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잠수함 10여 척을 국제해사기구 IMO에 처음으로 등록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공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용 잠수함 등이 이름을 올렸는데, 북한이 잠수함 전력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해외 작전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27일 갱신된 국제해사기구 IMO의 선박 등록 자료입니다.
북한이 등록한 잠수함은, ‘상어 2급’ 1호부터 11호까지 그리고 신포급인 ‘8.24 영웅함’과 신포 C급인 ‘김군옥영웅함’ 등 13척입니다.
각각의 잠수함에는 IMO의 고유 식별번호가 부여됐고, 등록 주체는 ‘조선정부 해군’으로 표기됐습니다.
북한이 잠수함 전력을 IMO에 등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북한 잠수함에 고유 식별번호가 붙은 것도 사실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번에 등록된 잠수함 중 상어2급으로 명명된 11척은 한반도 연안에서 운용되는 소형 잠수함으로, 대부분 1990년대 건조된 상어급 잠수함을 개량한 것입니다.
8.24영웅함은 과거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 할 때마다 공개했던 잠수함이며, 김군옥영웅함은 북한이 지난해 9월 신포조선소에서 진수식을 열고 공개했던 잠수함입니다.
문제는 북한이 왜 갑자기 국제해사기구IMO에 잠수함을 등록했는지입니다.
IMO는 군함이 아닌 일반 상선에만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잠수함 13척을 IMO에 등록한 배경, 특히 전체 보유 잠수함 70여 척 가운데 일부만 등록한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닐 와츠 / 전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위원
“북한이 잠수함에 대해 왜 이렇게 불필요한 절차를 거치는지, 매우 의아합니다. 군함은 IMO에 등록할 필요가 없고, 각국 해군은 일반적으로 보조 상선이 아닌 이상 이를 등록하지 않습니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자신들의 잠수함 역량을 국제사회에 알리려는 의도이거나, 해외에서 중국, 러시아 등과의 훈련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분석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이 자신들의 잠수함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의 역량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죠.”
브루스 벡톨 / 엔젤로주립대 교수
“국제 훈련은 중국이나 러시아 또는 이들 모두와 하는 형태가 될 수 있겠죠. 그런데 왜 상어급과 2개의 SLBM용 잠수함만 등록하고 나머지는 등록하지 않았을까요? 국제 훈련이 있을 수 있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다만 북한의 잠수함이 건조된 지 30년이 넘은 만큼 실제 역량 발휘가 쉽지 않다는 점과, 이들 잠수함이 재래식 디젤 추진 방식이라는 점 때문에 북한 인근 해역이 아니면 벗어나기가 힘들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습니다.
특히 베넷 선임연구원은 김군옥영웅함은 북한이 최신형 잠수함으로 선전했지만,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을 비정상적으로 개조한 것인 만큼, 실제 운용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안정적일지 증명하지 못한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벡톨 교수는 ‘8.24영웅함’에 대해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해 당장 내일이라도 한국을 공격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발사관이 하나이기 때문에, 발사도 단 한 번만 가능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