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주요 7개국(G7)은 북한이 병력 파병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핵과 미사일 기술을 넘겨받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미 국무장관이 밝혔습니다.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미국은 한반도에서 억지력 강화를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6일 주요7개국(G7) 외무장관들이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문제 등을 논의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 없는 지원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G7 외무장관 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피우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방어를 강화하고 러시아의 확전, 특히 북한군의 개입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 지원을 계속해서 크게 늘리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우크라이나 그리고 더 넓게는 유럽의 안보뿐 아니라 인도태평양이라는 의미 모두에서 G7 회원국 전부에게 심각한 우려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Today, our G7 partners pledged steadfast support for Ukraine into and through 2025, continuing what has been a truly unprecedented partnership, sharing the burden determined to do everything that we can to help Ukraine deal with the ongoing Russian aggression. The US is continuing to surge security assistance to bolster Ukraine's defenses in the east and to respond to the escalation by Russia, and in particular now the involvement of troops from North Korea. And let me say on that that this is a matter of grave concern for all the members of the G7, both because of what it means for Ukraine, what it means for broader European security, but also what it means in the Indo Pacific.”
“북한과 러시아 관계는 쌍방향”
이어 “우리는 인도태평양과 유로-대서양 사이의 안보가 결합돼 있다는 것을 보고 있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는 쌍방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재 군대를 파병한 북한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어떤 일을 벌이는지를 보고 있지만, 동시에 미사일과 핵 역량 강화를 포함해 러시아가 북한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We see that the security between the Indo Pacific and the Euro-Atlantic community are joined. The relationship between Russia and North Korea is a two-way street. We see what North Korea is doing for Russia and Ukraine right now with the troops, but we also are looking attentively at what Russia is and may be doing for North Korea, including potentially boosting its missile and nuclear capacity. So, this was of shared concern among all the G7 partners.”
“따라서 이는 모든 G7 파트너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우려하고 있는 사안”이라는 설명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G7 외무장관들이 북한군 파병과 별개로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반에 대한 중국의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북한과 러시아 모두에 영향력 발휘 가능”
특히 모두 발언이 끝난 뒤 ‘북한에 대해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중국 역할론’을 일종의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With regard to North Korea, we've been working together for some time to increase the pressure on North Korea, including through sanctions. But I think what's essential here is this: China has an important role to play in using its influence- its influence with the DPRK, North Korea, as well as with Russia, to cease these activities.”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제재를 포함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높이기 위해 꽤 오랜 기간 함께 노력해왔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중국이 북한뿐 아니라 러시아에 대해서도 이러한 행동을 멈추도록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인도태평양 지역 특별히 한반도에서 그들이 보게 될 것 중 하나는 미국과 한국, 일본을 포함한 나라들이 자체 억지력과 방어 역량 강화를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And in the absence of that, I think one of the things you're going to see is the countries in the Indo Pacific region, and particularly on the Korean Peninsula, including the United States, including South Korea, including Japan taking further steps to strengthen our own deterrence and defense capacities. And why is that? Because, as I mentioned before, we're deeply concerned about this two-way street - not only what North Korea is doing for Russia and its aggression against Ukraine, but what Russia is and may do for North Korea, in terms of its missile capacity, its nuclear capacity. All of which increases insecurity and instability on the Korean Peninsula and will cause us to take further steps building on what we've already done to strengthen our deterrence and to strengthen our defense. And these are undoubtedly steps that, while not directed to China, China will not like.”
이어 “이는 우리가 쌍방향 관계, 즉 북한이 러시아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을 위해 하고 있는 일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미사일과 핵 역량 측면에서 북한을 위해 하고 있고, 또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 모든 것은 한반도의 불안과 불안정성을 높이고, 우리가 억지력과 방위력 강화를 위해 이미 한 일에 더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의심할 여지없이 중국이 좋아하지 않을 것들”이라고 블링컨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북러 군사협력 · 북한군 파병 규탄”
한편 블링컨 장관을 비롯한 G7 외무장관들은 25일부터 이틀에 걸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러 국제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조태열 한국 외교장관과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등도 초대돼 별도로 G7 외무장관과 회의를 가졌습니다.
G7 외무장관들은 26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북한군이 러시아에 배치돼 전장에서 활용되는 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북러 군사협력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규탄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손실을 보전하려는 러시아의 필사적인 노력의 신호일뿐 아니라 유럽과 인도태평양 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위험한 분쟁의 확장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이번 상황전개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해 국제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동성명] “We are seriously concerned about the deployment of the DPRK’s troops to Russia and their use on the battlefield against Ukraine. The DPRK’s direct support for Russia’s war of aggression against Ukraine, besides signaling Russia’s desperate efforts to compensate its losses, marks a dangerous expansion of the conflict, with serious consequences for European and Indo-Pacific security. We are working with our international partners for a coordinated response to this development. We are also deeply concerned about the potential for any transfer of nuclear or ballistic missiles-related technology to the DPRK in violation of the relevant UNSC resolutions. We urge countries with ties to Russia and the DPRK, including China, to uphold international law by opposing this dangerous expansion of the conflict and implementing all relevant UNSC resolutions.”
또한 “우리는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인 북한으로의 핵 혹은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의 이전 가능성에도 깊이 우려한다”면서 “중국을 포함해 러시아,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이 이러한 위험한 분쟁 확장에 반대하고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행함으로써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밖에 외무장관들은 “우리는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직접적인 위반인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군수품 수출과 러시아의 조달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이들 미사일과 군수품 사용을 포함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동성명] “We condemn in the strongest possible terms the increasing military cooperation between DPRK and Russia, including DPRK’s export and Russia’s procurement of North Korean ballistic missiles and munitions in direct violation of relevant UNSC Resolutions, as well as Russia’s use of these missiles and munitions against Ukraine.”
아울러 “지난 3월 유엔 안보리 1718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임무 연장에 대한 러시아의 우려스러운 거부권 행사 이후, 우리는 최근 설립된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을 포함한 대체 다자 메커니즘 구축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있다”며 “이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고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수호하겠다는 의지에 따라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명시된 제재 조치의 위반과 회피를 감시하고 보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동성명] “Following Russia’s disturbing veto last March on the mandate renewal of the UNSC 1718 Committee Panel of Experts, we are working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establish alternative multilateral mechanisms, including the recently established Multilateral Sanctions Monitoring Team (MSMT), to monitor and report on violations and evasions of the sanction measures stipulated in the relevant UNSC resolutions , based on our commitment to uphold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nd to safeguard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그 밖에 G7 외무장관들은 “북한의 조직적인 인권 침해와 남용 그리고 주민의 복지보다 불법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우선시하는 북한의 선택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북한군 파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 1일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채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외국 용병들로 군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앞서 전날 북한군 러시아 파병을 주제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파병 사실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미국과 서방 국가들을 비난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Forum