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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슬로베니아 “유엔 내에서 ‘전문가패널 대안’ 탐색해야”


유엔 안보리가 지난달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의 임기를 내년 4월까지 1년 연장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결의안은 부결됐다.
유엔 안보리가 지난달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의 임기를 내년 4월까지 1년 연장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결의안은 부결됐다.

유엔 안보리 이사국 중 일부 유럽국가들이 새로운 대북제재 감시 체제가 필요하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유엔 대북제재 패널을 대체할 다양한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특히 유엔 총회내에 감시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거론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슬로베니아 “유엔 내에서 ‘전문가패널 대안’ 탐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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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패널이 공식 해제된 지 거의 4개월이 지난 가운데 일부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대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엔 주재 슬로베니아 대표부는 최근 VOA에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이 막히면서 상당한 공백이 생겼다”며 “어떤 의미에서 안보리는 북한 제재 이행과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눈과 귀를 잃은 것은 물론 일관된 설명도 잃은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슬로베니아 대표부] “A considerable void has arisen since the extension of the Panel of Experts (PoE) mandate was blocked. In a sense, that the Council has lost a reliable set of eyes and ears as well as coherent account when it comes to the DPRK sanctions implementation. Slovenia sees the absence of the PoE not only as a challenge to the work of the 1718 Committee and the Security Council, but also as a tremendous setback for the non-proliferation architecture as a whole. DPRK's nuclear weapons program has security implications reaching far across its borders. Not just the Council, but also the wider UN Membership has a stake in the DPRK sanctions monitoring and implementation.”

이어 “슬로베니아는 전문가패널의 부재를 1718위원회와 안보리 활동에 대한 도전일 뿐 아니라 비확산 체제 전체에 대한 엄청난 후퇴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3월 28일 유엔 안보리는 전문가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 채택을 위한 표결을 진행했지만 러시아는 거부권을 행사하고 중국은 기권하면서 부결됐습니다.

이에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전문가패널을 대체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 왔습니다.

이달 7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조구래 한국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 국장은 유선 협의를 갖고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의 임무를 대체할 새로운 대북 제재 감시 체계를 연내에 설립∙발족하기로 합의했다고 한국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유엔 내 새로운 감시기구 고려해야”

슬로베니아는 미한일이 추진하는 새로운 기구와 관련해 유엔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슬로베니아 대표부] “DPRK's nuclear weapons programme has security implications reaching far across its borders. Not just the Council, but also the wider UN Membership has a stake in the DPRK sanctions monitoring and implementation. Considering this, all options should be on the table. At the same time, Slovenia believes in multilateralism with the UN at its core and is confident that not all UN-related options are exhausted.”

슬로베니아 대표부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국경을 넘어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며 “안보리뿐만 아니라 더 광범위한 유엔 회원국들이 대북 제재 감시와 이행에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슬로베니아는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다자주의를 믿으며 모든 유엔 관련 옵션이 다 소진된 것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주재 스위스 대표부도 최근 VOA에 보낸 논평에서 유엔 총회 내 대북제재 감시기구 신설을 언급했습니다.

[스위스 대표부] “We must therefore look for alternatives to respond to this lack of analysis, until the Council is once again in a position to set up a group of experts. Switzerland remains open to exploring solutions, including in the General Assembly.”

스위스 대표부는 “대북제재위원회가 다시 한 번 전문가패널을 구성할 수 있을 때까지 분석 부족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스위스는 총회를 포함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안보리가 전문가패널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은 것에 대해 거듭 깊은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스위스 대표부] “Switzerland deeply regrets that the Security Council did not prolong the Mandate of the Panel of Experts, which is contrary to the Council’s responsibilities and which further contributes to the disintegration of the global disarmament and non-proliferation architecture. The decision to block the renewal of the Panel’s mandate undermines efforts to monitor and ensure transparency in the implementation of Council resolutions. The Panel of experts has played a key role in facilitating the implementation of sanctions. Its reports - reliable and of high quality - were an essential source of information for the Committee and all the Member States of the United Nations, particularly at this critical time when the DPRK continues to considerably accelerate its illicit nuclear and ballistic weapons program.”

