재함 속에는 석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들어있다.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북한 원산 앞바다에서 길이 145m와 100m 선박이 선체를 맞대고 있다. 적재함 속에는 석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들어있다. 사진=Airbus (via Google Earth)

최근 북한 원산 앞바다에서 ‘선박 간 환적’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서해에서 주로 이뤄지던 불법 환적이 동해에서도 발견된 건데 최근 북러 간 협력 강화 분위기와 맞물려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원산 앞바다서 ‘선박 간 환적’ 정황...석탄 선적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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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원산 앞바다를 촬영한 고화질 위성사진에 선체를 맞댄 대형 선박 2척이 보입니다.

지난 3월 말 에어버스가 촬영해 최근 구글어스에 공개된 위성사진에 나타난 이들 선박 2척은 길이가 각각 145m와 100m로, 적재함에는 석탄으로 보이는 검은색 물체가 실려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한쪽 선박에 달린 크레인이 바로 옆 선박의 적재함 위로 뻗어 있다는 점입니다. 석탄을 옮겨 싣는 과정이라는 점을 추정케 하는 대목입니다.

선박이 자리한 곳을 기준으로 약 1km 반경엔 부두 여러 개가 있습니다.

멀쩡한 부두를 놔두고 굳이 바다 한 가운데에서 난도가 높은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인데, 그만큼 평범한 장면은 아닙니다.

위성사진만으로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이들이 검은색 물체, 즉 석탄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주고 받는다는 점에서 과거 유엔 안보리 등이 지적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지금은 활동을 중단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해와 올해 발행한 보고서에서 북한 서해 해상을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과거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해상에서 횡행하던 선박 간 환적이 북한 영해로 옮겨져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서해가 아닌 동해에서도 매우 유사한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결의 2375호 11조를 통해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어떤 물품도 건네받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문제의 선박 2척이 환적을 통해 어떤 물품을 주고받았든 모두 제재 위반에 해당한다는 의미입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이 같은 안보리 결의 위반 사례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선박을 이용한 일부 나라의 제재 위반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대응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닐 와츠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위원.
닐 와츠 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위원.

남아프리카공화국 해군 대령 출신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은 최근 VOA에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 나라가 안보리 특히 대북제재 1718 위원회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만큼 더 이상의 (선박) 제재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츠 전 위원] “So, that designation seems no longer possible, since the P5 can no longer agree at the Security Council, and specifically at the DPRK Committee, the 1718 Committee. So, when it comes to implementing the sanctions, it's left up to countries now and bloc such as the European Union...”

그러면서 “러시아 선박 등을 제재 목록에 포함시키는 것은 각국 그리고 유럽연합과 같은 국가 연합체에 달려 있다”며 미국 등 ‘같은 생각을 가진’ 나라의 독자 제재를 제재 위반을 막기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제시했습니다.

최근 한반도 동해 바다가 북러 간 협력 강화 분위기와 맞물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와 석탄, 유류를 거래하는 주요 항구가 한반도 동해와 러시아 극동지역에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백악관은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해부터 군사 장비와 탄약을 실은 컨테이너를 북한 라진항에서 선적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라진항을 촬영한 지난달 20일 자 위성사진에 19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라진항을 촬영한 지난달 20일 자 위성사진에 19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또 VOA는 최근 라진항의 러시아 전용 부두에서 석탄이 다량으로 쌓이고, 정기적으로 190m 길이에 달하는 선박이 입항하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그밖에 최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북한 유조선이 직접 러시아 항구에 입항해 정제유를 선적했다고 전했습니다.

그 외에도 최근 한국 정부는 대북제재 위반을 이유로 한국 남해 해상을 지나던 선적 미상 선박 ‘썬라이즈1’호를 억류했는데, 한국 언론은 이 선박이 러시아를 출발해 중국으로 향하던 중 북한을 경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썬라이즈1호에는 석탄과 철광석 등 대북제재 금수품이 실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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