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크라이나에서 회수된 북한 탄도미사일들의 잔해에서 서방 부품들이 또 발견됐다고 영국의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가 밝혔습니다. 미국과 유럽 미사일 부품들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데이미언 스플리터스 분쟁군비연구소(CAR) 국장을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분쟁군비연구소가 11일 우크라이나에서 수거한 북한 미사일 잔해에 대한 보고서를 냈습니다. 7월 30일, 8월 5일과 6일, 18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미사일 4기의 잔해인데요. 2024년, 즉 ‘주체 113년’에 생산된 것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되는 ‘113’이라는 숫자가 발견됐습니다. 북한 현지 생산에서 우크라이나 전장 투입까지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짧은 것으로 나타났습니까?
스플리터스 국장) 북한 미사일에서 발견된 표식은 2024년 생산을 의미하고, 그 미사일이 8월에 사용됐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생산과 이전, 사용까지 단 8개월밖에 안 걸린 것입니다. 이 미사일이 몇 월에 제조됐는지에 따라서 주기가 더 짧을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사용하는 일부 미사일에도 적용되는 추세로, 러시아제의 경우 생산과 사용 사이에 2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급망에 긴장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지난 2월에 우크라이나에서 수거한 북한산 탄도미사일에서 서방 부품을 수 백개 발견하셨는데요. 이번에는 서방 부품이 안 나왔습니까?
스플리터스 국장) 발견했습니다. 보고서에 첨부된 사진을 보셨겠지만, 미사일이 폭발했기에 잔해가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일부 부품을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죠. 서방 부품을 문서화할 수 있었습니다. 제조 회사들과 함께 공급망을 파악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기자) 분쟁군비연구소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에서 회수한 북한산 미사일 잔해의 290개 부품을 조사한 결과, 75%가 미국 회사, 16%는 유럽 회사, 9%는 아시아 회사와 연계돼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번에도 미국, 유럽, 일본 회사와 연계됐습니까?
스플리터스 국장) 지난 2월에 파악한 패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월보다 수거된 부품 견본은 더 적지만, 그래도 과거 자료를 보완하는 것으로 계속되는 조사에 확실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자) 이번에 수거하신 미사일에서 2023년과 2024년에 생산된 부품이 발견됐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조달 능력에 대해 무엇을 알려주나요?
스플리터스 국장) 북한이 아주 최근에 부품을 조달할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놀랄 일이 아닙니다. 북한은 자체적으로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자체적인 능력이 없기 때문에 국제 시장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분쟁군비연구소 보고서가 나온 올해 2월까지만 해도 북한 탄도미사일에 어떤 회사의 어떤 부품이 들어가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죠. 현재 우리는 유입 경로와 어떤 기업들이 부품 전용의 책임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기자) 지난 2월에 파악된 부품과 연계된 회사, 각국 정부들과는 그간 어떤 진전이 있었나요? 공급망이 파악됐습니까?
스플리터스 국장) 오늘 많은 것을 공유할 수는 없지만 이미 일부 부품의 마지막 ‘관리인’(custodian)으로 알려진 몇몇 회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으며,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해당 조사를 보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후 이러한 부품 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업계 파트너뿐만 아니라 정부 파트너와도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정보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기자) 북한이 다자 제재를 계속 회피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스플리터스 국장) 모든 제재 제도는 현장 모니터링 요소와 결합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확히 무엇이 사용되고 있고 어떻게 조달되고 있는지 알지 못하면 효과적인 수출 통제 및 제재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일단 이를 파악하면 효과적이 되기 쉬워집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하고자 하는 일입니다. 조사를 통해 어떤 회사가 최종 관리인인지 또는 전용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인지 확인되면 수출 통제를 집행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당사자들은 계속 제재를 우회할 것입니다.
기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활동이 종료됐습니다. 미국, 한국, 일본은 올해 새로운 대체 기구를 발족시킨다는 계획인데요. 어떤 제안을 하고 싶으십니까?
스플리터스 국장) 전문가패널이 활동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은 유감입니다. 분쟁군비연구소가 하는 이런 종류의 활동, 모니터링, 조사 작업이 향후 이 매우 중요한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 마련될 다른 유형의 메커니즘을 지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다면 제재를 받고 있는 당사자들에게 아무도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지 않다는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국의 무기 감시단체인 분쟁군비연구소의 데이미언 스플리터스 국장으로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수거된 북한산 미사일을 분석한 결과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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