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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진항서 이틀 연속 대형 선박 포착…올해 20척 드나들어


27일 라진항의 모습. 대형 선박(원 안)이 정박해 있다. 사진=Planet Labs
27일 라진항의 모습. 대형 선박(원 안)이 정박해 있다. 사진=Planet Labs

북러 무기 거래 현장으로 알려진 라진항 부두에 이틀 연속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올해 이 항구에 입항한 선박이 20척을 넘겼는데 그만큼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활발한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라진항서 이틀 연속 대형 선박 포착…올해 20척 드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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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라진항에서 27일과 28일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라진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는 27일 ‘북한 전용’으로 분류된 라진항 부두 안쪽에 선체를 바짝 밀착시킨 130m 길이의 선박이 찍혔습니다.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28일 자 위성사진에 대형 선박(원 안)이 포착됐다. 바로 옆 부두에선 컨테이너 더미(화살표)가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28일 자 위성사진에 대형 선박(원 안)이 포착됐다. 바로 옆 부두에선 컨테이너 더미(화살표)가 보인다. 사진=Planet Labs

또 다음 날인 28일에는 바로 옆 부두에 같은 방식으로 선체를 붙인 120~13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정박한 장면이 확인됐습니다.

선박 한 척이 떠난 뒤 불과 하루 만에 또 다른 대형 선박이 바로 옆 부두에 나타난 것입니다.

특히 선박이 떠난 부두엔 약 140m 길이로 컨테이너 더미가 쌓였으며, 새롭게 선박이 정박한 부두에도 컨테이너가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위성사진의 화질이 좋지 않아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이들 두 선박 모두 크기가 비슷하다는 점과 앞부분에서 하얀색 물체가 식별된다는 점으로 볼 때 이 둘이 동일한 선박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27일 최초 선박이 정박할 당시만 해도 선박 앞 부두는 텅 비었지만 바로 다음 날 이곳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였는데, 이는 이 선박이 컨테이너를 한 쪽에 내려놓은 뒤 옆 부두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컨테이너를 선적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지점은 앞서 백악관이 지난해 10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곳입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당시 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넘는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300여 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백악관은 라진항에서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실려 러시아 항구로 옮겨진 뒤 열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전했었습니다.

이후 VOA는 지난해 8월 26일 이곳에서 대형 선박이 포착된 이후 이 지점에 선박이 정기적으로 드나드는 장면을 확인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선 이 항구에 총 19척의 선박이 입항했는데, 이날 발견된 선박을 1척으로 볼 경우 올해 이곳을 드나든 선박은 모두 20척에 달합니다.

일반적으로 125~130m 길이의 화물선은 약 600개의 컨테이너를 선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토대로 올해 이곳을 드나든 선박이 실어 나른 컨테이너는 1만2천개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또 지난해 이곳을 출입한 약 20척의 선박의 예상 컨테이너 선적량을 더하면 대략 2만5천 개의 컨테이너가 거래됐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한국 국방부 국방정보본부는 북한이 라진항을 통해 총 1만3천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러시아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컨테이너에 실린 물건을 152mm 고폭탄으로 가정할 때 약 600여만 발을 운송할 수 있는 규모라고 전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실제로 라진항을 통해 무기를 거래하는 것이라면 이는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위반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남혁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3등 서기관은 지난 2월에 열린 유엔 총회 회의에서 “우리는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남혁 서기관] “We have never had arms dealings with the Russian Federation and we have no plan to do so in the future either. We strongly denounce the hostile forces for the rumor of arms dealings as a plot breeding story against the DPRK, as well as a part of hostile attempt to tarnish the image of the DPRK in the international arena by invoking the illegal sanctions resolution against the DPRK.”

그러면서 “무기 거래설은 북한에 대한 음해이며 불법적인 대북 제재 결의안을 발동해 국제 무대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적대 세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변했습니다.

또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도 7월 안보리 의장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한 자리에서 우리는 대북제재 체제를 위반하고 있지 않으며, 제기되는 모든 의혹은 물적 증거에 의해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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