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무기 거래 현장으로 알려진 라진항 부두에 대형 선박이 입항했습니다. 올해 들어 18번째 입항인데, 선박 바로 앞에선 길게 늘어선 컨테이너 더미도 확인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라진항에서 24일 115m 길이의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라진항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는 ‘북한 전용’으로 알려진 라진항 부두에 선체를 바짝 밀착 시킨 선박과 바로 앞에 약 170m로 놓인 컨테이너 추정 물체가 보입니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 개가 넘는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300여 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백악관은 라진항에서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실려 러시아 항구로 옮겨진 뒤 열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전했었습니다.
이후 VOA는 지난해 8월 26일 이곳에서 대형 선박이 포착된 이후 이 지점에 선박이 정기적으로 드나드는 장면을 확인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선 북한 전용으로 분류된 해당 부두에 총 17척의 선박이 입항했습니다. 이날 발견된 선박을 합치면 올해에만 18척에 달하는 대형 선박이 드나든 것입니다.
물론 구름이 낀 날이나 위성사진이 촬영을 하지 않은 날을 감안할 때 실제 이곳을 드나든 선박의 수는 더 많을 수 있습니다.
해당 부두는 북러 무기 거래 의혹이 제기되기 전까진 작은 선박 조차 접안하지 않던 곳입니다. 20척에 육박하는 선박 입항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만약 이들 선박이 실어 나른 컨테이너에 무기가 담겼다면 이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달 맺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을 계기로 무기 거래 등 군사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진단한 바 있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지난 19일 VOA에 최근 북러가 맺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이 “러시아와 북한 사이에 더 많은 상호 지원을 가능케 하고, 러시아의 선진 기술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북한의 ICBM과 핵 역량 등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And in fact, I think that the agreement is going to end up with more mutual support between Russia and North Korea, that certainly North Korea will try to exploit to advance its military capabilities by receiving advanced technology from Russia to improve its ICBM capabilities, its nuclear capabilities and the like.”
또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북한과 관련해 염려되는 부분은 이번 조약이 그들을 더 대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VOA는 국무부에 대형 선박의 라진항 입항과 관련한 논평을 요청한 상태로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백악관 등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두 나라 모두 이를 강하게 부인해 왔습니다.
김남혁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3등 서기관은 지난 2월에 열린 유엔 총회 회의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남혁 서기관] “We have never had arms dealings with the Russian Federation and we have no plan to do so in the future either. We strongly denounce the hostile forces for the rumor of arms dealings as a plot breeding story against the DPRK, as well as a part of hostile attempt to tarnish the image of the DPRK in the international arena by invoking the illegal sanctions resolution against the DPRK.”
그러면서 “무기 거래설은 북한에 대한 음해이며 불법적인 대북 제재 결의안을 발동해 국제 무대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적대 세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변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지난해 10월 북러 무기 거래 의혹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모두 근거가 없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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