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의 대중 담배 수입액이 27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류 수입도 절반 이상 감소했는데, 북중 관계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1~7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사들인 담배(궐련)와 기타 담배 대용물의 수입액은 135만1천 달러입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자료에 따르면 이는 북한의 지난해 동기간 담배 관련 물품 수입액 3천713만5천 달러의 27분의 1 수준입니다.
앞서 VOA는 지난달 북중 교역액이 전년 대비 약 20% 감소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7개월 간 북한의 담배 관련 제품의 수입액은 무려 96%나 떨어져 전체 무역액 하락폭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북한이 수입한 담배 양을 무게로 놓고 보더라도 지난해엔 266.2t에 달하는 담배 제품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건너갔지만, 올해는 19.62t에 불과합니다.
북한의 대중 담배 수입액은 2016년까지 474만 달러에서 2017년 827만 달러로 2배 가까이 늘어난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왔습니다.
특히 2019년엔 3천574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로 올라섰으며,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2022년부턴 수입액 1천만 달러를 넘기며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수준이 계속 유지된다면 올해 북한의 담배 수입액은 근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북한의 대중 주류 수입액도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북한이 올해 중국에서 사들인 맥주와 증류주, 보드카, 백주(바이주) 등 주류의 총액은 328만5천 달러입니다.
이는 지난해 수입액 686만2천 달러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북한의 고급 주류 수입은 매번 안보리 결의 위반 논란을 일으키는 사안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년 채택한 대북 결의 1718호를 통해 북한의 사치품 수입을 금지했으며, 2016년 채택된 2270호와 2321호를 통해선 다시 한 번 대북 사치품 거래 금지 규정을 상기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은 대북제재 규정에 적용되는 사치품 목록을 정리해 발표했는데, 여기에 위스키와 와인 등 고급 주류가 포함돼 있습니다.
다만 사치품 목록을 작성하지 않고 있는 중국은 주류가 ‘대북 금수품’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 나라의 담배와 주류 거래가 줄어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앞서 일부 전문가들은 양국의 무역액 감소와 관련해 북한과 중국 관계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2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과 북한의 무역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 중 하나는 러시아와의 관계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But my feeling is that there are a variety of different dynamics at work that affected China and North Korea trade situation, and one of them is the relationship with Russia that's been growing and whether the Chinese are trying to send any messages through their trade policy to North Korea that they don't get too big for their boots, so to speak.”
그러면서 “중국이 무역 정책을 통해 북한이 너무 거만해지지 않도록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요인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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