그러면서 “이는 안보리의 책임에 반하고 국제 군축과 비확산 구조의 붕괴에 더욱 기여하는 결정”이며 “안보리 결의 이행의 투명성을 감시하고 보장하는 노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1718 위원회, 일명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스위스는 “전문가패널은 제재 이행을 촉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특히 북한이 불법 핵, 탄도 무기 프로그램을 가속화하고 있는 이 중요한 시기에 전문가패널의 신뢰할 수 있고 수준 높은 보고서는 위원회와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 필수적인 정보의 원천”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총회 기구, 안보리 기구보다 구속력 떨어져”

다케우치 마이코 전 전문가패널 위원.
다케우치 마이코 전 전문가패널 위원.

일부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유엔 총회 내 기구를 거론한 데 대해 2016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다케우치 마이코 전 위원은 여름 전까지 자신이 직접 일부 이사국들과 논의한 결과 “그들은 기본적으로 총회 내 대체기구를 선호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다케우치 위원] “Based on my discussion,

by the summer of this year, basically the governments prefer to have alternative body in the in GA. I think the biggest reason is without having the UN institutional authority or credibility that type of work that the panel did is difficult to accomplish.”

다케우치 전 위원은 21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가장 큰 이유는 유엔이라는 제도적 권위나 신뢰성 없이는 전문가패널이 했던 그런 유형의 작업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한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위원은 2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대북 제재와 관련해서는 유엔 안보리 회원국 중 미일한이 핵심”이라며, 하지만 “이들이 유엔 체제 내에 새로운 기구를 설립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은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 “My impression is that the three governments appear to be less inclined to establish the new body under UNGA. However, they also do not want to spare much budget to establish a new body outside the UN, which is problematic: you need to invest certain amounts of resources to establish a new multilateral institution with credibility and legal authority.”

이어 “3국 정부가 유엔총회 산하에 새로운 기구를 설립하는 데 소극적인 것 같다”며 “그러나 그들은 또한 유엔 외부에 새로운 기구를 설립하는 데 많은 예산을 들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유엔 헌장에 따라 가장 강력한 법적 구속력이 부여된 것은 안보리 뿐이기 때문에 총회 내 새로운 기구는 안보리 기구만큼 효과적이고 구속력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 “A new body in the GA cannot be as effective and binding as UNSC body because only UNSC is granted with the strongest legally binding power under the UN Charter. In order to raise effectiveness of a new body in the GA, it is important to: 1) select the right investigators; and 2) secure sufficient budget for this body, at a minimum. However, as noted above, it is very difficult to do so, because Russia may be able to jeopardize the processes for the selection of the experts and the formation of the budget. Russia belongs to a minority in UNSC but not necessarily so in UNGA.”

그러면서 총회 내 기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조사관을 선정하고,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다케우치 전 위원은 총회 내 기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회원국이 실제로 패널이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다케우치 전 위원] “However, the panel to avoid any criticism from these member states who are not supporting the GA panel, the panel must also conduct investigation in a very impartial manner. Same as the previous Security Council panel.”

또한 새로운 감시조직도 “유엔총회 내 기구 신설에 반대하는 회원국들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이전 안보리 패널과 같이 매우 공정한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케우치 위원은 “예를 들어 일본 회사가 북한 의류를 수입한 경우나 러시아가 북한에서 미사일을 수입하는 경우나 모두 동등하게 조사해야 회원국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대북제재위 의장국인 스위스는 오는 29일 안보리 이사국들에 지난 3개월 간의 활동 내용을 보고할 예정입니다.

대북제재위 의장국은 90일마다 주기적으로 활동 내용을 보고해야 하며, 이번 의장국 보고는 전문가패널이 4월 30일 활동을 종료한 이후 이뤄지는 두 번째 보고입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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